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내가 살던 동네 근처에 부잣집 누나가 살고 있었는데 그리 똑똑하진 않아도 착하고 예뻐서

친구들이랑 자주 놀러가곤 했음 근데 어느날 이 누나가 사라져서 동네가 발칵 뒤집어진 적이 있음.


이장님 까지는 아니어도 누나네 집은 동네 지주였고 원한 살 일을 한 적이라곤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다들 걱정하던 분위기 였음. 그래서 동네 파출소도 동원하고 이런저런 방법을 써봤지만

진전은 생기지 않았음.


어떤 아줌마는 누나가 죽었다고도 얘기했고, 누구랑 정분이 나서 부끄러움에 동네를 나갔다고는 했지만

아무도 대놓고 얘기를 하지는 못했음.


거기에 일이 하나 크게 더 터진거임. 나한테는 듬직한 형이었고, 이장님 아들래미 친구였던 동네형이

무작정 찾아나선다고 집에 있던 진돗개를 데리고 산을타고 실종되어 버렸던 것임.(A형이라고 부르겠음)


A형은 부모없이 혼자서 자랐지만 동네 남자애들 사이에선 나름 대장놀이도 하고 따르는 애들도 제법 있었는데다

이장님 아들이랑 포수 고씨 아저씨댁 막내아들, 그리고 말수 적은 누나 이렇게 넷이서 골목대장을 해서

이미지도 꽤나 좋은 편이었음.


그런 A형을 다시 만난 건 그 사건이 진정된 지 몇년후였는데, 전의 자신만만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반병신이 되어서

내 얼굴도 못알아보는 거임. 너무 놀라서 형은 가까운 병원으로 데려갔고, 나는 이 일에 뭔가 있다고 느껴져서 주변을 얼마간 서성였음.


그러다가 형의 옷에 검댕이가 많이 묻어있었던 게 기억났음. 그래서 나는 혹시 몰라서 경찰에 연락을 걸고

의심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음.


내가 살던 동네에는 딸부잣집으로 유명한 가족이 있었는데, 그 집 주인 아저씨는 머리는 좀 모자랄지 언정 

우리나라에서도 손에 꼽히는 숯 장이였음.


당시는 산업화가 한창 활발할 시기라 아저씨의 기술은 우리 동네에서도 인기가 많았는데 

그것 때문에 아무도 아저씨를 의심하지 않았던 거임.


아니나다를까 그 아저씨의 집에는 지하실이 있었고, 거기에는 시체나 다름없는 상태로 살아있는 누나가 누워있었음.

잠시뒤에 경찰이 와서 누나는 기적적으로 구출되었고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 해 보였음.


내가 살던 동네에는 와전되어서 A형이 누나를 구했다느니, 영웅이라느니 뭐 그렇게 와전된 것 같지만

나한테는 뭐 아무런 상관이 없었음. 궁금한 건 따로 있었으니까.


누나가 내가 갔을때도 살아있었다는 것은 최근 까지도 그 아저씨가 있었다는 건데

몇달이 지나도록 아저씨의 행방은 경찰도 찾을 수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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