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4편에선 파름 아즈라에 대해 얘기했는데, 그 내용을 요약하면 파름 아즈라가 본래 영계이며, 고룡의 왕인 플라키두삭스는 본래 이름을 모르는 죽음의 신을 받들던 사도이며 고룡은 그 후손이라는 거야. 다시 한 번 간단히 설명하자면, 파름 아즈라는 이름을 모르는 죽음의 신의 사도인 쌍조가 새겨져 있는 벽화가 있다는 점에서 플라키두삭스가 엘데의 왕이 되기 이전에는 이름을 모르는 죽음의 신의 영역이라 할 수 있으며, 헬펜의 첨탑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영계가 바로 파름 아즈라였다고 할 수 있어. 나아가 이름을 모르는 죽음의 신 시절에는 플라키두삭스가 아닌 짐승의 왕과 그 반려가 파름 아즈라의 지도자였으나, 위대한 의지는 파름 아즈라를 침략하여 이름을 모르는 죽음의 신을 몰아냄과 동시에 짐승왕 대신 플라키두삭스를 꼭두각시로서 새로운 왕으로 세웠던 거야. 그리고 세월이 지나 위대한 의지는 파름 아즈라와 플라키두삭스를 버리고 틈새의 땅으로 재차 떠나버렸고, 결국 플라키두삭스는 떠나가버린 신인 위대한 의지를 기다리며 시간의 틈새에 머물게 되었지(고룡왕의 추억).


그렇다면 그 짐승들은 파름 아즈라의 백성이라고 할 것인데, 이들에 대해서는 4편에서 구체적으로 다루진 않았어. 이번에는 파름 아즈라의 수인을 비롯한 파름 아즈라에 거주하는 짐승 및 몬스터들에 대해서 얘기해볼까 해.


파름 아즈라에 존재하는 몬스터는 4편에서 다룬 땅 잃은 기사, 도가니의 기사, 신의 살갗의 귀인, 죽음에 사는 자를 제외하면 지렁이 얼굴, 폭풍매, 파름 아즈라의 수인이 존재해. 우선 이 중에서 지렁이 얼굴을 먼저 다룰 것인데, 이것은 다른 몹들과 달리 지렁이 얼굴은 파름 아즈라에서 유래한 몬스터가 아니기 때문이야.


(파름 아즈라의 지렁이 얼굴)


지렁이 얼굴은 파름 아즈라에 사는 괴물들 중에서는 다른 짐승과는 구분되는 존재야. 지렁이 얼굴은 죽음과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짐승 스켈레톤 같은 죽음에 사는 자와 완전히 별개의 존재는 아니겠지만, 그것만으로 동류라 단정짓기에는 수수께끼가 많은 존재야. 우선 지렁이 얼굴은 그 골격이나 행동패턴을 봤을 때 짐승 보다는 오히려 인간에 더 가까워. 게다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지렁이 얼굴은 파름 아즈라보다 후세에 탄생한 존재로 여겨져.


지렁이 얼굴을 잡으면 왕족의 망령과 마찬가지로 낮은 확률로 희생의 가는 가지 탈리스만을 드랍해. 그리고 희생의 가는 가지는 본래 황금 나무의 일부로 가지치기에 의해 잘린 것이야. 그런데 파름 아즈라에는 날아온 황금 종자에서 발아한 조그만 환영나무를 제외하면 작은 황금나무조차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본래 희생의 가는 가지는 파름 아즈라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물건이야. 


(파름 아즈라의 지렁이 얼굴 역시 희생의 가는 가지를 드랍한다)


그런데 파름 아즈라에 서식하는 지렁이 얼굴 역시 알터 고원의 숲의 민족의 폐허에 있는 지렁이 얼굴과 마찬가지로 잡으면 가끔씩 희생의 가는 가지를 떨궈. 솔직히 이건 그냥 데이터 재탕 같기도 한데, 어쨋건 부패 늪 바실리스크가 에오니아 나비를 드랍하는 반면 다른 바실리스크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면 이것도 의도적인 거겠지. 이처럼 파름 아즈라의 지렁이 얼굴이 희생의 가는 가지를 가지고 있다면, 이건 본래 틈새의 땅에서 가지고 온 것이라고 봐야 하겠지. 여담이지만 희생의 가는 가지를 장착하고 있더라도 죽음 상태이상에 당해서 죽으면 탈리스만이 작동하지 않고 룬을 떨구게 돼.


그리고 숲백성의 폐허에서 등장하는 지렁이 얼굴은 작은 황금나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결정물방울을 드랍하고 나무의 수호자와 적대하지 않고 섞여 지내. 또한 작은 지렁이 얼굴을 잡으면 가끔 금 배설물을 드랍하는데 금 배설물은 그 색과 안정성이 높다는 특징 때문에 황금나무나 황금률과 연관성이 있는 아이템으로 생각되지. 


한편 숲의 민족의 폐허 인근에서 루팅할 수 있는 신성화의 방패는 풍양의 시대에 황금 나무의 은총인 물방울을 받는 모습을 그렸어. 결국 숲의 민족은 본래 원초의 황금 나무의 은총을 받드는 존재였으며, 그 이후 황금나무와 계약해 작은 황금나무의 수호자가 되었으나 고드윈이 매장된 이후 일부가 그 영향을 받아 지렁이 얼굴로 변이한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이 가능해. 즉, 지렁이 얼굴은 이처럼 죽음과 더불어 황금나무 신앙의 특징 역시 동시에 지니는 존재고 그렇기에 엄격히 따지면 파름 아즈라의 죽음에 사는 자와는 구분돼.


