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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룰 연금술 소재는 서브컬쳐 좀 경험해본 놈들이라면 한 번 쯤 들어봤을 현자의 돌이다. 지난 번 글에서 다룬 금, 은, 백금과 같은 금속과 다르게 엘든 링 게임 내에서 현자의 돌이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않지만, 현자의 돌과 연관되는 중요 설정들과 인물들이 있다. 그럼 일단 먼저 현자의 돌이 무엇인지부터 간략하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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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의 돌은 연금술의 목표인 황금을 만들어내는 것에 필요한 물질로, 정확히는 어떤 물질이든 다른 물질로 변환하는게 가능한 물건이다. 이 물질을 변환하는 것은 현자의 돌이 가진 능력의 일환일 뿐이고 불로장생약, 만병통치약으로도 여겨지도 한다. 철학적으로는 불완전한 다른 금속들을 완전성을 의미하는 황금을 만들 수 있는 물질이기에 현자의 돌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완전하게 되는 과정으로도 해석된다. 이름은 현자의 돌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 여겨졌으며 심지어는 돌조차 아니고 액체라는 서술도 존재하였다. 또, 지난 글에서는 태양과 달이 합쳐진 상징만을 얘기하였는데 현자의 돌은 역사가 깊은 소재라서 위의 두 이미지 말고도 다양한 심볼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현자의 돌의 해석과 심볼은 제각기 다르지만, 현자의 돌이 상징하는 바는 대립되는 성질들을 가진 원소와 상징들이 하나로 합쳐져 생기는 만능성으로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엘든 링에서 이렇게 대립되는 원소와 상징들이 하나로 합쳐져서 만능성을 가진다고 유추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이 정말로 현자의 돌에 가깝다면 스토리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프롬뇌를 굴려보는게 이번 글의 주제가 되겠다.


첫번째로 볼 녀석은 바로 데미갓 태어나지 않는 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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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지 않는 자는 말 그대로 태어나지 않는 데미갓으로, 호박알의 상태인 것을 라다곤이 레날라를 떠나면서 줬고 이후 라다곤은 마리카와 결혼하였다. 굳이 레날라한테 준 것도 그렇고 정황적으로 살펴봤을 때 레날라와 라다곤 사이에서 생긴 데미갓임은 맞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글들에서도 말했듯, 라다곤은 엘든 링에서 태양의 왕이라 볼 수 있는 존재이며, 그렇다면 라다곤과 레날라 사이에서 낳은 데미갓들은 태양과 달, 금과 은의 대립되는 성질이 하나로 합쳐진 존재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라다곤과 레날라의 자식들 중에서도 가장 현자의 돌에 가깝다고 볼 만한 것이 바로 이 태어나지 않는 자인데, 그 이유는 이 녀석이 주는 거대한 룬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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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룬은 데미갓들이 가진 권능을 보여주는데 이 거대한 룬은 불완전한 다시 태어나기를 완전하게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글에서 연금술적 시각으로 봤을 때 다시 태어나기는 은으로 금을 불완전하게 모방하는 행위라고 하였는데 은으로 황금을 만드는게 가능한 건 현자의 돌 뿐이다. 이걸로 끝이 아니고 아인 보크의 퀘스트 라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시 태어나기는 종의 경계를 허무는 것도 가능한 능력이다. 뒤에서도 다루겠지만 생물을 무생물로도 바꾸는 것도 가능한데 이는 물질 변환이라고도 볼 수 있다. 현자의 돌이 뜻하는 태양과 달의 합일, 은을 금으로 만들고 거기에다가 물질 변환 능력까지 있다면 태어나지 않는 자가 가졌을 능력은 엘든 링의 현자의 돌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 아이가 자의로 능력을 행사하는 일은 볼 수 없고, 우리가 거대한 룬만 취해서 플레이어 자신만 완전한 다시 태어나기를 할 수 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호박알의 형태로 봉해져 애초에 태어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왜 그런 건지를 이제부터 프롬뇌를 굴려볼 것이다.

