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잎사귀가 말한다. 위대한 엘든 링은 부서졌다.


오오, 그렇기에 빛 바랜 자여, 미처 다 죽지 못한 죽은 자들이여.


머나먼 과거에 잃은 축복이 우리를 부른다.


엘든 링을 뵈어라. 그리고 엘데의 왕이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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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타닥, 바스라지는 낙엽과도 같은 소리가 온 하늘을 메운다. 그리고 도읍 외곽에서 한 남자가 그것을 지켜 보고 있었다.


틈새의 땅에 속한 자라면 황금 나무가 불타는 광경이 쉬이 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쯤은-그리고 그것이 용서받을 수 없는 대죄라는 것쯤은 누구나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야 그것을 누가 큰 죄로 부를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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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가루와 먼지 사이에 빼곰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익숙한 건축물에선 아직도 생생한 옛 도읍의 황금기를 그릴 수 있었다. 불길이 활활 불타는 와중에도 망가지지 않은 하수도 입구에선 평생 잊을 수 없는 쓰라린 과오가 떠오른다. 왕좌 옆, 비어버린 여왕의 규방에선 아직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듯한 착각마저 일었다.


그러나 마리카와 그녀의 흑검이 이미 증명했듯이 영원한 도읍이란 없는 법이다.


도시는 불타고 잿더미에 가라앉았으며 시민들은 사라진 축복왕과 라다곤을 부르짖고 숨었다고 알려진 마리카를 원망하고 있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황금 나무로 돌아간다며 삶을 포기한 이들은 이미 깊숙히 묻혀버린 지 오래였다. 도시 밑바닥, 혹은 그보다도 더 깊은 곳에서 솟아난 나무령들은 아직 포기하지 않은 이들조차도 '황금 나무로 돌아가'도록 만들어 주었다.


현실이 잔혹하기에 과거에 빠져드는 것인가, 과거가 달콤하기에 현실에서 눈을 돌리는 것인가?

어쩌면 그 둘은 별로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 현실은 언제나 냉정했고 언제부턴가 과거마저 삐걱이고 있었으므로.


고드프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비록 그가 꽤나 오랜 시간 도읍을 비우고 축복을 잃었으며 왕위 또한 내려놓았다곤 하나, 그가 일군 왕으로서의 모든 것-그리고 그의 뒤를 이은 왕들이 일군 모든 것-이 분명 이곳에 있었을 터였다.


이젠 아니지만.


고드윈은 완전히 죽지조차 못해 죽음의 왕자로서 평생 그 육신이 쉴 날조차 없게 되었다. 황금 나무 깊은 곳에 숨어있는 흉물이 엘든 링을 부순 마리카를 가만 내버려 두었을 리는 없다. 부모의 얼굴조차 그림으로밖에 접하지 못했을 모르고트는 결코 사랑받지 못할 것임을 앎에도 시대에 목숨을 내던졌고 그가 찾아올 때까지도 왕좌 앞을 떠나지 못했다. 죽음의 룬을 도둑맞고 데미갓들의 분쟁에서조차 눈을 돌렸다면 말리케스마저 결코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니라.


그럼에도 그 모든 일들이 이 앞에서 멈추고 좌절할 이유는 되지 못했다. 그러기엔 그가 짊어지기로 한 역할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인도 따위를 믿지 않아도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은 명확했다.


"...오랜만이군, 모르고트여."


철컥, 철컥.

그 말을 마침과 거의 동시에 육중한 중갑의 걸음걸이가 들리며 낯선 이방인이 왕좌에 당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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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서야 황금의 일족의 마지막 왕이 눈을 감고, 그 사체는 축복이 되어 누군가를 가르켰다.

낯선 이방인, 무녀 없는 빛바랜 자, 힘과 용맹으로 자격을 증명한 자, 황금에 축복받지 못한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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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싸워냈다. 빛바랜 자여. 황금에 축복받지 못한 전사여."


그는 전사였다.

비록 힘과 용맹으로서 자격을 증명하고 누구도 낮잡아볼 수 없는 위치에 이르렀으나 그는 하루도 그것을 잊은 적이 없었다.


"위대한 엘든 링은 확실히, 이곳에 있다."


비록 축복을 잃고 틈새 바깥으로 추방당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처음으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에 가슴이 살짝 설레기까지 했다.

비단 대단한 목적이 아니더라도 그와 그녀조차 처음엔 낯선 이방인일 뿐이었으니까.

어쩌면 그들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높은 곳보다 높은 곳에서 모든 일을 관망하는 위대한 존재더라도.


"하지만 나는 돌아왔노라. 다시 그것과 대면하기 위해."


그러나 마지막으로 떠나기 전 마리카의 간절한 부탁이 끝내 뇌리에 남았다.

그녀가 실수로 발을 디딘 곳은 룬베어의 포옹보다도 깊은 심연이었고 적어도 이제 그들이 침대에 누워 죽을 순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아직 그녀에게 조금의 자유라도 남아있을 때, 설령 이것이 자신과 황금의 일족과의 마지막 만남이라고 해도, 그녀는 간청했다.

나 또한 아무리 망가지고 증오에 눈이 멀고 짐승 앞에 무릎 꿇어도 황금의 시대를 끝낼 테니, 새로운 시대에서 다시 한 번 엘데의 왕이 되어달라고.





설령 인도가 망가졌더라도.





"나의 이름은 고드프리. 첫 엘데의 왕이니라!"


낯선 이방인, 무녀 없는 빛바랜 자, 힘과 용맹으로 자격을 증명한 자, 황금에 축복받지 못한 전사.


틈새의 땅의 왕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번지르르한 직위와 과거의 명성 따위가 아니다.


오직 그 힘이야말로, 왕인 까닭인 것이다.


무거운 도끼가 자세를 잡는다. 쿵, 하고 무거운 발소리가 울린다.

자세를 가다듬은 상대도 품 속에서 붉고 불길한 도를 꺼내 쥔다.



그 날 두 빛바랜 자가 충돌했고, 새로운 시대가 막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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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영감 출저:와 씨;;; 모르고트 성불할때 이거 오지네;;; - 프롬 소프트웨어 갤러리 (dcinside.com)


맟줌뻡과 띄 어쓰기 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설정이 본인이 생각하는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픽션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픽션이며 정사가 아닙니다. 정사와 다르다고 생각된다면 그 생각이 맞습니다.


고드프리는 모그가 뭐하는진 고사하고 살아있는지도 모릅니다. 황금나무위키도 모르니까요.


념글 눈팅하다 뽕차서 쓴 고드프리 단편입니다.


글이 남들 눈엔 어떤가 지적받고 개선점 찾으려고 쓴 부분도 있는데 화장실 다녀와보니까 아예 묻혀버려서 추하게 재업했습니다. 비평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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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