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가는 새였나? 아니면 그저 착각이었나?

눈 깜짝할 새였다

적발의 여전사가 의수를 징착하고 칼날에 손잡이만 달린 기이한 물건을 들고서 공중에 도약했을 뿐이었다

접목의 군주, 황금의 일족

그는 수많은 인간들의 팔을 붙이고 비룡 마저 패배시켰다

나약한 모습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한낱 여전사가 뭘 할 수 있겠는가

접목의 힘은 그 무엇도 능가할 수 있다

접목의 군주 눈에는 자신이 평정한 로데일이 보였다

모두가 고개를 조아리고 그를 숭배한다

모두에게 멸시받던 군주는 이 순간이 너무나 달콤했다

그러나 그의 환상은 신기루처럼 흐려지고 그의 눈은 잔혹한 현실로 채워졌다

시야가 점점 뚜렷해지더니 세밀하게 만들어진 의수가 보였다

'아아... 기절했었나'

그는 몸을 일으키려했다 그러나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온몸은 갈기갈기 찢어져있었다 자신의 팔다리만 남았다

접목된 팔은 바닥에 나뒹굴었고 찬란한 황금의 일족은 초라한 몰골로 쓰러져있었다

적발의 여전사는 찢어진 황금의 일족의 옷조각을 집어들었다

그녀는 옷조각으로 칼이 묻은 피를 닦아냈다

황금의 일족은 힘을 다해 그녀에게 물었다

"넌... 도대체 뭐냐..."

그녀는 그저 칼을 계속 닦았다

"넌 불완전한 존재다 무엇을 했길래... 이렇게 강하단 말이냐..."

칼날을 닦던 천이 점점 칼끝으로 올라갔다

"큭... 마리카의 직계 혈육은 다르다는 건가... 니년의 불완전한 반쪽짜리 오라비, 미켈라가 기뻐하겠군"

그녀는 칼날을 닦던 옷조각을 무심하게 바람에 흘려보냈다

그녀는 겨우 목숨을 부지한 황금의 일족 목에 칼날을 들이댔다

"나의 오라버니의 이름은 너처럼 하찮은 자가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불완전해도 마리카의 자식이라는 건가..."

황금의 일족은 점점 의식이 흐려졌다 마음 속의 말이 자꾸 튀어나왔다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 보니 피를 많이 흘려나보군"

"그러나 오늘의 무례는 이대로 넘어가선 안된다"

적발의 여전사는 의식을 잃어가는 그의 목덜미를 잡았다

그의 시야에 마지막으로 담긴건 차가운 바닥이었다

이 세상은 나의 것이다

고룡도 데미갓들도 모두 접목했다

황금의 일족은 로데일 가장 높은 정상에 서있다

로데일의 황금 지붕에 꽂힌 데미갓들의 목은 너무 통쾌하다

로데일의 모든 주민이 그를 숭배한다

모두들 무시했다 그리고 멸시했다

그러나 돌아왔다 누구보다 강해졌다

왼팔에 접목된 고룡은 그 어떠한 적이라도 죽일 수 있다

고룡이 내뿜는 차가운 숨결은 눈 앞의 모든 생명을 한낱 접목의 재료로 만들었다

"나는... 돌아왔다!"

"알겠는가?! 나는 접목의 군주이자 황금의 일족, 고드릭이다!"

"....나라..."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일어나라"

차가운 감각이 의식을 선명하게 깨워줬다

로데일은 온데간데 없고 수많은 병사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아아... 나의 병사들이여"

여전사는 고드릭의 혼잣말을 무시하고 그를 바닥에 던졌다 그녀의 손에는 성배병 하나가 쥐어져 있었다

그녀는 고드릭의 병사들에게 외쳤다

"여기 있는 모든 자들은 들어라!"

