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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짓이지?"

황금나무를 향하는 여정도 벌써 여러 해와 여러 달을 넘겼다. 빛 바랜 자는 틈새의 땅을 헤매는 떠돌이. 그래서 오늘도 무너진 교회의 벽과 모닥불에 의지하여 야영할 채비를 마친 채였다.
그와 계약을 맺고 동행하는 멜리나는 지금 꽤나 불쾌한 목소리를 내어보였다.
로즈골드색의 단발 머리 아래로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는 이목구비. 어두운 밤에도 홀로 빛나는 그녀의 오른쪽 금안은 평소엔 도도하게 사람을 깔아보는 듯 했다.
...그 보석 같은 금빛 눈동자는 지금은 경멸하듯이 빛 바랜 자를 쏘아보는 중이었다.

슬그머니 다가온 빛 바랜 자의 손이 어느새 멜리나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음흉한 뱀처럼 슬그머니 망토 사이로 파고 든 단단한 손이 골반을 타고 그녀의 허벅지 쪽으로 미끄러졌다.
멜리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여간 남자들이란. 발정난 짐승과 다를 바가 없다.
멜리나의 치마를 들추며 조금씩 손이 허벅지 위로, 위로 올라온다. 비단보다 매끄러운 자신의 허벅지를 쓰다듬는 것을 멜리나는 무표정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빛 바랜 자의 손이 그녀의 허벅지와 허벅지 사이, 가장 비밀스러운 틈새로 향하려던 것을 잡아챘다.

"잠깐."

암월보다도 차갑고 에스토크보다 날카로운 경멸적인 어조.
빛 바랜 자는 이제와서 왜 그러냐는 듯한 눈으로 멜리나를 바라보았다.
짐승 같은 열기가 깃든 눈을 보며 멜리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을 이었다.

"당신이 정 그러겠다면야... 할 수 없지. 하지만 우리의 사명을 잊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그러면서 멜리나는 망토 위로 풀썩 눕고는 눈을 감아버렸다. 네 뜻대로, 네 마음대로 해보라는 듯.
허락도 떨어졌겠다, 빛 바랜 자의 손은 거칠 것이 없어졌다. 거치적거리던 치마를 위로 넘겨버리고 드러난 하얀색 속옷을 마주한다.
깨끗한 순백의 속옷 위로 멜리나의 틈새가 올록볼록 굴곡을 이루고 있는 것에 개처럼 코를 들이민다.

"습-하. 습-하."

잠시 멜리나의 진한 채취를 맡던 빛 바랜 자는 이제 걸리적거리는 속옷을 옆으로 밀었다.
슬그머니 연분홍색 꽃봉오리가 수줍게 고개를 내민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꿀을 마시는 꿀벌처럼, 꽃잎 사이로 꿈틀거리는 혀가 파고들었다.

"읏..."

이를 앙다물고 참아보려 했지만 미약한 신음소리가 멜리나의 입술 사이로 삐져나온다.
그녀의 강철같은 의지에 반하여 암컷인 부분이 반응했다.
미세하게 떨리며 닫히려는 허벅지를 빛 바랜 자가 억지로 밀어내 벌린다.
꽃봉오리 안의 황금종자를 가볍게 물자 멜리나의 허리가 튕겨올라가며 롱보우처럼 휘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로 그녀의 꽃을 탐하던 빛 바랜 자가 고개를 들었다.
멜리나의 꿀인지, 그의 침인지 모를 끈적한 액체가 꽃과 입 사이에 늘어졌다.

부시럭.
뭘 하려는 것일까. 가쁜 숨을 몰아쉬던 멜리나가 슬쩍 눈을 떠 빛 바랜 자를 보았다.
마침 바지를 내리던 빛 바랜 자의 고간 사이로 그것이 벌떡 튀어나왔다. 굵은 핏줄이 도드라진 붉은 곤봉. 황금나무 가지처럼 그의 다리 사이에서 우뚝 솟아있는 그것은 하늘을 뚫을 기세로 그 웅장함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저런게 들어갈까 싶을 정도의 크기에 멜리나도 속으로 겁을 집어먹을 수 밖에 없었다.