지렁이 얼굴의 죽음 브레스 패턴도 사실 파름 아즈라의 죽음에 사는 자와는 구분되는 특징이야. 죽음 상태이상을 유발하는 마술인 피아의 안개는 죽음의 마술에 포함되기는 하나,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것은 과거의 죽음의 주술을 되살린 것이 아니고 피아가 근래에 새로이 개발한 마술이야. 또 다른 죽음 상태이상을 유발하는 기술은 죽음의 뇌격으로, 죽음의 마술이 아닌 도읍 고룡신앙의 기도에 속해. 결국 고드윈의 죽음 상태이상은 이름을 모르는 죽음의 신을 비롯한 전통적인 죽음과 그에서 비롯된 죽음에 사는 자와는 구별되는 것이지.


그리고 죽음 상태이상에 대해 더 자세히 얘기하려면 황금의 고드윈에 대해서 살펴볼 수 밖에 없어. 죽음의 뇌격은 사룡 포르삭스의 기적으로, 죽음에 잠식된 번개인데 텍스트에 따르면 붉은 번개인 고룡의 뇌격과는 달리 고드윈이 다뤘다고 전해지는 황금의 벼락이라고 해. 하지만 포르삭스의 또 다른 기도인 포르삭스의 뇌창은 붉은 벼락으로, 죽음에 잠식되지 않았어. 이 둘의 차이는 하나는 고드윈의 황금의 벼락이란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고룡의 붉은 벼락이란 것이야. 더 나아가 죽음의 잠식 여부에 따라 고룡의 붉은 벼락과 고드윈의 황금벼락은 본질적으로 구분되는 존재라고도 생각할 수 있어.


실제로, 란삭스 등 고룡들은 도읍 고룡신앙의 기원임에도 황금 뇌격은 사용하지 않아. 조약돌의 성인의 텍스트에서 알 수 있듯이 이것은 황금 벼락이 로데일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붉은 벼락에서 개조된 것이기에 고룡들이 존심상 일부러 쓰지 않는 것일 수도 있으나, 황금 벼락이 고룡들이 개발한 것이 아닌 것이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어. 그렇다면 그 개조의 장본인은 바로 포르삭스의 친구인 황금의 고드윈일 것인데, 그 개조의 방법이 무엇이었을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지.


~고드윈에 관한 정보는 굉장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솔직히 이 밑은 거의 뇌피셜이니 그냥 반박시 니 말이 맞음.


(누군가의 팔을 받드는 접목의 고드릭)


황금 벼락은 고룡의 붉은 벼락에 황금나무의 황금을 더한 것으로,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황금의 고드윈이 가진 권능이 접목이기 때문이야. 물론 고드윈의 육신은 고드릭과 같은 이형이 아니지만, 이것은 그가 육체적으로 약한 데미갓이 아니었기에 육체의 접목에는 관심이 없었고, 다만 서로 다른 힘의 접목에만 집중했기 때문이야. 그리고 고드릭의 거대한 룬이 그렇듯이, 접목이야말로 황금나무의 핵심에서 비롯된 권능이야. 


알다시피 원초의 황금나무는 생명이 섞이는 도가니로 혼종이 태어나게 된 원인이야. 더 나아가 작은 황금나무를 수호하도록 계약한 수호자들은 나무와 섞여있는 모습을 하고 있지. 이처럼 섞이는 것, 즉 접목은 본래 원초의 황금나무의 권능이라 할 수 있고 황금의 고드윈 역시 이를 권능으로 타고난 것이야. 


실제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접목의 권능을 가진 데미갓은 고드릭이지만, 그 밖에 복붙보스 고드플로어도 동일한 모습을 하고 있고, 정예몹인 접목의 귀공자 역시도 여러 몸을 이어붙인 상태로 다니고 있어. 엘든링이 바이오펑크도 아니고 사지를 대강 갖다 붙인다고 막 살아 움직일 리가 없으니, 그 많은 귀공자가 죄다 접목의 권능을 타고난게 아니라면 본래 접목의 권능을 가진 자의 육신을 이식함으로써 그 권능을 이어받는게 가능하다고 생각되며, 그 오리지널은 아마 고드윈이었을거야. 고드릭과 고드플로어는 고드윈의 시체를 이식함으로써 비록 육체의 접목이라는 열화된 형태이기는 하나 접목의 권능을 손에 넣었고, 접목의 귀공자 역시 작게나마 그 권능을 이어받아 이형의 형태로 살아 움직이는 것이지.


고드윈이 접목의 권능을 가지고 있다는 다른 근거는 바로 사근이야. 고드윈은 검은 칼날이 일부 훔쳐낸 죽음의 룬에 의해 살해되었고, 이 과정에서 죽음의 룬은 사근의 형태로 나무 뿌리를 타고 틈새의 땅 전역에 퍼지게 되었어. 그리고 말리케스는 흩어진 죽음의 룬을 다시 수복하기 위해 사근을 섭취하고 있어. 그런데 중요한 것은 말리케스는 사근을 4개째 먹으면 사근에 다른 무언가가 섞여 있음을 깨달으며, 심지어 발광하여 빛바랜 자를 공격하기도 해. 그 섞여있는 무언가가 무엇인지는 명확히 알려주지 않지만 사근에 죽음의 룬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섞이게 된 원인이 바로 고드윈의 접목의 권능인 것이야. 즉 고드윈이 살해당하며 그 단말마로 접목의 권능이 폭주해 죽음의 룬에 이질적인 뭔가가 섞여 사근의 형태가 된 거야. 