"너희의 어리석은 군주가 멍청하게도 나에게 덤벼들었다"

"이 멍청한 자는 승산이 없는 싸움을 벌였고 그 결과가 지금 이 자의 모습이다"

고드릭은 패배했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그러나 그의 눈에 들어온 모습은 그에게 큰 치욕을 안겨줬다

그의 병사들의 눈빛이 의심으로 가득찼다

'과연 군주의 자질이 있는 자인가? 우릴 이끌 능력이 있는 자인가?'

'역시... 자신의 분수를 모르면 이렇게 되지'

'그냥 로데일에서 죽였어야했어'

고드릭의 손이 떨렸다 주체할 수 없는 치욕이 몰려왔다

'이 순간은 모두 꿈일거야 나는 로데일로 돌아가야해'

고드릭의 떨림은 점점 온몸으로 퍼져갔다

무력감? 치욕스러움? 어떤 감정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폭풍처럼 감정이 휘몰아치자 마음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오늘 같은 일이 더 이상 일어나선 안되겠지"

여전사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왔다

엎드려 자신의 두손을 지켜보던 고드릭의 눈 앞에 그녀의 의족이 보였다

"핥아라"

무슨 소리인가

"너의 피 때문에 더러워졌다 깨끗하게 핥아라"

이해가 되질 않는다 도대체 무슨 말인가? 저런 말을 들어본적은 있었는가?

그녀는 천천히 자세를 낮췄다

"너에 대해 들어본 적있다 로데일에서 쫒겨난 황금의 일족"

그녀의 말을 들은 고드릭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가진 능력은 미천하나 자존심이 강하고 타인을 이용하기만 하지"

"그... 그게 무슨..."

그녀는 몸을 일으켰다

"넌 그 자세가 어울리는 군"

그녀는 의족으로 고드릭의 머리를 밟았다

머리가 밟힌채 엎드린 그의 모습은 그녀를 숭배하는 자 같았다

"앞으로 눈에 띄지도 마라 너의 이름이 들리지 않게 해라 숨어살며 너가 오늘 겪은 이날을, 이순간을 떠올려라"

"죽일 가치도 없군"

그녀는 고드릭의 머리를 밟고 있던 의족을 뗐다

"이 자는 알아서 처리해라"

그녀는 천천히 뒤돌아 걸어갔다

고드릭은 참을 수 없었다 치욕을 안겨준 그녀를 용서할 수 없었다 그는 걸어가는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

"너! 이름이 뭐냐?!"

그의 외침을 들은 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그리곤 다시 걸어갔다

"감히 날 무시하는 거냐?! 난 접목의 군주이자 황금의 일족이다 나에게도 마리카의 피가 흐른다!"

"말레니아"

"뭐?"

"말레니아, 내 이름이다 평생 기억하며 살아라"

그는 몸을 일으켰다 언제라도 쓰러질지 모를 정도로 위태로웠다

"날 기억해라 말레니아! 언젠가... 언젠가 너를 찾아가겠다! 너야말로 평생 숨어 내가 오기만을 기다려라!"

걸어가던 말레니아는 웃음이 나왔다

"그래 기대하지"

황금의 일족은 잊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복수하리라 너의 피로 나의 치욕을 씻어내리라

고드릭은 뒤돌아서 그의 군대를 향해 걸어갔다

"아직은... 아직은 안돼..."

"힘이... 힘이 더 필요하다.."

그는 병사들 앞에 섰다

투구 속에 가려진 비웃음들.... 의심들... 모두 역겹다

감히... 누가 날 조롱할 수 있는가?

그는 앞에 서있던 병사의 팔을 잡았다

그가 힘을 주자 힘없이 병사의 팔이 뜯어졌다

순식간에 비명이 퍼졌다 병사들은 겁에 질렸다 모두들 도망가기 바빴다

고드릭은 병사에게서 뜯어진 팔을 꽉 쥐었다

'더... 더 필요해'

'더욱 접목할 필요가 있어'








잠을 못자니 이런거나 쓰고 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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