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맨을 잡으면서 물 흐르듯 자연스레 다음 계획을 세웠다
그게 뭐냐면, 떨어지자마자 벽에 기대있는 망자 병사를 처리하고 바로 옆의 레이피어를 먹은 뒤 소리에 이끌려 온 날개 기사까지 죽이는 것.
꽤 오랜만이라 손가락이 잘 안움직이긴 하지만,몇년간 쌓인 짬밥을 감안하면 분명 계획은 순조롭게 흘러갈 것이 틀림없었다
그랬을 터였다
분명 그랬을 터인데..
정작 계획에서 제일 까다로운 요소인 날개 기사의 위치를 확인하지 않아서 덕분에 호되게 당해버리고 말았다
손가락 뿐만 아니라 사고도 녹슬어버린 것이 분명하다
적의 공격을 피해 급히 도망친 곳은 막다른 길이었으나.. 그래도 침착함을 되찾고 빠르게 길을 찾아 탈출하는데 성공,
이후 숏컷을 열기 위해 고요한 살의가 가득한 광장을 빠져나가 계단을 오른다
숏컷 엘베를 목전에 두고 맞닥뜨린 것은,어디에나 널려있는 망자 병사.
딱히 상대하기 힘든 적도 아니었기에 쉽게 처리할 수 있었으나 그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저 녀석은 호전성 높은 망자 4마리를 불러들이기 위한 미끼였을 뿐이라는 것이고,
그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내 몸이 반쯤 갈라져 온몸으로 피를 왈카닥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적들이 달려온다
이대로 죽고 마는 것일까.
살아남았다,
그것도 정말 아슬아슬하게.
첫 돌진 공격은 막아냈으나 방어가 무너졌고
이후 무리한 선공을 하려다 부러진 직검에 난도질 당해 정말로 절명할 위기에 처했으나,늦게라도 굴러서 마지막 타격을 피한 덕분에 살 수 있었다
이제 기대하고 고대하던 숏컷을 향해 발걸음을 옮길 때.
천신만고 끝에 마침내 숏컷을 열었다
마음 같아선 30걸음도 안되는 화톳불에 달려가 에스트만 채운 뒤 바로 보스를 잡으러 가고 싶었지만
풍전등화와도 같은 상태로 망자 무리와 사냥개들을 뚫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있었기에..
위험한 모험 대신 안전하게 챙길 수 있는 것만 챙기고 귀환의 뼛조각을 사용해 제사장으로 귀환하는 길을 택했다
쌓인 소울이 많다.
이제는 지친 심신을 회복해야 할 때..
잘했다. 전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