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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칼진 목소리에 빛바랜자의 귀에 쟁쟁하게 울려퍼졌다.

그는 좆됐음을 직감했다.


"어디 갔다... 기어 들어왔냐고. 나의 잘난 왕이여"


눈 앞의 라니는 섬뜩하게 웃으며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의 피부만큼이나 시퍼런 서슬이 빛바랜자를 가차없이 노려보았다.

빛바랜자는 자기도 모르게 오한을 느끼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아...아니...그 오랜만에 불량배 씨랑 새우 한 번 먹고 왔지...이거 봐! 당신 주려고 새우 많이 담아왔어!


사실 그대로였다. 빛바랜자는 여태컷 설거지만 하다가, 겨우 시간을 내 오랜 친구와 맛있는 새우를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온 것이었다.

제발 그가 사온 이 먹기 좋게 빨갛게 익은 새우가 이 위기를 넘겨주길 그는 간절히 빌고 있었다.


"지금 뭘 잘못한 지 몰라?"


역시 그럴 일 없었다.


"어? 고개 똑바로 안 들어? 지금 시선 회피하는거야?"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빛바랜자는 고개를 겨우 들어 반려자를 바라보았다.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 화나게 한 것일까?


"어쭈? 고개 들라니까 진짜 드네? 당신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어?"


아니 너가 고개 들라...


"야!! 말대꾸하지마!"


...


"넌 항상 니 맘대로지? 어? 힘만 쎄서 엘데의 왕 한 주제에 니가 잘난 게 뭐가 있어? 

라단 오빠처럼 별을 부술 수 있어? 라이커드 오빠처럼 법 분야에 뛰어나?"


왜...왜이리 화났...어...당신...


"왜 화났냐고? 왜 화냤냐고?!! 야! 야! 야!!!!!!!!!!!! 아, 진짜 짜증나게 하네. 잘못했어? 안 했어?"


아니..대체 뭘...


"잘못했냐고 안 했냐고...묻잖아"


빛바랜자는 눈을 질끈 감았다. 이 지랄이 하루 이틀도 아니었으니까


미안해 잘못했어...


"뭘 잘못했는데?"


전부다...


"전부? 니가 뭘 잘못했는지는 알기나 해?" 


무한순환이다... 이것이 나의 반려란 말인가...

빛바랜자는 절망 속에서 숨을 죽였다. 


"너 오늘 바람 피우고 왔지? 피아 그 썅년 안아준 냄새부터 알아봤어. 아니 뭐 오랜 동료 멜리나한테 위로라도 받고 왔니? 

아~ 미안~ 그 년은 장작 되어서 이제 못 하지? 깔깔깔"


빛바랜자는 바스라지게 이를 악 다물었다.


"야, 너 때문에 오늘 내가 설거지 했잖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어? 환상의 룬베어쇼도 못 봤다고! 너가 나가면 내가 얼마나 귀찮은지 알아?"


....고작 그거 때문이었나


빛바랜자는 마음 속 뜨겁게 타오르는 미친 불을 느꼈다.

사기 결혼이다. 엘데의 왕인 내가 이런 수모를 


"나도 못 참아! 나만 설거지하고! 나만 집안일하고! 나만 돈 벌어오고! 넌 대체 하는...."


찰싹


빛바랜자는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라니가 강하게 그의 뺨을 후려쳤기 때문이다.


"더 말해봐. 말해보라고. 아님 때려보던가. 이 연약한 달의 왕녀를~ 때릴 수야 있겠어? 어? 미천한 이름없는 놈 하나 결혼해줬더니..."


찰싹! 


"뭐 대단하다고!"


찰싹


"감히 왕녀인 나한테 대들어?" 


찰싹 찰싹


그녀 네 팔이 사정없이 삧의 안면을 구타한다.

이것은 마치 네 개의 컴비네이션


"잘해~ 알았어? 어휴...진짜 내가 착해서 다행이지. 옛날 같았으면 고드윈 그 놈처럼 묻어버리는 건데"



라니는 손을 탁탁 털더니 거실로 가서 TV를 켰다.

그러곤 편안하게 누워 깔깔거리며 새우를 뜯었다.


빛바랜자는 아무 말도 못하고, 조용히 울음 젖은 새우를 질겅질겅 먹었다. 

그는 단지 결혼 루트를 하나만 만든 미야자키를 증오할 뿐이었다.

오늘도 엘데의 왕은 속을 삼킨다...



(왜 ㄴㅁ 금지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