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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저녁,

나는 프갤럼들 떼씹하는 곳에서 수만 리나 떨어진

다크소울 갤러리 외딴 곳에서 오래 된 공략글을 보다가 잠깐 잠이 들게 되었다.


그 곳은 발길이 끊긴 지 오래라,

코옵 사인 대기소에서 하염없이

야생 코옵에 불려가기만 기다리는 빛바랜 자들보다도

훨씬 더 외로운 신세였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화면 보호기라도 켜질 무렵에

이상하고 불쾌한 목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었을 때에는 얼마나 놀랬겠는가!

그 댓글은 이러한 말이었다.



"아저씨, 나 리마 하나만 사줘 .."


"응?"


"나 리마 하나만 사줘."



나는 뒤잡이라도 맞은 사람처럼 후다닥 뒷 구르기를 하며 일어서서 눈을 비비고 자세히 쳐다보았다.

날 교묘하게 쳐다보는 웬 유동 새끼가 하나 보였다.


그 때 나는 눈이 휘둥그래져서 이 허깨비를 쳐다보고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이미 뒤진 갤에 내가 있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유동 새끼는 분명 갤을 잘못 찾아온 것임에 분명하다.


몹시 돈이 없었다든가, 몹시 세일을 기다리고 있었다든가, 몹시 할 일이 없었다든가.


이윽고 나는 말문이 열려 이렇게 말했다.



"내가 네 친구도 아닌데 .. 왜 리마를 사달라고 하는 거니?"


그러자 그 유동은 아주 중대한 일에 관한 것처럼 가만히 같은 말을 되뇌었다.


"아저씨 .. 나 리마 하나만 사줘 .."



너무 이상한 일을 당했을 때는 감히 그것을 거역하지 못하는 법이다.


이미 다 뒤진 갤, 마땅히 답변해줄 사람도 없는 자리에서 이 짓거리는 도무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내가 당시에 할 일도 족히 없었고 이 유동이 하는 말에 흥미를 느꼈던 터라
스팀 상점 페이지를 열어 이 유동 새끼와 살짝 장단을 맞춰볼까 싶었다.


내가 그의 말을 들어준다고 생각했을까,

유동은 말을 마저 이어갔다.



"벌써 699트째야. 리마는 세일도 안 해."


"나는 프롬갤에 구걸글을 너무 많이 써서 이미 720시간 차단을 먹었어.

그러니 내가 여기 있는 걸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 리마 하나만 사 줘."



나는 남에게 베풀어 본 적이 없었던 고로

주제를 살짝 비틀어 그에게 넌지시 엘든 링 같은 다른 게임을 할 것을 종용해 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유동 새끼는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아니야! 아니야! 내가 언제 엘든 링 하고 싶다고 했어?
나는 이미 엘든링 1000시간 넘게 했어. 더 이상 하고 싶어도 재미가 없어.
리마가 재미있다고 하니까 나는 리마를 꼭 해야겠어. 나 리마 하나만 사 줘."


나는 하는 수 없이 스꼴라를 추천해 보았다.


"틀렸어! 이건 똥겜 냄새가 잔뜩 나는데. 게임에 병이 들었어. 리마를 사 줘."


이 유동에게 데리지널은 어떨까.


"아니야! 이 게임은 너무 늙었어. 게다가 나는 플스도 없는 걸 .."


저렴한 할로우나이트를 추천해보자.


"이거봐, 아저씨 .. 이건 소울라이크가 아니라 싸구려 메트로베니아인걸. 그리고 나는 리마를 원해."



나는 이미 다크소울 갤에서 125 어둠캐 정보를 얻었기 때문에, 더 이상 불투를 참을 수 없어

과거 85% 세일 할 때 터키계정으로 사둔 2500원 상당의 코드베인을 이 유동에게 던져주고 그만 불투를 하러 가기로 했다.



"이건 선물용 꾸러미다. 네가 찾는 리마는 이 속에 있다."


천만 다행으로 이 유동 게임재판관의 얼굴이 비로소 환해졌다.


"이게 바로 내가 찾고 있던 게임이야! 이 게임은 최적화가 어떻게 될까, 아저씨?"


"왜?"


"내 컴퓨터는 아주 성능이 구리기 때문이니까 말이야 .."


"그거면 넉넉해, 리마도 어쨌든 옛날 게임이니까."



유동은 나무위키에서 미리 검색이라도 한 것일까,

최적화라는 주제에서 싸함이라도 느낀 것일지 내가 페이지를 닫기도 전에 선물상자를 까 보더니

선물의 정체를 깨닫고 프롬갤에 통피로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친추해서 코드베인같은 씹덕게임으로 좆 비비노. 호감고닉 고로시 들어감."



이렇게 해서 나는 이 화가 잔뜩 난 통피와 얽히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