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fed8274da826b993fe8d0b61080756bf607f5bfae84e1ef00d7b5abcc70b7d6f10d5792b25e1cb7

땅잃은 기사 잉바르가 고드릭에게 물었다.
사실 굳이 막을 필요는 없었다.

장군 라단은 오랜전투로 지쳐 어차피
스톰빌을 칠 수는 없는 노릇이였는데
말레니아가 그를 쳐준다면 고드릭은
라단의 침공에 걱정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기사들은 한데 입을 모아
말레니아의 길을 가로막는걸 다시
생각해 보라며 군주에게 외쳤다.

그러나 조용히 의자에 앉아있던
스톰빌의 군주 고드릭은 말했다.



"그 년의 발가락말이다.. 무슨맛이
날지 궁금하지않느냐?"



군주의 갑작스러운 말도안되는
말에 기사들은 벙쪘다.

상대는 미켈라의 칼날 말레니아이다.

아무리 군주라도 패배했을시 목숨을
보장받긴 어려울 터였다.


그러나 군주는 매우 차분하면서도
덤덤하게 말했다.



"확인해 보겠다."



그러고는 스톰빌을 나서 케일리드로
향하는 길목으로 나갔다.




케일리드로 향하는 길목, 황금갑옷을
입고있는 멋들어진 귀부기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귀부기사들은 고드릭의 기사들을 보자
전투태세에 들어가며 외쳤다.



"비켜라 접목의 백성들아! 우린지금
케일리드로 가는 길이니 길을 터주면
목숨만큼은 살려주마!"



귀부기사와 땅잃은 기사들의 대치가
시작되었다.

서로의 긴장감이 돌며 누구하나
까딱했다간 바로 전면전이 일어날
아찔한 상황이었다.


바로 그순간. 두 진영의 지도자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아름답게 찰랑이는 붉은 머리카락,
마치 고귀한 귀부인의 드레스같은
갑옷을 걸친 부패의 여신이자 검의
달인, 말레니아였다.


또 한쪽은 늙고 추한 외모와 팔다리가
온몸에서 꿈틀거리는 괴물같은 외형의
노인, 고드릭이였다.


먼저 말을 꺼낸건 말레니아였다.



"황금의 고드릭인가. 난 너에게 관심
없다. 당장 라단으로 가는 길을 비킨다면
목숨만큼은 살려주마."


마치 여신같은 고운 목소리였으나
그 말은 섬뜩하기 그지없었다.


그렇게 미켈라의 칼날 말레니아는
자신의 의수검을 빼들어 전투태세를
가추었다.

이에 고드릭은 그에 화답하는 듯
자신의 황금도끼를 말레니아에게
겨누었다.


신의 힘을 가졌다는 두 데미갓의
결투.



먼저움직인건 말레니아였다.

그녀의 의수검은 매우 빠른 속도로
난격을 날리기 시작하였다.


기사들은 그 눈에도 보이지않는
빠른 검격에 감탄하면서도 그 공격을
무리없이 받아내는 고드릭을 보면서도
감탄하였다.


계속되는 난격을 묵직한 방어로
맞받아치는 고드릭.


고드릭은 난격이 느슨해진 틈을 타
엄청난 속도로 바닥에 엎드려 조아렸다.



"내가 졌다..."



양측의 기사들은 어리둥절한채
지금의 상황이 어떤상황인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말레니아또한 당황한듯 말했다.


"뭐?"


분명 말레니아가 우세하긴 했으나
그 공격을 나름 잘 버텼다.

하지만 그는 도끼한번 휘두르지
못한채 갑자기 땅에 엎드리는게 아닌가?

아니면 그 난격을 두번이상 막아낼
자신이 없는건가?

지켜보는 모두가 오만가지 생각을
하기 시작하며 둘을 지켜보았다.



이에 고드릭은 이어서 덧붙였다.



"역시 미켈라의 칼날.. 나같은 녀석이
싸움을 걸기엔 아직 100년은 이르다."

"발이라도 핥을 터이니 제발 살려다오."




비굴한 군주의 모습에 귀부기사들은
비웃기 시작했고 땅잃은 기사들은
눈물이 앞을 가렸다.

이에 말레니아는 확실히 굴욕을 주는게
나을거라고 생각했는지 발을 내밀어
말했다.


"목숨을 살려준다면 뭐든 하겠다고
했지? 그럼 핥아라."


이에 고드릭은 엎드린채 말레니아의
앞으로 기어가 말레니아의 발을
열심히 핥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오열하는 땅잃은
기사또한 있었다.


이에 말레니아는 그 모습을 보고
꾸짖었다.


"네놈은 군주로써 글러먹었다. 이기지
못할 싸움이라면 에초에 걸면 안됐었다."

"너하나 굴욕으로 끝나는걸 다행인줄
알아라. 네 부하들마저 잃고 싶진 않겠지?"


이에 고드릭은 말없이 발을 핥았다.





이후 다시 케일리드로 떠난 부패기사단.

땅잃은 기사들은 외쳤다.


"군주이시여.. 그대의 명예가 곧
저희의 명예이거늘 어찌 그런 선택을
하셨나이까.."

"내 오늘날까지 그대를 섬긴게
후회가 되나이다!"

라며 오열했다.

눈물을 글썽이는 기사마저 나왔다.
그런 기사들에게 고드릭은 말했다.


"난 그 여자의 발을 핥아 보고싶었다.
그렇기에 핥았다.참고로 딸기맛이 났다."


그러고는 고드릭은 덤덤히
자신의 옥좌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이에 기사단은 자신들이 모실 주군을
잘못선택한것 같다며 떠나자는 의견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잉바르는 깨닫고 기사단에게
외쳤다.


"이 멍청한 녀석들. 너희는 군주의
참뜻을 아직도 모르는 것이냐!"


이에 기사단은 일제히 잉바르를
쳐다보았다.

잉바르는 이어 말했다.


"군주님은 그년의 발을 핥고 싶었다고
했다. 이는 즉슨 군주님이 원하는 바는
이미 이루어 냈다는 의미다!"


이에 몇몇 기사들이 말했다.


"잉바르 경! 대체 무슨말을 하는거요!"


잉바르는 말했다.



"우리의 군주는 과정이 어떻든 자신의
목표를 이루었다. '말레니아의 발을 핥는다.'
였다."

"군주님은 분명 말레니아를 제압하고
힘으로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하나 흘리지않고 자신이 원하는바를
해내었다. 난 이런 남자의 부하라는것이
너무나도 명예롭다!"

"명예란 자고로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지켜내며 원하는것을 이루었을때
따라오는것. 우리의 군주야 말로
진정한 군주다!"



잉바르의 일장연설이 끝나자 기사단은
모두 자신의 군주를 의심한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반성했다.


멀리서 듣던 황금의 군주 고드릭또한
미소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