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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불은 꺼져간다.



나 또한 이것을 알고 있었다.

이제는 늙고 그을려 그 형체를 잃은 왕이 말한다.


부단한 망각의 노력 속에서도 미래 만큼은 선명히
빛났으니,

그것은 저물어가는 태양,
그을리고 녹아내린 흉측한 모양의 태양
아아 그것은 분명히 어둠의 고리의 형상이었다.

내가 본 미래는

불의 세상의 끝,
태양의 세상의 끝

하지만 나는 이를 부정했다.


맏아들이여, 들어라

너는 아직도 어디선가 용의, 고룡의 흔적을
찾아다니겠구나.

어쩌면 너는 처음부터 옳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용족의 오랜 본능인
그 자욱한 안개 속에 내려 앉은 무의 냄새를 차마 모면할 수 없었다.



왕의 육신은 이미 타버려 사방에는 재가 날린다.
그의 눈에 남은 것은 그저 공허한 망자의 잿가루다.

그의 희생은 세상을 밝혔지만 영원히 그러진 못했으니...





나의 갑옷도 이제 모두 녹아버리는구나.


그을리고 삐쩍 마른 불사자가 말한다.


강철보다 단단하고
무거운 대검의 공격에도,
단단한 곡도의 상처에도,

그 모든 여정을 함께 했던 이 갑옷도 이제는 흉하게
변했다.

흉하게 녹아내려 갈비뼈가 비쳐보이고, 불처럼 뜨거운 왕관은 식을 줄을 모른다.

나의 희생은 무엇인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불은 다시 일렁였다.

하지만 언젠가는 필연히 꺼질 불꽃은 이제 그 기력을
다한 듯 화톳불 만도 못하게 일렁인다.



너무 절망하지 말게 귀공.



오래된 태양의 전사가 말한다.


귀공과 우리의 희생으로 수많은 사람들은 더 오래도록 그
삶을 이어갈 수 있었네.

남들을 돕고 그 끝내 언젠가 이 자리에서 그들을
맞이하는 것,  그것이 나의 태양
태양의 기사의 의무가 아닌가.


나의 빚나는 태양은 저물어 가지만 언젠가는 다시
아주 밝게 떠오를 걸세! 하하하






불은 꺼져가고

재만이 남으니

그 재의 끝자락은 죽이리라.


먼 옛날 로드란의 왕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