(깊은 뿌리 밑바닥의 고드윈)


현재 고드윈의 형태도 근거로 들 수 있어. 깊은 뿌리 밑바닥에 매장된 고드윈의 시체는 인간과는 거리가 있는 인어와 같은 수생생물의 형태를 하고 있어. 그리고 이와 유사한 생명체로는 물갈퀴를 달고 있는 바실리스크를 들 수 있지. 즉 현재의 고드윈의 형태는 바실리스크나 그와 유사한 존재와 접목되어 이루어진 것으로, 그런 모습이 된 것은 폭주한 권능에 의해 생전과는 달리 힘만이 아닌 육체까지 섞였기 때문이야. 


더 나아가 고드윈의 죽음 상태이상도 바실리스크에게서 유래된 것으로 생각돼. 바실리스크는 녹스텔라의 거대 부패 늪 같은 고드윈과 별 관계 없는 구간에서도 등장하는데 내가 6편에서 말했듯이 이 바실리스크는 부패 호수에서 부패의 여신이 죽음에 따라 생겨난 것으로 보여. 바실리스크는 이처럼 신성을 가진 존재가 죽으면 발생하는 생명체라고 할 수 있으니 고드윈은 데미갓인 자신이 매장되면서 발생한 바실리스크와 폭주한 접목의 권능에 의해 서로 섞이게 된 것이라 할 수 있어.


한편 이런 지적도 있을 수 있어. 거인들의 산령 거인의 묘표에는 마치 죽음의 저주에 당한듯한 불의 거인의 사체가 다수 있어. 만약 이들이 로데일 건국 이전 거인전쟁에서 죽음의 저주에 당한 것이라면 고드윈이 죽거나 태어나기 이전이었을텐데, 그렇다면 내가 말한 죽음 상태이상의 유래와는 모순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 거인의 묘표에 있는 거인들은 죽음의 저주에 당한 것이 아니고, 사후에 인위적으로 조성된 흔적으로 보여.


(불의 거인 시체 근접샷)


우선 죽음의 저주에 당하면 등에서부터 나무에 찔려서 공중으로 들어올려지지만, 거인의 묘표의 사체들은 가슴에서부터 찔려서 꿇어 앉은 형태라 차이가 있어. 또한 이들 불의 거인은 하나같이 무릎을 꿇은 동일한 형태로 죽어있으며, 등에 돋아난 나무에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장식물로 마감이 되어 있어. 게다가 불의 거인들은 거인들의 산령의 주민들이었음에도 이전 구간에선 하나도 등장하지 않다가 묘표에서만 대량으로 사체가 등장하지. 이 점을 종합하면 이 거인들은 거인 전쟁에서 전사한 뒤, 승전한 로데일이 거인 사체를 정상 인근에 모아 검비석 같은 일종의 기념물로서 조성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어. 불의 거인의 사체를 일률적으로 가시나무가 휘감고 있는 것도, 이들이 황금나무를 불태운다는 불의 대죄를 저지르려고 했다는 죄인들임을 나타내기 위해 일부러 심은 것이기 때문이야.


(피아의 안개)


또 중요한 부분은 바로 고드윈류 죽음 상태이상의 안개야. 피아의 안개를 비롯해 고드윈류 죽음 상태이상은 전부 황금색 비말을 동반해. 이것은 고드윈이 본래 가졌던 황금률이나 황금나무와의 연관성이 바실리스크와 같은 죽음과 접목되면서 서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생각돼. 더 나아가 죽음의 왕자의 지팡이는 휘석이 아닌 더러운 호박이 박혀있는데, 호박은 황금나무의 옛 물방울로 이 또한 황금나무와의 연관성이 드러나는 부분이야. 이처럼 고드윈의 죽음은 황금나무와 긴밀한 연관성이 있다는 점에서 파름 아즈라의 이름을 모르는 죽음의 신의 죽음과는 차이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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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족의 망령)

왕족의 망령 역시도 고드윈 류 죽음의 영향을 받은 존재로 생각돼. 왕족의 망령은 죽음 상태이상을 직접 사용하지는 않지만 그 몸에서 죽음의 안개와 비슷한 황금색 비말을 포함한 검은 안개가 발생하고 있으며(사진에선 잘 안 보이지만), 마치 접목한 것처럼 사지 여러개를 가지고 있어. 이는 왕족 역시 황금일족이며, 고드윈 류 죽음과 접목의 권능의 영향으로 그와 같은 이형으로 변모한 것이 아닌가 싶어.


(지하묘지 시체 덩어리)


어쩌면 고드윈은 바실리스크뿐만 아니라 황금나무 그 자체와 접목되었을지도 몰라. 실제로 고드윈은 뿌리를 타고 이동해 스톰빌 성 지하에 나타난 것으로 추정되고, 지하묘지 곳곳에서는 나무뿌리가 시체들을 마치 종양처럼 휘감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황금나무의 의지가 아닌 고드윈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어. 사근 역시 하필 뿌리의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은 죽음의 룬과 고드윈이 지녔던 황금률이나 황금나무의 힘이 섞이면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지. 죽음에 사는 자 사냥꾼들의 주물인 황금지네와 죽음의 주흔인 지네 상처의 깨진 고리가 동시에 지네의 형태를 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일 수 있고.


