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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아멜리아의 크고 푹신푹신한 품에서 일어난 멜리스가 가장 먼저 한 건 방 옆에 있는 제단에 기도를 올리는 것이었다.

 

그가 교회 밖으로 먹을 것을 구하러 나갈 때마다 짬짬이 적당한 물건들을 물색해두었고, 며칠 전에 그녀가 낮잠을 자는 사이 작은 나무 제단에 이제는 아무도 믿지 않을 잊혀진 신의 조각상을 치워버렸다. 그 장소에 조심스럽게 나뭇가지를 세우고 찢겨졌지만 여전히 부드러운 리넨 천 쪼가리들을 그녀의 몸에 상시 감겨있는 그 하늘하늘 휘날리는 색이 바랜 붕대들처럼 감았다. 피는 그의 것을 썼다. 이제 그의 손톱도 제법 날카로워져서 그의 몸을 그으면 핏방울이 떨어질 정도는 되었으니까. 그 뒤에 아멜리아가 먹고 남은 짐승들의 뼈를 낡은 새끼줄로 모아 그녀의 머리에서 기품 있게 솟아난 뿔처럼 꾸며 나무조각의 머리에 붙여두었고, 재단의 아래에는 마을 곳곳에서 아직도 무성하게 자라난 꽃들을 고이 뉘였다.

 

아멜리아가 그 조잡한 제단을 처음 봤을 때, 그녀는 멜리스를 그저 꾹 안아줄 뿐이었다. 어찌나 힘이 강한지 그녀의 품 안에서 질식할 듯이 뼈가 아스러질 것 같았지만 그렇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자신도 기분이 매우 좋아졌다. 그날 밤까지 기다릴 것도 없이 아멜리아는 그 커다란 입을 벌리고 그의 몸을 마구 혀로 핥아댔다. 아마 그의 옷에서 그녀의 강한 냄새가 며칠 동안 떠나지 않을 것이었지만 오히려 좋았다. 그녀의 냄새는 이미 주위 야수들에게 공포로 각인되었으니까.

 

그날 주위가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둘은 서로의 몸을 탐한 것 같았다. 적어도 멜리스는 그렇게 느꼈다. 도저히 지치는 기색이 둘 다 보이지 않았으니까. 아멜리아가 그에게 축복을 내려준 거라 생각했다. 실재로 존재하고, 강하고, 아름답고, 흉포한 그만의 여신… 그가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의 공포는 이미 그의 머릿속에서는 깨끗이 잊혀졌다. 이제 그녀의 날카로운 이빨은 그에게 경외감을 불러일으켰고, 그녀의 커다란 손은 아주 안전하고 능숙하게 그의 몸을 어루만졌다. 그리고 그녀의 안은 정말 따스하고 인자한 어머니의 품이었다. 그녀의 품 안에서 그는 악몽을 꾸지 않았다. 그녀가 항상 곁에서 으르렁거리며 무서운 야수들과 잔인한 사냥꾼들, 그리고 횡설수설하는 병자들을 몰아내주었다. 그도 그녀처럼 강해졌으면 좋겠다는 부러움이 들긴 했지만 말이다.

 

멜리스는 입맛을 다셨다. 목이 말랐다. 혀가 이에 닿을 때마다 날카로움이 느껴졌다. 그의 혀도 이제 까칠까칠 해져서 별로 상관은 없었다. 처음엔 그의 입에서 피가 줄줄 흘렀다. 피가 흐를 때마다 아멜리아가 햩아주면 아픔이 가시긴 했지만, 상처가 아물 만하면 다시 피가 흘렀다.

 

그럴 때마다 아멜리아는 젖을 그에게 물렸다. 그녀의 가슴뿐만이 아니라 그녀의 배에도 털에 가려진 작은 꼭지들이 있었다. 그녀의 배가 점점 불러와서 그 곳에서 젖이 나오는 걸지도 몰랐다. 사실 처음엔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젖을 받아 마셨다. 마실만할 물을 구하기 힘들었고, 피를 마시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이젠 그는 몇 시간 간격으로 그녀의 성수를 탐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오한이 나고 몸이 벌벌 떨리고, 온몸에서 두드러기가 나오는 것처럼 가려워 그의 날카로워진 손톱으로 피부를 마구 긁다가 피를 줄줄 흘러대곤 했다. 몇 번이고 그런 일이 일어나자 언제부턴가 그러기 전에 아멜리아는 그에게 그녀의 가슴과 배를 내주었다.

 

변화는 처음엔 천천히 일어났지만, 이제는 부정할 수 없었다. 단순히 손과 발을 다듬을 시간이 없어서 손톱과 발톱이 아멜리아의 것처럼 날카로워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의 입에서 날카로운 이가 분명히 자라나고 있었다. 거기다 이제는 아멜리아의 냄새를 더 잘 맡을 수 있게 됐으니까.

 

아직은 부끄러워서 그녀에겐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사실 인간이라도 아멜리아의 몸에 항상 있는 피 냄새는 맡을 수 있었지만, 그 특유의 체취를 같은 교회 안이 아니라 멀리서도 맡을 수 있을 리는 없었다. 거기다 피 냄새 말고도 그녀의 젖의 냄새, 털의 냄새, 침의 냄새까지 맡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인간이라면 말이다.

