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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누구 계신가요?"

등불 찾는 하이타는 주변에 누군가가 있을까 물었다.

아니나 다를까, 한 빛바랜 자가 자신 앞에 섰다.

"혹시 당신이 샤브리리의 포도를 가지고 계신다면

제게 베풀어 주실 수 없으신지요?"


"아아, 물론이지, 아가씨.

빛바랜 자는 절그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의 '짓무른 포도'를 하이타에게 건내었다.


"빛바랜 자, 아무래도 이건 포도가 아닌 것 같은..."


"아니, 포도다."


뭔가 이상했다. 전에 먹어본 포도와는 달리, 털이 수북했다.

뭐... 그럴 수 있었나. 틈새의 땅에는 재미있는 일이 많으니 말이다. 털 난 포도 정도야 용납 될 것이다.


"ㅈ..좋아요. 친절한 분."


하이타는 포도를 천천히 쓰다듬기 시작했다.
까끌까끌한 감촉이 기분 나빴으나, 포도는 포도였다. 무녀가 되기 위한 여정에 비하면 털 난 포도는 아무것도 아니였다.

하이타가 포도를 쓰다듬자, 포도의 줄기가 서서히 비대해지기 시작했다.
역시나 상관 없었다. 
틈새의 땅에는 재미있는 일이 많으니 말이다. 실시간으로 자라나는 줄기 따위야 용납 될 것이다.

그 뒤로, 하이타는 살짝, 평소의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포도를 짓눌렀다.
그래야 맛이 좋았기에....







-콰직



"어.?"


아아, 포도는 터지고 말았다.
1억개의 황금 종자와 함께, 빛바랜 자의 꿈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