그리고 텍스트에 배치되는 부분이 있어 조심스러운 추측이지만, 고드윈의 죽음과 엘든 링의 파괴가 시적으로 밀접하다면 황금 나무가 황금 종자를 날린 원인은 엘든 링의 파괴가 아닌 고드윈의 죽음과, 거기에서 비롯된 죽음의 왕자 고드윈의 황금나무의 뿌리에 대한 잠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고드윈이 마치 기생충이나 뿌리병처럼 접목으로 황금나무의 뿌리에 들러붙으면서 황금나무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되었고, 그 결과 황금 종자를 퍼트리고 황금 나무의 화신이 나타나게 된 것이지. 


고드윈 쪽으로 얘기가 많이 샜는데, 어쨌든 지렁이 얼굴의 브레스 역시도 황금색 비말이 있는 고드윈류 죽음 상태이상이야. 그렇다면 파름 아즈라의 지렁이 얼굴은 파름 아즈라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틈새의 땅에서 건너간 것으로 추측되는 것이지. 다만.. 지렁이 얼굴이 파름 아즈라로 건너간 구체적인 방법은 알 수 없어. 영체가 헤매다 파름 아즈라로 간다는 주장의 신빙성을 차치하더라도 솔직히 지렁이 얼굴까지 그러면 너무 개나소나 파름 아즈라로 가는 느낌이니까. 뭐 그랭이 사근의 영향에 받았다고 데려간 걸 수도 있지. 아니면 상한 사근 먹고 체했다가 게워낸 것에서 자연발생했거나. 


이것으로 우리는 지렁이 얼굴을 파름 아즈라의 토착종에서 제외했어. 그 외에 남는 짐승들은 파름 아즈라의 수인, 들개, 폭풍매를 들 수 있으며, 필드에서 묘사되진 않았지만 짐승왕 세로시와 같은 사자들도 본래 파름 아즈라에 거주했을 거야. 그리고 아마 이들은 위대한 의지가 파름 아즈라를 점령한 이후 그 착취의 대상이 되었겠지. 


(그림자 짐승 블라이드)


대표적인게 바로 그림자 짐승이야. 아마 위대한 의지는 파름 아즈라의 수인과 같은 짐승들을 붙잡아 개조, 세뇌한 뒤 그림자짐승으로 만들어 자신의 권속처럼 부리며 반신과 그 반려에게 종으로 내려보냈어. 말리케스 역시 본래 마리카의 그림자 짐승이었고, 짐승왕 세로시 역시 파름 아즈라를 떠나 틈새의 땅에서 고드프리의 재상으로서 활동했으며, 세로시와 색만 빼고 닮은 여러 검은 사자들도 틈새의 땅 전역에서 발견돼. 


반면 위대한 의지는 고룡들은 적극적으로 부리지 않은 것으로 보여. 아마 이들이 불후한 돌 비늘을 가지고 있으며 한 개체 개체 하나의 힘도 강하기에 그림자 짐승처럼 세뇌하기 어려워서가 아닐까 싶어. 다만, 이들은 고룡왕 플라키두삭스가 엘데의 짐승에 의해 제압된 이후 적극적으로 저항하지는 않았기에 위대한 의지도 굳이 죽이려고 하지는 않았을 거야. 


오히려 고룡들은 위대한 의지에게서 도망칠 생각을 하였으며, 위대한 의지가 틈새의 땅으로 떠난 이후에 본격적으로 그러한 과정에 착수했을 거야. 고룡왕 플라키두삭스는 파름 아즈라를 떠낸 신, 위대한 의지와 엘데의 짐승을 기다리며 시간의 틈새에서 은둔했기에 고룡들은 무너져가는 파름 아즈라를 떠나는 것 외에는 살길이 없었겠지. 그리고 그러한 이주는 4편에서 살펴봤듯, 물리적인 수단과 영적인 수단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고룡들은 물리적인 수단으로 붕괴, 즉 중력의 힘을 이용해 파름 아즈라를 틈새의 땅으로 전이시킴으로써 이루어졌을 거야. 그 근거에 대해서는 4편에서 대강 설명했지만, 다시 한 번 설명해볼게.


(벨룸가도에 추락한 유적 )


틈새의 땅 곳곳에는 상공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적이 곳곳에 존재해. 그 중 일부는 황금나무 문양이 새겨져 있는 등 로데일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되는 유적도 있지만, 호 형태의 건물 등 틈새의 땅보다는 파름 아즈라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되는 건물도 많이 있지. 실제 유적의 대검의 텍스트나, 파름 아즈라의 수인들이 유적에서 루팅 가능한 유적석이나 신전석을 드랍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들 폐허는 파름 아즈라에서 추락한 것이 맞을 거야. 그리고 개중에는 로데일에서 닦은 도로인 벨룸 가도 위에 추락한 것도 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비교적 최근, 즉 로데일 건국 이후까지도 폐허는 추락했어. 지도상 벨룸가도와 파름 아즈라의 거리를 생각해보면 아마도 파름 아즈라는 틈새의 땅 위를 돌아다니던 중 벨룸 가도 위에서도 붕괴했거나, 모종의 이유로 그 파편만이 벨룸가도 위로 전이해서 추락했을 거야. 그리고 나는 후자가 맞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그 편이 더 흥미롭잖아?