'저런게 들어가?'

멜리나의 걱정처럼 곤봉의 둥근 머리가 그녀의 꽃잎 사이를 파고들자 하반신이 통째로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그녀의 전신을 타고 흘렀다.
이미 육신을 버린 그녀였지만 이대로 성불하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충격에 그녀는 양손으로 입을 막았다.

"역시 좀 뻑뻑한데."

잔뜩 흘러내린 멜리나의 꿀에도 불구하고 아직 좀 저항감이 있었다. 그래도 괜찮다. 곧 익숙해질테니까.
마침내 곤봉을 끝까지 밀어넣은 빛 바랜 자가 멜리나의 얼굴을 보았다.
양손으로 어떻게든 가리려 했지만 손가락 사이로 뜨거운 김이 뿜어져 나오는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손 좀 치워봐."

"..."

묵묵부답.
빛 바랜 자는 멜리나의 손목을 붙잡고 거칠게 떼어내 위로 올렸다.
양 손목이 붙잡힌 채 멜리나의 붉게 상기된 얼굴이, 그녀의 눈물 맺힌 눈동자가 빛 바랜 자와 마주했다.
수치심, 무력감, 경멸이 한 데 뒤섞인 눈빛을 받으며 빛 바랜 자는 중얼거렸다.

"진짜 개꼴리네."

방울져 떨어지는 눈물을 핥으며 다른 손으로는 그녀의 웃옷을 벗긴다. 허리의 벨트를 풀자 하늘하늘한 천옷이 미끄러지듯 흘러내리며 뽀얀 속살이 드러났다.
빛 바랜 자의 곤봉을 물고 있는 꽃봉오리.
그 위로 항아리처럼 부푼 골반과 살짝 부풀어오른 아랫배.
그리고 배꼽 위로 슬며시 드러난 매끈한 복근.
살 위로 도드라져보이는 갈비뼈를 지나면, 누워있음에도 부피감이 느껴지는 커다란 그녀의 아름다운 두 살덩이가 눈길을 끈다.
항상 망토로 몸을 싸메고 있어 빛 바랜 자도 몰랐던 것이다. 벗겨보면 굉장하다는 것일까.

살덩이에 손을 대자 가볍게 파묻힌다. 누르면 솜털 베개처럼 부드럽게 눌리면서도 힘을 빼면 고무공처럼 탄력있게 그의 손가락을 밀어낸다.
흥미롭다는 듯 문지르다 힘을 줘 쥐어짜내본다.

"아팟..."

멜리나의 입에서 고통과 쾌감이 뒤섞인 비명이 저도 모르게 튀어나온다. 거친 손가락이 멜리나의 민감한 연분홍색 꼭지를 훑고 지나갈 때마다 움찔거리며 몸을 비튼다.
그것이 너무나도 꼴려 빛 바랜 자의 곤봉이 한층 더 크기를 키웠다. 안 그래도 빡빡했던 멜리나의 좁은 동굴이 터질 것처럼 압박된다. 아랫배가 가득 채워지는 감각에 입이 벌어진다.
그 벌어진 입에 손가락이 쑤셔넣어져 크게 벌린다. 입 안의 점막을 더듬으며 빛 바랜 자는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멜리나의 암컷이 반응한다.

뻑뻑했던 것이 매끄럽게
경직된 것이 부드럽게
스스로 쾌락을 바라는 것처럼 멜리나의 동굴은 점차 빛 바랜 자의 곤봉 모양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더 움직이기 편하게끔 자리를 잡아가며, 그 뜨거운 열과 조임으로 곤봉을 녹일듯이 조여온다.

멜리나의 입에서 주체못할 신음이 조금씩 새어나왔다.
수치심에 신음을 참으려고 해보지만 억지로 입을 벌리고 있는 손가락 탓에 점차 목소리는 높아져만 간다.

"앗... 읏... 핫..."

곤봉의 둥근 머리가 멜리나 가장 안의 엘든링을 때릴 때마다 처음 느껴보는 쾌락이 척추를 타고 올라간다.

'제발... 빨리...'

