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인적으로 노예기사 게일을 캐릭터로서도 보스로서도 좋아한다. 보스로서 좋아하는 이유야 브금 패턴 간지 컷신 재미 난이도 등등 많고 당연한 거지만, 캐릭터에는 원래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 생각해보니까 캐릭터도 꽤 잘 만든 편이었다.
물론 노예기사 게일의 서사 그 자체는 아리안델에서 갑툭튀해서 다크 소울 3부작의 최종 보스 자리를 꿰찬다는, 보크가 뭐 황금 실의 재봉사 보크 같은 이름으로 황금 나무의 그림자 들크 보스 되는 급의 뜬금없음 때문에 욕을 많이 먹었지만, 나는 그것보다 게일이 상징하는 바에 더 초점을 두고 싶었다.
프롬뇌를 조금 돌려보자면, 게일이 태생부터 노예기사로서 멸시받고 천대받은 이유가 궁금했는데, 게일이 쓰고 있는 빨간 모자가 생각났다.
검은 모자면 갑자기 그레네인과 함께 회귀성 원리가 발동되겠지만, 빨간 모자라 하니 다크 소울 1의 소론도 봉인자들이 갑자기 떠올랐다. 셋 중 잉그와드는 소론도에 남아 사명을 지키고 있었고, 나머지 둘 중 한 명은 로트렉의 동료가 되었다가 선불자에게 뒤가 따였고 또 한 명은 병자의 마을에서 사람들을 치료하다 명을 달리했다는 설이 지배적인데, 나는 이 중 마지막, 병자의 마을로 향한 봉인자, 혹은 적어도 잉그와드를 제외한 도망자 둘 중 한 명이 게일의 조상이라 생각했다.
소론도가 심연에 심취했다가 엘리멘탈 마스터 그윈에게 수장되었다는 사실은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할 테니, 그 봉인자들 3명의 행방도 다크 소울 세계의 사람들에게 알려져있다 가정한다면, 봉인자 중 잉그와드를 제외한 나머지 두 명, 혹은 싸잡혀 그냥 모든 봉인자들의 자손들은 대대로 심연을 봉인하겠다 맹세해놓고 그 맹세를 버리고 도망친 비겁자들의 아이들이라 멸시받은 게 아닐까?
또 게일은 첫 등장부터 죄를 사해준다는 죄의 여신 베르카의 동상에 기도를 올리고 있다. 물론 하는 대사 자체로서는 버려진 자들이 향하는 아리안델 회화세계와 그 세계를 불태우고자 하는 화가 소녀의 목적에 대한 암시인 것도 있겠고, 에레미어스 회화세계를 거의 복붙해놓은 수준인 아리안델 회화세계로서 리마 맵 중 베르카의 흔적이 가장 강하게 나타나는 에레미어스 회화세계에 대한 14,189,247번째 오마주인 면도 있을 것이다. 또 백교의 수레바퀴 기적을 사용하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백교의 계약자일 게일이 한때 백교에서 섬기던 여신인 베르카에게 우리의 결의를 지켜봐달라는 기도를 올리는 것도 이상할 것이 없지만, 다르게 생각해본다면 게일은 사명을 저버리고 도망친 선조들의 죄, 그리고 어쩌면 그로써 자신에게까지 내려온 죄를 사해줄 것을 기도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게일의 빨갛고 뾰족한 모자, 그리고 태생부터 노예였던 신분도 설명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 경우라면 불의 시대가 봉인되어있던 어둠에게 잠식당하며 심연에 맞서겠다 맹세한 자들의 마지막 후손마저 인간성에게 잡아먹혀 폭주한다는 비극이 완성되기도 하고.