그 근거도 몇가지 들 수 있어. 우선 첫 번째는, 고룡들이 굳이 로데일 건국이 다 된 이후에 로데일을 침공했다는 거야. 알다시피 로데일의 배후는 위대한 의지이고, 고룡들이 위대한 의지를 공격하고자 했다면 밤빛 눈의 여왕과의 전쟁이나 거인전쟁 시기 등 로데일 건국 이후보다 더 좋은 찬스가 많았을 거야. 그러나 실제 고룡전쟁은 로데일의 견고한 이중 성벽이 완공된 이후 이루어졌어. 만약 파름 아즈라가 틈새의 땅 상공을 돌아다니고 있었다면 고룡들은 로데일 침공이 미루고 미루다 미련하게도 이중 성벽이 완공된 이후 거기에다 꼬라박음으로써 이루어졌다는 얘기가 되는데, 물론 고룡들의 전술적 식견이 백치수준인 것도 아주 말이 안되는 것도 아니지만 이것은 고룡의 지성을 감안하면 어려운 얘기야. 반면 본래 파름 아즈라와 틈새의 땅이 격리된 공간이어서 자유로운 이동이 어려웠다고 본다면 고룡의 능지 문제는 해결이 돼. 일부러 어려운 때를 골라서 침공한 게 아니라, 최대한 빨리 침공하려고 한 결과가 그거란 얘기니까.


두 번째는 파름 아즈라에 직접적으로 중력의 힘을 사용하는 존재는 없으나, 간접적으로 그 연관성을 보이는 아이템 등이 있다는 거야. 우선 중력의 힘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단지 인력과 척력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고 공간과도 일정 부분 연관이 있는 힘이야. 다들 알다시피 돌피부의 백왕이나 흑왕은 필드에서 등장할 때 블랙홀 같은 공간에서 공간전이를 해오는 방식으로 등장해. 즉, 중력의 힘을 이용하면 공간이동이 가능한 거지. 더 나아가 중력의 힘을 잘 이용하면 공간이동 뿐만 아니라 공간 그 자체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으로 생각돼.


플레이어가 비부절을 회수후 원탁으로 귀환하면 대체공간에서 공격해오는 엔샤는 중력마술을 사용해. 엔샤가 중력의 힘을 이용해 그러한 공간을 만들어낸 것으로 추측할 수 있지. 또한 틈새의 땅 곳곳에 있는 봉인감옥 역시도 중력의 힘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여. 봉인감옥에서 새어나오는 빛은 보라색 내지 남색으로 중력의 힘의 색깔인 보라색과 유사하며, 그 근처에서 지키고 있는 롱스톤들 역시 보라색 눈깔을 가지고 있지. 우리가 봉인감옥을 조사하면 들어가는 공간 역시도 중력의 힘을 이용해서 만들어내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는 거야. 또한 공교롭게도 롱스톤들은 파름 아즈라와 연관이 있는 유적석을 드랍하는데다, 원형 구조물을 조사해 대체공간안으로 입장, 강적을 상대한다는 기믹은 마치 플라키두삭스 보스전을 연상케 하지.


그리고 유적의 대검의 텍스트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파름 아즈라는 운석으로 인해 붕괴했으며, 그 잔해 역시도 붕괴의 힘, 즉 중력의 힘을 품고 있어. 잔해가 중력의 힘을 품고있다는 것은 추락하는 과정에 중력의 힘에 노출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그것은 잔해가 공간전이를 통해 틈새의 땅 상공에서 추락했음을 시사하는 거야. 아마도 어느 날 파름 아즈라에 붕괴의 힘을 품은 유성이 충돌했었고, 그것이 우연한 사고인지 의도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고룡들은 그 힘을 이용해 파름 아즈라로부터 틈새의 땅으로 전이하고자 했었던 거지.


(영기류)


세 번째 근거는 틈새의 땅 곳곳에서 발견되는 영기류야. 영기류는 이름에서부터 영적인 존재와의 연관성을 드러내고 있으며, 반영구적으로 유지된다는 점에서 파름 아즈라의 폭풍과 유사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른 차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폭풍이 추락해온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상상하기 어려우니, 이들 영기류 역시 파름 아즈라와 틈새의 땅 사이에 직접적으로 공간이 연결되면서 전이된 것으로 보여. 더 나아가 림그레이브의 폭풍의 언덕 역시 항상 흐릿한 것도 파름아즈라의 폭풍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겠지.


아무튼 파름 아즈라가 틈새의 땅 상공을 떠다녔든, 아니면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던 간에 앞서 제외한 지렁이 얼굴 같은 것을 제외하면 서로간에 동식물이 일반적으로 왕래할 수는 없었을 거야. 그럼에도 늑대와 폭풍매는 틈새의 땅에서도 발견되는데, 나는 이들 생물이 본래 틈새의 땅 토착종이 아니라 파름 아즈라에서 건너온 동물로 생각해. 그리고 이것은 고룡들이 이주를 위한 전이실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선 고룡이 아닌 작고 하찮은 짐승들을 먼저 이용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결과라고 생각되고. 그 첫 번째로 폭풍의 힘을 사용하는 폭풍매를 보자고.


(폭풍의 칼날 전회의 문장)


틈새의 땅에서 발견할 수 있는 폭풍의 힘은 폭풍의 왕과 그 수하였던 땅 잃은 기사들로부터 비롯되어 퍼져나갔을 거야. 그런데, 사실 폭풍의 힘의 근원은 인간이 아니야. 폭풍의 칼날 전회를 사용하면 폭풍매의 문장이 나와. 즉 폭풍의 힘의 근원은 폭풍매인 것이야. 더 나아가, 앞서 말했듯 본래 폭풍매는 틈새의 땅에는 존재하지 않는 생물일거야.