이대로라면 쾌락에 굴복할 것만 같았다. 이런 더러운 남자의 허리놀림에 가버리게 되다니. 죽는 것만큼이나 끔찍했다.
자신이 가기 전에 어떻게든 먼저 빛 바랜 자를 보내기 위해서 멜리나는 마지막 방법을 선택했다.

"갑자기 조임이!"

꽈악.
있는 힘껏 자신의 동굴을 조인다. 중력 마법의 그것처럼 곤봉을 단단히 쥐어짜내는 조임!
빛 바랜 자의 곤봉도 이내 버티지 못하고 그녀의 동굴 안에 백금의 응혈을 토해냈다.

"...끝났으면 빼."

"끝까지 도도한 척이네."

힘 빠진 곤봉을 천천히 빼내자 그 끝에서 하얀 액체가 따라 끌려나온다.
자신의 꽃봉오리에서 줄줄 흘러내리는 하얀 액체를 혐오스럽다는 눈빛으로 보던 멜리나는 등을 돌렸다.
그리고 여전히 끈적하게 미끄러지는 액체를 손으로 닦아냈다.

"끈적거리고 더러워. 기분 나빠."

빛 바랜 자를 매도하며 멜리나는 옷을 추슬렀다.
다시 펑퍼짐한 옷으로 가려진 멜리나의 몸매를 보며 빛 바랜 자는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대충 자리에 누운 멜리나가 차가운 목소리로 통보했다.

"일찍 일어나서 떠나자. 한 시라도 빨리 당신과 헤어지고 싶어."

"내일도 그렇게 말하나 보자고."

뭔가 믿는 구석이 있다는 듯한 자신만만한 목소리.
멜리나는 자신이 뭔가 놓친 것이 있나 생각해보았지만 알 수 없었다.
대신 밤이 깊어가며 정사의 열기와 피로 때문에 멜리나의 눈이 절로 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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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멜리나는 눈을 떴다. 벌써 해가 중천에 뜬 시간. 자신이 늦잠이라도 잔 것일까.
그녀는 황금히 빛 바랜 자를 찾았다. 그는 꺼진 모닥불 근처에서 화살깃을 다듬고 있었다.
미안하게도 그는 자신이 깰 때까지 곁을 지켜준 모양이었다.
심지어 야영짐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멜리나는 쭈뼜거리며 빛 바랜 자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미안해. 이 내가 늦잠을 자버리다니. 심지어 정리까지 대신해주고. 당신에게 실례하고 말았어."

"뭘 이 정도쯤이야. 괜찮아."

꽤나 너그러운 말투. 거기에 빛 바랜 자의 표정도 오늘은 왠지 더 기분 좋아보였다. 다행이 그녀의 잘못을 넘어가주기로 한 모양이었다.
오늘도 갈 길이 멀었다. 멜리나는 자신의 짐을 대충 챙기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서 출발하자."

"그래. 토렌트!"

빛 바랜 자의 손가락에서 영마의 반지가 빛나며 토렌트가 안개처럼 나타났다. 빛 바랜 자는 토렌트에 훌쩍 올라탄 후, 멜리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잡고 그의 뒤에 올라탄 멜리나는 생각했다. 그녀의 동행이 빛 바랜 자여서 다행이라고. 이런 자상하고 강인한 남자가 함께라서 다행이라고.

"윽!"

"어디 아파?"

"아니, 갑자기 허리가... 괜찮아."

이상하게도 아랫배가 일어났을 때부터 지끈거렸다. 거기에 뭔가에 눌리기라도 한듯 허리도 뻐근한 것이 아닌가.
아마 잠을 잘못 잤는 모양이다 생각하며 멜리나는 빛 바랜 자의 허리에 손을 둘렀다.

"천천히 출발할게."

"...배려해줘서 고마워."

토렌트가 천천히 걸어 북쪽을 향하기 시작했다. 오늘 내로 대승강기를 지나 알터 고원에 진입하는 것이 둘의 목표였다.
영마의 걸음에 박자를 맞춰 고개를 흔들거리며 빛 바랜 자는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그의 허리춤에는 작은 병이 걸려 같이 흔들거렸다.
이제는 빛을 잃은 '별의 물방울'이 들어있던 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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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한 새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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