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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다른 데미갓들에 비해 유독 나약함, 열등감, 비열함 그리고 추악함 등의 속성이 돋보이는데


이런 특성들이 그냥 주어진 게 아니라


나름의 이유들로 충분히 납득이 된다는 게 재밌는 거


날 때부터 마리카의 먼 친척 뻘이라 힘도 딸리고 지위도 딸리는데


심지어 몸까지 나약하게 태어남.


근데 모르고트처럼 또 고향과 황금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음


어떻게든 윗사람 눈에 들려고 힘을 키우려다가 정석으론 다른 데미갓들에게 절대 안된다는 걸 깨닫고 뒤틀린 방법 접목을 사용함


그걸 들켜 도시에서 쫓겨나고, 이후 전쟁에서도 한 몫 해보려다가 힘의 차이에 쫄려서 후퇴해버림.


그 후에는 숨어서 다시 접목을 통해 힘을 키우다


이후에 탈영병과 다를 바 없는 자신을 죽일 지도 모르는 라단한테 잘보이기 위해서,


혹은 힘을 충분히 키웠다는 자만심과 다른 데미갓을 꺾음으로 얻게 될 명성에 대한 욕심 때문에,


말레니아랑 한판 붙었다가 처참하게 패배. 만인이 보는 앞에서 적군 수장의 발가락을 핥는 끔찍한 수모를 당함.


이 치욕적인 패배로 인해 정신이 고칠 수 없이 망가진 그는, 힘에 더 광적으로 집착하게 되면서 온갖 시민들과 빛바랜 자들을 접목의 자료로 무자비하게 사용함.


자신의 자손들까지도 접목의 실험체로 사용하면서(하지만 힘이 곧 정의라는 진리를 깨우친 고드릭으로서는, 이미 몰락한 황금 일족에게 새로운 힘을 부여하기 위해 접목을 사용했다고도 볼 수 있음. 즉 실험체로서의 사용이 아니라 일종의 뒤틀린 사랑일 수 있다는 것. 이는 고드릭이 그 끔찍한 접목을 자신에게 완전히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통해 정당성이 부여됨. 만약 고드릭이 제 몸은 소중히 여기면서 자식들만 접목을 시켰다면 이는 빼도 박도 못하게 실험체라고 할 수 있겠음.)


힘을 키워온 고드릭은 마침내 폭풍의 기사들의 기술, 황금 일족의 기술을 합치시켜


압도적인 무력을 키워냈고, 이제는 비룡의 시체까지 얻으면서 불꽃과 폭풍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진정한 데미갓의 힘을 가지게 됨.


바로 그때 빛바랜 자와 만나 고향으로 돌아가리라는 비전은 꺾이고 말았으나


사망 대사가 빛바랜 자를 깔보거나, 복수심 등을 표현하는 게 아닌, 오로지 순수하게 황금 나무 기슭에 대한 향수를 읊조리며 떠난다는 점에서


그의 사랑이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임.


별개로 고드릭의 성품에 대해 농담들이 많이 나오지만, 나는 몬 성의 성주 에드거가 고드릭에게 보이는 태도를 보면


실제적으로 부하들에게는 의외의 면모가 있을 수 있다고도 생각함.


물론 이건 에드거가 군인으로서의 의무를 중시하는 올곧은 성격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렇게나 딸을 사랑하는 에드거가 이미 부하들은 거의 당하고, 탈환된 성을 목숨까지 바쳐가며 지키고자 하는 이유가 단지 의무심 때문이라고는 보기 어려움.


게다가 고드릭의 성을 지키는 수많은 병력들, 땅 잃은 기사들이 정말로


고드릭이 뿌리까지 썩어문드러진 폭군이었다고 생각했다면, 그를 끌어내리지 않을 이유가 없으며, 그에게 폭풍의 기술들을 알려줄 이유도 없음.


에드거를 포함한 그의 부하들은 고드릭의 고향에 대한 진심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함.


많은 사람들이 그를 폭군으로 부르는 이유에 대해서도 한번 짚어보겠음.


그를 신랄하게 까는 케네스 하이트는 그의 행적과 소심함에 대해 욕하고 있음.

아래는 전문.


그래, 한가지 충고해 두지.
고드릭의 빛바랜 자 사냥을 조심하도록.
그놈들은 그대들 빛바랜 자를 끔찍한 접목의 제물로밖에 생각하지 않아.
애초에 고드릭은 군주란 이름에 걸맞지 않는 외부자다.
도읍에서 여자 사이에 섞여 도망쳐서는 라단에게 겁먹어 성에 틀어박혔고, 말레니아를 깔보고 패배하더니 그 발가락을 핥으며 복종을 맹세했지.
참으로 나약하고 수치스런 남자다.
제 아무리 명가라 한들 황금의 일족, 고드프리의 피는 옅은 모양이야. 생각할수록 딱한 자다.


일단 접목을 제외하고는, 단순히 군주로서의 자질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으며,


조롱에 가깝기야 하나 한 인간으로서는 그를 안타까워 하는 마음이 조금은 있다고 볼 수 있음.


고드릭이 바람을 더럽혔다며, 군주로선 하면 안되는 접목을 했다며 까는 네펠리 루도,


그가 패배해 힘에 미쳐버린 이후의 접목에 주목하고 있으며, 동시에 군주로서의 자질에 대해 비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음.


이로 인해 한 마디 할 수 있는 것은, 고드릭은 군주로서 참으로 부적격한 자였으나, 그만큼 우리, 즉 범인(凡人)이었다는 것.



선천적으로 신적인 능력들을 타고난 다른 데미갓들, 그 능력과 얽히고 설킨 탈인간적인 갈등들에 비해 고드릭의 메인 테마는 유일하게 나약함과 질투심,

그리고 그것들과는 썩 조화로워 보이지 않는 고향에 대한 사랑이 많은 행동의 동기가 되었다는 게 재밌는 것.


그리고 다른 데미갓들을 생각해보면, 그 누구도 고드릭처럼 처절하게 비명을 지르지는 않았음.


그 몸은 비록 괴물일지라도, 알맹이는 결국 우리처럼 고통을 겪는 평범한 인간에 가깝다는 일종의 장치라고밖에 볼 수 없음.


보스전에서 말레니아는 2페이즈 돌입 시,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에오니아를 개화해 빛바랜 자에 맞섰지만,


그 각성하는 모습은 인간의 초월적인 의지라기보다는


말 그대로 여신의 각성으로 묘사됨.


라단은 별이 되어 떨어지는 신화적인 영웅의 모습으로,


모르고트는 자신의 모순을 안아가면서까지 왕좌와 황금 나무를 지키고자 하는 열망으로,


라이커드는 신에 대한 증오심과 모독적 야심, 그로 인해 가지게 된 끔찍하고도 장엄한 괴물의 형태로,


모그는 미켈라에 대한 비이성적인 사랑과 모습 없는 신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으로 결국 완전한 사탄으로 변모했음을 표현하고 있으니,


고드릭의 인간적이고도 처절한 비명, 그 비루한 꼬락서니의 2페이즈 전환은 당연히 색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음.




결론- 고드릭은 생각보다 복잡한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사랑, 나약함, 추악함 등으로 대변되는 그의 모든 속성들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흥미로운 인물임.

나약한 주제에 사랑했기에 힘을 탐했고, 힘을 탐했기에 패배했고, 패배했기에 미쳤다. 이 문장으로 고드릭의 인생은 표현될 수 있을지도 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