즉 폭풍매는 본래는 파름 아즈라의 토착 생물이었어. 이들은 네 발가락을 가졌기에, 수인들과 달리 다섯 발가락의 축복에 따른 지성을 선물받지는 못했지만, 그 나름대로 어느정도 지성도 있었을 것이고 고고한 성격 탓에 위대한 의지에도 충성하지 않았을 것이야. 그리고 고룡들은 그 의기를 높이 사, 폭풍매의 옛 왕을 비롯한 폭풍매 일파를 실험체로서 틈새의 땅에 보냈을 거야. 그리고 폭풍매들은 현재의 스톰빌로 전이되었고, 그와 동시에 스톰빌은 항상 폭풍이 치는 땅이 되었던 거지. 그러나, 틈새의 땅은 생명이 넘쳐나 경쟁이 치열한 곳이었고, 폭풍매의 옛 왕도 결국 전사하게 되고, 그 후손은 인간들에게 복속되어 전쟁매가 되었을 거야. 그리고 그 폭풍의 기술은 폭풍의 왕을 거쳐 땅 잃은 기사와 유배병들에게 전수되었던 것이고. 


(늑대)


폭풍을 사용하는 생물은 폭풍매만이 있는 것이 아냐. 늑대 역시 나무 위 같은 고지대에서 폭풍 소리와 함께 바람을 두르고 지면으로 강습하며 먹잇감을 습격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어. 즉, 늑대 역시 폭풍의 힘을 일부 가지고 있으며 이들 역시 파름 아즈라에서 유래했다고 하겠지. 실제로 파름 아즈라의 수인이나 그림자 짐승들은 전형적인 늑대 수인의 형태를 하고 있으며, 파름 아즈라에서는 들개 역시 발견되지. 아마 늑대들 역시 본래 파름아즈라의 수인이나 들개로, 이들이 고룡에 의해 틈새의 땅으로 전이해 온 이후 세대를 이어가며 다섯 발가락의 축복을 잃고 늑대와 같은 짐승으로 전락한 것이 아닐까?


뿐만 아냐. 파름 아즈라에는 사자와 같은 고양이과 생물들도 있으며, 묘사가 안 되었을 뿐이지 고양이도 있을 수 있어. 그리고, 긴 꼬리 고양이 탈리스만은 많은 아이템 중 유일하게 고양이에 대해 묘사하는 탈리스만인데, 라크리마라는 고양이는 위험천만한 대종루에서 뛰어 노는 존재였다는 전설이야. 아마도 라크리마 역시 파름 아즈라에서 온 짐승이거나 후손이기에 폭풍의 힘을 다루며, 그 힘으로 낙뎀을 없애며 대종루에서 뛰어 논 것 아닐까? 


비룡 역시 마찬가지야. 비룡은 고룡의 후손으로 생각되지만, 고룡과는 달리 돌비늘도 없고 지능도 고룡만큼 뛰어나 보이지는 않고 체격도 그레이오르를 빼면 고룡에 비해선 작아보여. 어쩌면, 고룡은 전이에 대한 실험을 거치며 좀 더 커다란 생명체에 대한 실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비룡은 적절한 실험체가 될 수 있었겠지. 또한, 비룡은 고룡의 후손이나 분명히 구분되는 생명체였기에 유체와 같은 새끼들도 별 부담 없이 틈새의 땅으로 보내버릴 수 있었을 거야. 그리고 그 결과, 맨 처음 전이해 가장 오래 생존한 비룡은 대노룡 그레이오르로 성장했고, 호수의 리에니에로 간 개체는 마술사 먹는 휘석룡이 되었으며, 거인들의 산령에 떨어진 개체는 빙룡이 되었을 거야. 


어쩌면 몇 몇 용감한 고룡들도 틈새의 땅에 홀로 전이해왔을지도 모르지. 녹스텔라의 용인병이 고룡을 본따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이 활동한 것은 고룡 전쟁 이전이니까. 다만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비룡과 달리 고룡들은 탈리스만이나 조약돌 등을 제외하면 고룡 전쟁 이전의 흔적을 찾기 어려운 걸 보면 많은 개체는 아니었을 거야.


(선조령의 왕 트로피)


좌우간, 고룡이나 비룡을 비롯해 육식 짐승들은 본래 틈새의 땅에 존재하던 생물이 아니었어.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선조령의 왕에게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선조령의 왕 보스룸에는 여러 동물 영체가 존재하지만, 트로피에서 보다시피 늑대나 폭풍매는 존재하지 않아. 실제로 보스룸 안에서도 멧돼지 같은 동물은 있지만 늑대는 (내가 지나친 걸 수도 있지만) 존재하지는 않아. 다만 늑대 말고도 룬 베어를 비롯한 곰도 보스룸에 없는데 곰은 파름 아즈라에도 없거든. 어쨋건 말하고 싶은 것은 짐승의 대장같은 존재인 선조령의 왕의 보스룸에서 늑대, 곰을 비롯한 육식동물이나 새가 등장하지 않는 것은 이들이 본래 틈새의 땅에서 비롯되지 않았거나, 적어도 다른 동물들과는 구별되는 위치에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인 거지.

