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비한 마술과 비술이 아니라, 전체를 관통하는 규율임


별자리부터 점술에 이르기까지, 어떤 신비주의적인 기반을 가진 법칙이 존재하고, 그것은 자연법칙처럼 운용된다는 것.


그리고 그게 JRR 마틴 덕에 듬뿍 함유된 "중세식 클레임" 법칙하고 얽히면서 엘든링의 독특한 분위기를 지어냄


클레임은 무엇이냐, 크킹3를 해보면 알겠지만 나름의 규율과 법칙이 존재하게 된 중세 시대에서는 고대/고전시대처럼 전쟁해서 깃발을 꼽는다고 그 땅을 정복할 수 없었음. 그 땅이 사실 내 사돈에 팔촌에게서 이어진 소유권이 있고, 적법한 소유자는 나이기 때문에 먹을 권리가 있다. 라는 식의 클레임이 있어야지만 정복이 가능했지. 복잡한 상속법이 등장하는 것도 그런 연유임. 


엘든링도 마찬가지임 신비주의, 황금률과 황금률보다 우선하는 신들의 규율, 세계의 법칙, 틈새의 땅의 왕위 모두 이러한 규율과 법칙에 따라 복잡하게 굴러감


결국 엘든링의 전체 스토리는 엘데의 왕위와 세계의 규칙을 두고 싸우는 신들의 계승전쟁임. 사실 모두를 죽이고 정복한다고 틈새의 땅의 지배자가 되어 세계의 규칙을 정할 수는 없음. 지배자는 반드시 신과 결혼해서 엘데의 왕이 되어야지만 세계의 규칙을 정할 수 있음. 엘데의 왕위는 단순한 지위가 아니라 신위임.


하지만 본편 시점에서는 이는 거대한 stalemate 상태가 되어 그 누구도 왕이 되지 못하고, 그렇기 때문에 세계는 쇠락해가고 있음

- 유일한 정통 신인 마리카가 황금나무 안에 유페되어 살아있기 때문에, 마리카와 결혼해야만 엘데의 왕이 될 수 있음

- 마리카가 이미 황금나무에 역심을 품었기 때문에, 황금나무와 엘데의 짐승 입장에서는 마리카가 새로운 엘데의 왕과 결합하여 자신들을 배제하게 둘 수 없음. 그렇기 때문에 거절을 가시를 세워 모든 왕위주장자들을 가로막아 쇠락할지라도 현 체제를 유지하고자 함.

- 만약에 반신이 황금나무의 수중에 있었다면 살아있었다면 마리카를 죽이고 다음 신의 세대로 넘어갔을테지만 공교롭게도 모든 반신들은 다 모종의 이유로 후계신이 될 수 없는 상황이었음 (미켈라, 라니: 행방불명, 말레니아: 결격)


하지만 결국 플레이어는 황금나무를 물리치고 세계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권리를 얻게 됨

- 엘데의 왕(저주, 죽음, 황금률): 죽은거나 다름없는 마리카를 신으로 삼는 엔딩. 수복의 룬이 없다면 그저 엘데의 왕을 플레이어가 대체한것 뿐인 쇠락한 시대의 연장임. 수복의 룬이 있다면 그래도 다음 신화 세대로 넘어감. 

- 별의 세기: 마리카를 보내주고 차세대 신이 된 라니를 신으로 삼는 엔딩. 라니는 공언한대로 왕과 함께 틈새의 땅을 떠나게 되면서 틈새의 땅에는 아무도 신과 엘데의 왕을 칭할 수 없게 되므로 신화 그 다음의 세계로 넘어가게 됨.

- 미친 불: 틈새의 땅의 규칙, 신과 엘데의 왕의 결합을 거부하고 세계를 외신의 힘으로 모두 파괴해버리는 엔딩. 


공교롭게도 잘린 컨텐츠의 주인공이 반신인 미켈라와 말레니아로 추정되는걸 생각해보면 미켈라나 말레니아를 신으로 삼는 엔딩들이 있었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