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다가 지 흥에 겨워 급발질하는 샤브리리는 미친놈이 확실한 것 같지만 실존하는 것은 부정한 것이라는 인식은 고대적부터 꾸준히 이어져 내려오는 유서깊은 생각임. 멀리 갈 것 없이 프붕이들 십대 학창시절 중간고사 기간에 내가 이 고생 하려고 태어났나 고민 한 번 쯤 해봤을텐데, 그만큼 삶과 고통을 동일시 여기는 것은 보편적인 생각임. 생즉고란거지. 그나마 현실에서는 살다가 뒤지면 그걸로 끝이라도 나는데 엘데에는 그딴 것도 없음. 관점에 따라서는 영원히 고통이 반복되는 지옥이나 다름 없다는 이야기임. 다크소울의 망자들도 그렇고, 엘든링에서는 크게 조명받지 않았지만 엘데의 주민들도 망가진 세상에서 죽지 못해 고통받고 있음.


 이 문제에 대해 조금 온건하며 삶이 고통만을 낳지 않는다고 믿는 멜리나의 경우 만인에게 내려지는 평등한 죽음 정도로 쇼부를 보려고 하지만 미친불은 상남자인지 조금 아프더라도 대증요법으로 진통제를 처방하는게 아니라 피를 좀 보더라도 확실한 외과수술로 문제의 근원을 제거하고자 하는거임. 즉 삶이 없으면 고통도 없고, 삶과 자아는 너와 나의 구분에서 나오는 것이니 노오란 불로 다 태워 자타의 구분이 없는, 고통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단거임.


 물론 위 문구는 걍 프로파간다 선전문구일 수도 있고, 미친불이 걍 미친 사이코패스 새끼라서 다 불태우고 싶다는 이상성욕을 참지 못하는 것일 뿐일 수도 있지만 일단은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