 

무서워해야 하지 않았을까? 멜리스는 아직 고이 잠들어 배가 천천히 올라갔다 내려가는 아멜리아의 배를 더듬으며 생각했다. 이젠 제법 둥글게 부풀어 올라 있었다. 그가 털을 쓰다듬을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 만족한 듯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의 손에서 그녀의 꼭지가 느껴졌다. 힘을 살짝 주자 곧 그의 손이 축축해졌다.

 

하지만 왜?

 

그런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길어진 혀로 그의 나날이 날카로워지는 이가 느껴지는 게 기분이 좋았다. 그녀가 준 고기를 먹을 때 이젠 웬만한 뼛조각들은 다 씹어먹어서 그 안의 골수까지 맛있게 먹게 되니 좋았다. 야수들이 그를 습격할 때 그가 손을 휘두르자 놈들이 깨갱거리며 물러나는 게 보기 좋았다.

 

충분히 꼭지가 솟아오른 것을 확인한 뒤, 그는 입을 갔다 대었다. 그녀의 성수가 흘러나왔다. 그의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확실히 그의 몸의 털도 더 많이 자라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옷을 입을 필요는 없으니 그것도 나쁘진 않았다.

 

그녀가 깊고 낮은 목소리로 갸르릉거렸고, 곧 그녀의 커다란 손이 그를 감쌌다. 그녀의 푹신한 털이 느껴졌다.

 

아멜리아처럼 강하게 될 수만 있다면…

 

멜리스는 더욱더 힘차게 빨았다. 갓난아기처럼. 그는 미약한 인간이 아니였던가? 그의 여신이자 어머니인 아멜리아가, 그를 좀 더 강하게 만들어주려 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자식을 키워야 했으니까.

 

그래, 내가 그녀의 남편, 아니 수컷이자, 그녀의 아들이야. 나는 다시 태어나는 거야. 더 강하고, 여신에 걸맞은 신자의 모습으로…

 

멜리스는 몇 번이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녀처럼 아름다운 꼬리를 가지고, 풍성하고 윤기나는 털로 온몸이 뒤덮이고, 팔을 한번 휘두르는 걸로 야수들을 부서트리는 그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리고 그 상상은 현실이 될 것이었다. 그가 그녀를 계속 섬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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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뒤, 한 사냥꾼이 교회에 들어왔다. 위협적으로 이를 내보이고 자세를 낮춘 채 으르렁거리는 아멜리아를 보자마자 그는 빠르게 구르며 그녀의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그는 특별히 제작된 탄환으로 장전된 총을 그녀의 움직임을 예측해 빠르게 쏘아댔다. 피가 주위에 흩뿌려졌고, 그녀는 크게 울부짖었다.

 

사냥꾼은 만족한 듯 미소를 지으며 낫을 꺼내 그녀의 목을 베려고 했지만, 곧바로 어깨에 통증이 느껴졌다. 뒤를 돌아보자 그녀와 비슷하게 생긴 야수가 그의 어깨를 물고 있었다. 좀 많이 작았긴 했지만 그의 입은 그녀처럼 빽빽하게 이로 가득 차 있었다.

 

야수는 분명 변이된 성직자 한 명 뿐이라고 했을 텐데….

 

그게 그 사냥꾼의 마지막 생각이었다. 그의 어깨를 크게 물은 야수는 주저하지 않고 이번엔 사냥꾼의 목을 물었다. 바닥에 흩뿌려지는 피는 야수의 것이 아니라 사냥꾼이었다.

 

멜리스는 사냥감이 죽은 걸 확인하고, 재 빨리 달려가 아멜리아의 상처를 살펴봤다. 다행히도 급소를 피해 총알이 박혔고, 그의 손이 앞발로 변형되긴 했지만 잘 움직인다면 어떻게든 빼낼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아멜리아가 부들거리며 다시 울부짖자, 멜리스는 그의 길다란 혀로 그녀의 상처를 햝았다. 그녀가 처음에 그에게 해준 것처럼. 아멜리아의 숨소리가 느려지며 서서히 안정됬다.

 

멜리스는 처음으로 야수가 되지 않은 인간을 죽였지만, 공포와 절망보다는 만족감을 느꼈다. 그의 짝을 그녀의 수컷답게 그가 물리쳤으니까. 게다가 이 사냥꾼은 이제 점점 배가 불러가는 아멜리아에게 좋은 영양분이 될 것이었다.

 

그의 입으로 사냥꾼의 시체를 빠르고 능숙하게 찢고 해체한 뒤, 멜리스는 그의 입으로 고기와 뼈를 물어 그녀의 벌린 입에 넣어주었다. 그녀의 앞발이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멜리스도 그의 앞발을 들어 그녀의 머리에 손을 대었다.

 

아멜리아, 나의 여신이자 나의 어머니, 그리고 나의 아내여. 그는 조용히 으르렁거리며 속삭였다. 그녀도 고개를 들어 싱긋 미소를 지었다.



(원본-수인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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