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레이스.
어둠의 꼬임에 넘어간 흡혼귀들.
가시의 기사는 그 중에서도 특히 악명높은 학살자였다.
침입한 세계의 주인이 고통스럽게 죽는 것.
그것을 보는 것이 그의 유일한 낙이었다.
시체에서 발견되는 인간성은 덤일 뿐.
그의 가시 돋친 갑옷과 무기도 그들을 더 고통스럽게 하기 위함이었으리라.
곳곳을 돌아다니며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하고 인간성을 취하던 가시의 기사는,
독으로 뒤덮인 마을 깊숙한 곳에서 한 마녀를 만났다.
접근하는 사람들을 학살하고 인간성을 마구 취해가던 마녀.
서로 동질감이 느껴져서였을까, 아니면 서로 이용하기 위해서였을까,
뜻밖에도 서로 죽이려 들어도 이상하지 않은 둘은, 의문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내 영역에서 마음껏 살육을 즐기게 해 줄테니, 인간성은 내 뜻에 맞게 써 줬으면 한다. 하찮은 뻐드렁니 뱀 따위에게 넘기지 말고 말이다."
"인간성이야 아무래도 좋아. 내 즐거움만 확실하게 보장해 주는 거다."
마음속 한편으로 피바람을 불러올 마녀의 불경한 의식을 기대하며,
살육을 마치고 돌아온 가시의 기사는 마녀에게 인간성을 보였고
마녀는 가시의 기사에게 한 눈먼 아이를 소개했다.
"그 인간성을, 이 아이에게 넘기거라"
그 후 가시의 기사는 살육으로 얻은 인간성을 눈먼 아이에게 바쳐나갔다.
그러나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가시의 기사가 원하던 불경한 의식은 거행되지 않았다.
"인간성은 많이 바쳤다. 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거지?"
"치유되긴 힘들겠지만, 덕분에 저 아이의 고통은 많이 줄어들었다. 고맙다."
가시의 기사는 아이가 고통받고 있었다는 사실도 간과하고 있었다.
불경한 것을 바라며 본능에 따라 살육을 자행하던 가시의 기사는,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를 돕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살자 주제에, 가시의 기사는 눈먼 아이에게 연민을 느꼈다.
그저 쾌락을 위해 인간들을 죽이던 학살자에게,
어느 날 인간성을 얻어야만 하는 이유가 생겼다.
그것은 사랑이었을까.
마녀와 가시의 기사는 인간성을 모아 눈먼 아이에게 바쳤다.
덕분에 눈먼 아이의 고통 역시 눈에 띄게 줄었다.
그러나 어느 날, 마녀는 사냥 대상으로 점찍었던 한 여행자의 손에 쓰러지고 말았다.
학살자 주제에, 가시의 기사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서로 믿어주지는 못했지만, 지나고 보면 정말 좋은 벗이었던 마녀는, 이제 없었다.
마녀가 챙기던 인간성은 이제 자신의 몫이었다.
"걱정하지 마. 언니의 몫까지 내가 챙겨 줄 테니..."
쾌락이 아닌 나름대로의 사명으로부터 비롯된 중압감은 가시의 기사를 짓눌렀다.
마녀를 쓰러뜨린 여행자는, 혼돈의 발상지에서 가시의 기사의 습격을 받았다.
그에게 더 이상 이성은 없었다.
그저 눈먼 아이를 위한다는 사명만이 그를 끝없는 살육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그 살육은, 결국 그곳에서 끝났다.
정신력이 바닥나기 직전, 가시의 기사에게는 순간 조금의 이성이 돌아왔다.
"혼돈의 딸에게 인간성을..."
이윽고 정신력이 완전히 바닥나 움직이는 것조차 불가능해진 가시의 기사의 장비를 받아간 여행자는,
그의 옷을 입은 채로 눈먼 아이를 찾아가 인간성을 바치기 시작했다.
언젠가 본래의 사명을 위해 다시 떠나야 하겠지만, 그때까지만이라도 그 옷을 벗지 않으리라.
'고마워요. 오늘도 커크 씨 덕분에...'
cuckold ㅇ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