 

그런데, 파름 아즈라의 수인 등 짐승과 고룡간에는 구분되는 특징이 있어. 그것은 그림자 짐승을 비롯한 파름 아즈라의 수인들은 대체로 검은 색이거나 걸레색인 반면에, 고룡들은 흰 색을 띄어. 사실, 흰색을 띄는 수인도 없진 않아. 대표적인게 세로시인데, 세로시와 달리 다른 사자들은 죄다 검은색이지.


(흰 늑대)


이것은 어쩌면 위대한 의지가 개입한 결과일 수 있어. 세로시가 흰색이고, 고룡도 흰색이듯이 본래 파름 아즈라의 짐승은 흰색의 털을 가졌을 거야. 마찬가지로, 파름 아즈라의 수인에서 비롯된 늑대들도 리더급 개체들은 흰색 털을 가지고 있으며, 라크리마 역시 직접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탈리스만을 보면 검은 색은 아닌듯해. 반면, 그림자 짐승들은 위대한 의지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데 즉슨 위대한 의지가 정신지배를 한 짐승들은 그 털이 검은색으로 변모하게 되는 것이야. 


마찬가지로 말리케스 역시 털이 검은 것은 위대한 의지의 정신지배가 영향이라고 볼 수 있어. 말리케스는 마리카에게 충성하며 죽음의 룬을 수호하는 그림자 짐승으로, 죽음의 룬을 도난당하자 그 죄책감에 식음을 전폐하며 사근만 먹고 살 정도로 충심이 비정상적으로 깊어. 이러한 말리케스의 충성심에는 위대한 의지의 영향이 미쳤을 가능성이 있는 거지. 반면 그 연유가 확실히 제시되지는 않지만 세로시는 흰 털을 가지고 있어서 위대한 의지의 정신지배가 없었을 가능성이 높아. 아마 세로시가 하는 것은 재상으로서의 정신노동이기에 멀쩡한 정신을 가지고 있어야만 했기 때문일지도 몰라.



그리고 세로시는 파름 아즈라에 있었던 시절에는 짐승왕이었으며 아마도 반신의 반려였던 존재였을 거야. 4편에서는 간단하게 짚고 넘어갔지만 내가 세로시를 반신의 반려라고 보는 이유는 고룡은 왕을 지키는 바위벽인데 고룡왕은 솔직히 고룡의 수호가 필요한 존재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야. 물론 고드프리가 도가니의 기사나 로데일 기사보다 아득하게 강한 만큼 고룡의 수호는 상징적인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세로시가 왕이라면 약하기 때문에 고룡의 수호를 받는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아. 


또한, 고룡들은 문화라고 할 만한 것들을 그다지 향유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대다수의 고룡은 그냥 맨몸에, 뭔가 도구라고 할 만한 것들은 란삭스의 창을 제외하면 고룡의 번개로 그때 그때 만들어내서 휘두를 뿐이지. 애초에 몸 자체도 팔다리는 있다지만 뭔가 손으로 직접 만들어내기에는 부적절해보여. 반면 수인들은 수인의 항아리 방패처럼 직접 항아리를 굽기도 하고 도구를 만들기도 하며, 짐승 영묘를 비롯한 대부분의 시설은 직접 지은 것으로 보여. 결국 파름 아즈라의 문명을 직접 일군 것은 고룡으로부터 지성을 부여받은 수인들이며, 그렇기에 고룡보다는 수인들이 위대한 의지가 도래하기 이전에 왕과 반려로서 활동했을 거야. 


그리고 기도와 같은 신앙을 주도하는 것 역시 수인들이야. 짐승 사제 그랭은 짐승 기도를 관장하고 있어. 고룡들의 기도인 고룡신앙의 기도가 있긴한데, 이것은 고룡들이 고룡신앙을 한다기 보단, 고룡들이 고룡을 신앙하는 자들에게 번개를 내려주는 것에 가까워. 실제로 고룡들은 란삭스가 바이크에게 하듯이 선택받은 수인들에게 붉은 용뇌를 내려주거나 하는데, 이것은 마치 빛바랜 자들에게 기도를 내려주는 두손가락의 모습과도 유사하지. 짐승 사제들 역시 과거에 파름 아즈라가 이름을 모르는 죽음의 신을 모시는 시절에는 사령술을 수행하지 않았을까? 반신이 영적인 지도자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아마 그와 같은 짐승사제들 중 필두가 세로시의 반려가 아니었을가 싶어.


어쨋건 세로시는 짐승왕이긴 하나, 고드프리한테 간단히 단또당할 정도로 무력이 강하진 않아. 적어도 단신으로 밤빛 눈의 여왕 세력을 작살냈다는 말리케스에 비한다면 말이지. 그렇기에 위대한 의지도 세로시가 정신지배를 받지 않았음에도 틈새의 땅으로 데려와 짐승재상으로서 고드프리를 보좌하도록 한 것이고. 


더 나아가 세로시가 정신지배를 받지 않았음에도 위대한 의지에 협력한 것이 그 반려 때문일 수도 있어. 세로시가 그 자신의 목숨은 개의치 않았으나 그 반려의 몸이 상하는 것은 볼 수 없었던 심성 때문에, 그 반신인 반려가 위대한 의지에게 볼모로 잡혀 어쩔 수 없이 협력하고 있었던 것일 수 있지. 


그렇다면 그 반려가 누구일까? 어쩌면 플레이어가 만나지 못한 짐승사제인지, 아니면 과거 사령술을 썻던 것 때문에 지렁이 얼굴로 변모해 짐승의 면모를 찾아볼 수 없게 된 자일까? 하지만 나는 세로시의 반려가 직접 게임에 등장했다고 생각해. 


