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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븐, 당신은 휴식이 필요합니다.”




여느 때와 같이 임무를 마치고 온 뒤 에어는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쉬어도 똑같다.


늘 차가운 침대에 누워 멍하니 있을 뿐이니, 차라리 임무를 나가는 게 낫다.


에어에겐 미안하지만 필요없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레이븐, 당신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오랜 기간을 싸워오며 지쳤군요. 그 투박한 손으로 부드러움을 느낀 게 언제인가요.”


“지금은 어쩔 수 없잖아. 네 부탁을 위해서라도 난 싸움을 계속해야만 해.”


내가 짜증섞인 말투를 내자.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



“레이븐.”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눈을 감고 당신이 원하는 여성의 모습을 상상해주세요”


“당신이 상상해준다면, 제가 그 형상을 뇌에서 증폭시켜 아주 잠시 육체의 흉내를 낼 수 있습니다.”


“레이븐, 당신의 차가운 몸에 따뜻함이 깃들기 원합니다.”


“제 부탁을 들어주실 수 있나요.”



에어의 진심어린 부탁에 마음이 흔들렸다. 

비록 상상 속에서라도 그녀의 힘으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좋아.”



“그럼 이제 눈을 감고 상상해주세요.”



나는 눈을 감고 여성의 모습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생김새는 어떻죠?”


생김새…? 하지만 난 제대로된 젊은 여성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늘 화면 너머로만 알기에 제대로된 상상이 힘들다.



도저히 떠올릴 수가 없자. 에어의 모습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저의 생전 모습 말인가요. 레이븐…?”


“그냥 평범한 여자였습니다.”


“몸매나 생김새는 어땠는데”


“레이븐, 당신이 원하는 모습을 상상해주세요.”


“그게 안되는 걸 어떻게 해. 그냥 니 모습을 형상화해줘. 에어.”


“알겠습니다. 그게 당신의 바램이라면…. 정말로 괜찮습니까?”


“괜찮아. 에어, 나도 너를 어루만져주고 싶어”


“….”


“레이븐, 눈을 감아주세요”



어둠 속에 잠기고 오랜 시간이 지났다.


잠에 들 때 쯤에서야 빨간 단발의 모습이 잠시 스쳐지나갔다. 가녀린 다리와는 상반된 큰 젖가슴의 형상이 흐릿하게 보인다. 


확실하진 않지만 나체의 여성이었다. 저게 에어일까.


갑작스레 모든 형상이 사라지고 어두움만 남았다.



“에어?”


“왜 이래. 문제라도 생긴거야?”



슬며시 달콤한 향기가 나기 시작한다. 


누군가 뒤에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빠르게 몸을 돌리려 하던 찰나 그 사람은 뒤에서 나를 와락 안았다.


여성의 손길과 풍만한 젖가슴이 느껴진다. 너무나도 부드럽고 따뜻하다.


도대체 얼마만에 느껴보는. 


분명히 에어다. 그녀의 따뜻함이다. 


나는 뒤돌아 에어의 모습을 직시했다.



“레이븐…, 제 모습이 보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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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1, 재조정이 끝났다. 환청이 사라졌으니 이제 임무에 집중할 수 있겠군.”


“다음 임무를 준비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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