예전에 쌌던 프롬뇌 글에서는 다시 태어나기가 종을 넘나드는 게 가능한 것을 황금 나무 세력측이 경계했기에 봉해졌다고 썼는데 그렇다면 왜 다른 외부신들은 이 녀석한테 손을 뻗지 않는걸까? 황금 나무 세력이 천대하는 다양한 종족들 개중에는 흉조나 도가니의 기사, 부패의 권속 같은 강력한 종족들을 써먹을 수 있는 유용한 능력인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봉인을 풀 계략을 생각해볼 만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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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바로 다시 태어나기가 종만을 초월하는 것이 아니고 생물과 물질의 중간인 기술, 다시 말해 생과 사를 초월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 증거는 물방울 유생에 쓰여있기도 하지만, 게임 내에서 그것을 직접 체험 가능한 것이 바로 레날라 1페이즈이다. 움짤에서처럼 처음으로 보호막을 깨고 레날라가 다시 보호막을 만들면, 레날라는 주위의 유년학도를 묘비로 만들어서 날려버리는 패턴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보자면 다시 태어나기는 생명을 다른 형태의 생명으로 바꾸는 것 뿐만이 아니라 살아있는 것도 무생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외부신들이 이 아이를 꺼리는 이유가 아닐까? 외부신들은 기본적으로 살아있는 생명들의 신앙을 통해 자기 영향력을 넓히고 생명들이 자기들 입맛에 맞게 생사를 누리긴 바란다. 거대한 의지는 생명들이 죽으면 황금 나무의 비료로, 쌍조의 신은 옛 죽음의 불을 키는 불씨로, 미친 불과 거인의 불은 자신들이 깃들 육체로, 붉은 부패는 생명과 죽음이 윤회하길 바라며 진실의 어머니는 생명이 상처입어 피를 흘리길 바란다. 그러나 다시 태어나기가 완전해진다면 생물이 무생물이 되는 것이 가능하다. 다시 태어나기는 틈새의 땅 생명들이 원한다면 언제든 무생물이 되는 것으로 외부 신들을 거부하는 것이 가능한 미친 능력인 것이다.

요약하자면 거대한 의지의 정신 지배를 두려워하던 옛 도읍과 그 후예인 카리아는 비록 불완전하지만 외부신의 개입을 아예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인 다시 태어나기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 기술을 황금과 달의 피를 동시에 물려받은 태어나지 않는 자가 완성할 예정이였지만, 너무나 강력한 능력인 것을 우려해 황금 나무 세력 측에서 제대로 태어나기도 전에 봉인해버렸고 다른 외부신들도 함부로 봉인을 풀면 자충수가 될 능력이라 암묵적으로 건드리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태어나지 않는 자 얘기는 요정도로 하고 다음에 볼 인물은 바로 황금의 고드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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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드윈은 고드프리와 마리카의 아들로 스토리 내에서의 중요성에 비해 행적을 알기가 어렵다. 살아있을 적엔 고룡 전쟁에서 고룡 포르삭스를 이기고 친구로 삼아 로데일에 고룡 신앙을 퍼트렸다 정도만이 언급되고 이후에는 검은 칼날한테 죽어 죽음에 사는 죽음의 왕자가 됐다. 게임내에서는 황금 나무 뿌리에서 흉측한 모습이 되어 있는 것이 나오고, 소르 성채에서 미켈라가 고드윈을 일식을 통해 살려내려 했다는게 암시된다. 근데 왜 이 녀석이 현자의 돌과 관련이 있냐할텐데 다음 템들의 설명을 한 번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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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고드윈은 최초로 영혼만이 죽은 데미갓이 되어 죽음의 왕자가 되었다. 그리고 이 영혼 없는 데미갓의 수호성이자 상징인것이 일식, 정확히는 태양과 달이 완전히 겹치는 개기일식이다. 일식은 태양과 달이 하나로 겹칠 때 일어나는 현상이며 태양은 황금과 생명, 달은 정신과 은으로 상징된다. 일식은 현자의 돌 심볼 중 하나인 태양과 달의 합일이며, 동시에 대립되는 두 원소가 하나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또한 고드윈은 생명력을 의미하는 황금의 이명을 가지고 있지만 생명을 잃는 죽음을 최초로 겪은 데미갓이 되었다. 여기까지도 좀 억지라고 난 생각했는데 사실 연금술에서도 일식은 현자의 돌과 관련된 중요 소재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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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연금술에서 일식 현상으로, 검은 태양이라고도 부르며 물질의 부패, 용해, 죽음과 어둠을 의미하는 동시에 부활과 빛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동시에 검은 태양은 현자의 돌을 만들어내는 공정인 마그눔 오푸스의 첫번째 과정인 흑화에 해당한다. 이렇듯 죽음의 왕자가 된 고드윈을 상징하는 일식은 현자의 돌과 우연치고는 상당히 많은 상징성을 공유한다.


정리하면 일식은 고드윈과 영혼 없는 데미갓들의 수호성이자 상징이며, 대형 방패의 설명이나 미켈라의 고드윈 부활 시도, 연금술에서의 검은 태양 상징을 미루어 볼 때 일식을 통해 영혼 없는 데미갓이 영혼을 되찾고 부활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를 통해 고드윈이 부활했다면 황금 나무의 생명과 죽음의 왕자로서의 권능을 동시에 가져 생과 사를 초월한 현자의 돌과 같은 존재가 되지 않았을까?