그건 바로 짐승 사제 그랭으로 그가 과거 파름 아즈라의 반신으로서 짐승왕 세로시의 반려란 거야.


그랭과 세로시는 둘다 수컷 아니냐고? 현실에서도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자의 8%는 숫사자끼리 짝짓기를 한다고 하니 드물지만 딱히 이상한 일이라 할 수 없고, 뭣보다 애초에 모그가 미켈라를 반려로 삼으려 했으니 그랭이 세로시의 반려인게 불가능한 게 아냐. 더욱이, 그랭이 세로시의 반려라고 볼 만한 근거는 더 있어. 세로시는 엘데의 왕인 고드프리를 보좌하는 한편, 그랭은 그 반려인 마리카의 의붓남매인데, 이것은 위대한 의지가 일부러 서로 반려임에 대응하도록 배치한 것이라 볼 수 있어. 


더 나아가 그랭의 지위는 친퀘디아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볼 때 적어도 고위 사제로 영적인 지도자라고 볼 수 있지. 또한 그러한 고위 사제에게 단검을 내려줄만한 지위에 있는 사람은 왕 정도일 거야. 이것은 마치 카리아의 왕녀가 자신의 반려에게 월광의 대검을 내려주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되지 않아? 


또한 그랭은 사근을 모아 가면 세로시의 발톱은 본따 만든 짐승 발톱 대형 망치를 주는데, 괜히 그랭이 세로시와 연관된 무기를 주는 것일까? 한편 그랭이 세로시의 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은 마치 중세 배경의 이야기에서 여왕이 왕의 무기를 가지고 있다 왕이 출정할 때 건네주는 것을 연상하게 해. 무엇보다도 세로시가 세뇌당하지 않았음에도 위대한 의지에 충성하는 것은 반려인 그랭이 세뇌되어서 말리케스가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 모든 것이 과연 우연일까?


이렇게 본다면 많은 것이 설명 가능해. 블라이드 같은 그림자 짐승의 평균적인 강함을 생각해볼 때 말리케스가 이상할 정도로 강한 것은 반신인 마리카가 보통 희인보다 강한 것처럼 그가 다섯 발가락의 선택을 받은 반신이기 때문이고, 말리케스가 마리카에게 이상할 정도로 충성하는 것은 반신이기에 특별히 세뇌를 받은 까닭이고, 세로시가 짐승 재상으로서 틈새의 땅에서 쫓겨나던 말던 묵묵하게 일하는 것도 끔찍하게도 자신의 눈 앞에서 말리케스로 세뇌당한 그랭을 봤기 때문이야.  



(마리카의 쐐기)


그리고 그랭을 세뇌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 역시 마리카였을 거야. 그랭은 파름 아즈라의 반신으로서 대단히 강력한 짐승으로 위대한 의지에 저항하는 짐승들의 구심점의 역할을 했을 것이고, 위대한 의지 역시 그를 세뇌하려고 했으나, 너무나 강했기에 쉽게 세뇌하기 어려웠고, 만약 억지로 세뇌했다면 블라이드처럼 정신이 붕괴해 쓸모 없는 장기말이 되버렸을 가능성이 높았을 거야. 그러나 마리카는 같은 반신인 밤빛 눈의 여왕을 능욕, 조교해 스스로 꼭두각시가 되게 해달라고 바라게 할 정도로 그 솜씨가 뛰어났기에 위대한 의지의 명령에 따라 그랭을 직접 조교했을 거야(7편 참조). 


그 결과 마치 블랑카의 새하얀 흰털처럼 아름다웠던 그랭의 모피는 꺼림칙한 검은 색으로 변모했고, 과거 반려인 세로시에게 선보이던 아름다운 검무는 황금나무의 적의 목숨을 앗아가는 죽음의 춤이 되었으며, 고위 사제로서 현명함으로 충만해 있던 두눈은 마리카에 대한 맹목에 빠져 빛을 잃고야 말았어. 아마 배털 밀어보면 자궁문신도 새겨져 있을 걸? 


그러나 세로시는 그토록 변모한 반려의 모습을 보았음에도 그 곁을 떠날 수 없었을 거야. 비록 말리케스가 그랭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 불가능할지라도 세로시는 짐승 재상으로서 그 곁은 지키고자 하였고, 그것은 그랭이 죽음의 룬을 지키고자 파름 아즈라에 은둔했을 때에도, 세로시가 고드프리를 따라 틈새의 땅을 떠났을 때에도 마찬가지였을 거야.


그리고 마침내 세로시는 틈새의 땅으로 돌아왔지만, 그때는 이미 빛바랜 자에게 자신의 반려가 살해당한 뒤였어. 결국 반려의 죽음도 지키지 못하고 뒤늦게 돌아온 세로시는 그 복수나마 하고자 처음으로 위대한 의지의 뜻을 거스르고 고드프리의 어깨에서 벗어나 빛바랜 자를 공격하려 하지만, 무정하게도 고드프리는 그런 세로시를 방해된다며 찢어 죽여버리고 말았지. 결국 그렇게 세로시는 한 평생을 위대한 의지와 그 수하들에게 농락당하던 한 많은 삶을 마치게 된 거야.




세줄 요약



1. 그랭은 세로시의 반려다.

2. 마리카는 그랭을 NTR조교했다.

3. 고드프리는 그런 세로시를 단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