게일과의 마지막 만남인 전투에 대해서도 매력적인 부분이 많은데, 이 싸움은 황무지라는 배경에서도 나타나듯 (물론 반대되는 프롬뇌도 많지만) 시간의 끝이자 모든 것의 종언에서 벌어지는 전투다. 그런 비장미가 프롬다운 멋이기도 하고. 그런데 한편으로 이 싸움의 목적이자 결과는 새로운 세계, 화가 소녀의 회화세계의 창조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생각해볼 때, 게일은 종말과 새로운 창조를 동시에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고리의 도시 시점에서 네 창조신 중 그윈의 유산은 이미 어둠에 파먹힌 채 사토 아래에 묻혔고, 이자리스의 마녀의 후손들은 이미 옛 제사장에서의 싸움을 끝으로 멸족되었고, 시스의 딸은 재의 귀인에게 복수하려다 죽었고, 니토의 흔적은 오래 전에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난쟁이가 찾아낸 인간의 어두운 영혼만큼은 최후의 최후까지 살아남아 가장 보잘것없는 자의 안에서 끝내 인간을 넘어선 신적인 힘을 휘두른다. 나는 이 아이러니가 좋았다. 불의 시대의 신들과 그 아이들조차 모두 죽거나 영락한 와중에도 인간성의 어둠은 오히려 더 큰 잠재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는 대비도 멋졌다. 정말 불의 시대는 끝장나버렸다는 느낌이 강렬했다.
그런데 게일이 몸 안에 담은, 난쟁이 왕들의 어두운 영혼의 피는 싸움 이후 화가 소녀의 손에서 안료가 되어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게 된다. 이렇게 본다면 게일은 불의 시대의 종언을 상징하는 동시에 새로운 세계의 창조신이 되는 것이라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죽음과 함께 자신의 몸에서 나온 것으로 세계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북유럽 신화의 이미르나 중국 신화의 반고와 같이 죽음으로서 그 몸의 구성물로 세계를 창조하는 거인이라는 모티브와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 게일은 3페이즈부터 인간성으로 청색 벼락을 내리치게 만드는데, 그윈의 기적 태양의 창의 다크 소울 3 버전 설명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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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된 장작의 왕 그윈의 기적
태양의 창을 던진다
그윈의 고룡 사냥
이는 불의 시대의 시작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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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이나 2에서는 그 위력만이 강조되었는데도 갑자기 3에서 이렇게 창조신 그윈의 권능이라는 점이 강조된다는 점은, 물론 종말의 시대인 3만의 감성인 점도 있겠지만, 어쩌면 게일이 불의 봉인에서 해방되기 시작한 어두운 영혼의 힘으로 벼락까지 부리기 시작하며 새로운 세계의 창조신이라는 위치까지 올라섰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뭐 아무튼... 이렇게 주절주절 써봤자 어차피 지금 게임을 할 수도 없는 처지고 할 수 있다 해도 어차피 ☆플스 최고회차 게일 불사대 컨셉팟☆ 같은 거나 연 다음엔 미디르 노강팟 좀 만지작거리다 원래 하던 대로 블본이나 엘 돌리러 가겠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게일을 캐릭터로서도 보스로서도 좋아한다.
바보같은 망상글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꺼내보고 싶었어요
그나저나 화가 소녀는 반룡 프리실라의 후손인 걸까요?

장비 설명에만 등장하는 로이드가 게일이라는 프롬뇌도 있던데 로이드는 백교 신앙, 게일은 백교의 수레바퀴 기적을 사용함 로이드와 게일이 각각 의미하는 것은 '회색머리'와 '잿빛' 이것말고 원문에 몇가지 더 있었는데 해외블로그라 못찾겠네
진정한 암탉 패트리1드 Vs. 노예기사 게일 과연 누가 로이드인가
윽... 아리안델은... 불사대다...
프롬뇌는 일단 개추 - dc App
리마스토리 잘몰라서 그런데 시스의딸이 누구 말하는거임 - dc App
아마 프리실라
프리실라가 그윈 딸래미 아니였나 - dc App
반룡이니 프리실라도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시라도 시스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공작의 딸을 자칭하는 점 하며 머리띠의 진주가 리마 식인조개에서 온 점 하며
아 시라가 있었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