만약에 고드윈이 부활했다면 현자의 돌 같은 존재, 즉 생사를 초월한 존재라는 전제 하에 프롬뇌를 더 굴려볼건데 고드윈의 부활 실패 이유는 라단의 중력 마법 때문이라는 프롬뇌가 유명하니 넘어가고 여기서 굴려볼 프롬뇌는 바로 미켈라가 고드윈을 부활 시키려 한 이유가 뭘지 추측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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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미켈라가 고드윈과 친했기 때문이라는 것으로는 명분이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미켈라는 철저히 자기 목적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는 인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라다곤의 빛고리 설명이나, 백금의 사람이나 부패의 권속 같은 꺼려지는 종족들을 받아들이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미켈라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심지어 목적을 위해서는 자기 남편이든 아내든 내친 전적이 있는 라다곤과 마리카의 피를 물려받은 것에서 미켈라는 상당히 냉철한 인물이란 것이 내 해석이다. 이런 냉철한 미켈라가 단순히 고드윈이랑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당대 최강의 데미갓인 라단한테 병력을 꼬라박는다는 것은 목적에 비해 리스크가 너무나 큰 일이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고드윈의 부활이 미켈라의 계획에 중요 요소라는 것인데 미켈라의 계획은 이 글을 읽는 프붕이들이라면 대충 알 것이다.

바로 틈새의 땅에서 외부신의 간섭을 차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위의 태어나지 않는 자에서 썼듯 생사를 초월하는 현자의 돌이라면 생명과 죽음을 오고 가는 것으로 외부신의 간섭을 거부하는게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미켈라가 고드윈을 살리려한 이유는 아마도 이럴것이다.


다른 영혼 없는 데미갓들도 있지만 최초로 영혼이 죽은 데미갓인 고드윈과 미켈라는 친분이 깊었고 고드윈을 부활시킨다면 생사를 초월하는 능력을 지녀 외부신의 간섭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므로 외부신의 간섭이 없는 틈새의 땅을 목표로 하는 미켈라는 플랜 A로 라단을 공격해 고드윈을 부활시키기로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플랜이 무색하게 말레니아와 라단은 서로 엄청난 피해를 입히면서도 둘 다 생존해 무승부에 그쳐버렸고 미켈라 본인은 진실의 어머니 세력인 모그에게 붙잡히고 고드윈은 죽음의 왕자인채로 남는 결말이 되버렸다. 좀 억측이긴 하지만 고드윈이 부활해 미켈라와 연합하면 외부신 전부 패배하는 엔딩이 나버리니 외부신끼리 작당한 것이 아닐까? 붉은 부패랑 거대한 의지는 말레니아와 라단의 전투에 개입해 둘 다 살기는 하되 제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싸우게 했고 그 사이 진실의 어머니가 부활 의식의 주도자인 미켈라를 납치, 옛 죽음은 고드윈을 꽁꽁 숨겨둔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엘든 링에서의 현자의 돌은 가능성이 보인다 치면 외부신들한테 즉시 컷 당해버린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명색이 왕인 우리 플레이어가 현자의 돌을 손에 넣는 것은 불가능 한 것일까? 좀 억지스럽지만 내 생각은 '가능하다'이다. 그리고 우리가 손에 넣는 현자의 돌은 바로 엘데의 왕이 되어 여신의 반려가 되는 것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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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에 이끌리는 빛 바랜자들은 엘데의 왕이 되는 것, 즉 마리카의 반려가 되기를 목표로 한다. 이렇게 다른 두 존재가 하나가 되는 결혼을 통해 우리는 세계의 규율인 엘든 링을 맘대로 고쳐쓸 수 있게 되고 이후 세계에서는 생사의 규칙이 바뀌게 된다. 또는 라니와 결혼하는 것으로 죽음이 존재는 하되 생명과 멀리 떨어진 세계를 만들수도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 좀 억지스럽긴 한데 다른 두 존재가 하나되는 것으로 세상의 규칙을 맘대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여신과 반려 시스템이야말로 외부신들이 인정하는 엘든 링의 현자의 돌이 아닐까? 미친 불 엔딩은 모든 존재가 하나가 되는 것, 즉 모든 금속이 하나가 되는 다른 방식으로 현자의 돌을 손에 넣는 엔딩이고 말이다. 이렇게 보면 엘든 링은 잡금속인 빛 바랜 자에 불과한 플레이어가 현자의 돌을 손에 넣고 초월자가 되어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님말고.


뇌절은 거듭한 엘든링과 연금술 프롬뇌 얘기는 이를 통해 끝이 났다. 이번 글에서는 태어나지 않는 자와 고드윈에 비해 왕과 여신 시스템은 글 쓰는 도중에 생각난 거라 좀 많이 억지스러운 거 같네. 라다곤이 떠난 이유를 생각해보다 글이 이렇게까지 많아질 줄은 몰랐는데 아무튼 재밌게 읽어줬으면 좋겠다. 나중에 프롬뇌할 소재가 생각나면 다른 글로 돌아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