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제가 부패병에 걸리게 된 계기를 설명드리자면...
그날은 매우 운수 안좋은 날이었습니다. 아침에 친구와 함께 엘레의 교회에 들러서 손가락약만 사려했는데 실수로 칼레를 죽여 살인범 누명을 쓰게되었고, 그 길로 친구와 토렌트를 타고 케일리드로 도망을 쳤습니다.
이제 살인범으로 누명찍혀 다시는 림그레이브로 돌아갈 수 없었기에 이 척박한 땅에서 무얼 하며 살아가야하나 막막해할때, 친구가 그만 넘어서는 안될 강을 건너버린겁니다. 케일리드는 붉은 부패가 지역 전역으로 퍼져 호수도 생명도 다들 붉은 부패에 좀먹히는 땅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만 그 친구가 악명높은 부패호수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 것 이었습니다. 저는 재빠르게 친구를 말리려 하였지만 그만 친구가 부패간헐천을 밟게 되었고...저는 그만 그 폭발에 휩쓸려버리고 만 것입니다. 얼마나 지나서일까, 저는 해의 위치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바뀌었을때 깨어났습니다.
처음에는 친구의 상태를 확인할 겨를도 없었고, 단지 부패물이 온몸에 묻은것이 굉장히 찝찝했고, 기분이 나빴습니다. 어떻게든 닦아낸 후에 저는 보고야 말았습니다. 폭발에 휩쓸린 친구는 이미 반쯤 썩은 두개골만 남아있었습니다. 그리고 순간 저는 떠올렸습니다. 어릴 적 책에서 본 '붉은 부패는 생물체든 무생물이든 무엇이든 좀먹어 끝에는 흔적 조차 지워버린다' 라는 내용을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내용을 떠올리기 무섭게 제 손가락 끝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는걸 느꼈습니다. 그래요, 제 손가락을 시작으로 점점 제 몸이 썩어가고 있던겁니다. 순간 형용할 수 없는 구역감이 올라오고, 이후에는 미칠듯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제 몸을 뒤덮었습니다.
현재는 그 상태로부터 약 13일이 지난 상태입니다. 지금은 제 오른쪽 팔은 완전히 썩어들어가 존재조차 하지않고, 이 글은 제 남은 2개의 왼손가락으로 쓴 글입니다. 어제는 보아서는 안될 것을 보았습니다.
어차피 죽을 거, 이왕이면 부패호수 심부라도 보고 죽자 라는 생각으로 부패호수 깊은 곳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부패호수의 중심부에는 깊고깊은 검은 구멍만이 있었습니다. 해가 하늘 정중앙에 떠있을때도 그 검은 구멍 속은 전혀 무엇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구멍을 설명할 단어는 심연, 심연밖에 없을것입니다. 그리고 그 구멍에 손을 집어 넣으려 하는 순간...그 구멍에서 무시무시한 악의가, 어마무시한 수의 인간성이 쏟아져 나왔고, 그 모습은 마치 "암흑의 물보라" 같았다고 해야겠지요. 급하게 나무 뒤에 몸을 숨긴 저는 마침내 목도하고 만 것입니다. 시뻘겋게 빛나는 여러개의 눈, 무시무시할 정도로 커지다 못해 거대해져버린 그 왼손을, 그리고 몽둥이인지 지팡이인지 구분이 안가는 수준의 지팡이를요. 이내 그는 호수 속에 손을 집어넣더니 무언가를 꺼내오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습니다. 제 눈이 잘못된게 아니라면, 그건 분명히 파쇄전쟁 최강의 데미갓 중 한명인, 말레니아님 이었습니다. 그런데 소문으로 듣던 위풍당당한 그 모습이 아닌, 마치 바닥을 닦고 세척도 하지않은 걸레같은 모습의 말레니아님 이었습니다. 그분은 이내 주문을 외우더니, 순식간에 손에 들고있던 말레니아님을 4조각으로 만드셨고, 그 4조각에서 인간성 같은것들을 뽑아내어 지팡이에 담으셨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구멍속으로 돌아가셨는데, 아직도 그 당시의 장면이 머리속에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아래는 제가 목도한 그분을 힘겹게 그려낸 초상화라고 해야겠네요.
저는 곧 죽겠지만 이 한마디만은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이분을 목도하신 분들은, 재빠르게 엎드려 하수인이 되거나 양분이 되셔야합니다. 그것이야말로 그분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행동이니까요.
우라실 시가지에서 검거
두손가락 됐네 - dc App
안녕하세요, 두 손가락 읽는 엔야라고 합니다.
그분도 부패병에 걸려 돌아가셨다네요
계좌남겨
틈땅은행 697458774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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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조 지하에서 검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