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눈물이 투구를 타고 흐른다.
있는 힘껏 깨문 어금니에는 금이 갔으며 온 몸의 근육은 팽팽히 수축해 움찔대며 경련을 일으킨다.
온 들판을 물들인 검은 핏자국,
그리고 그 중앙에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녀였을 고깃덩어리만이 빈 속을 드러낸 채 앉아있을 뿐 풀벌레조차 기척이 없다.
두 번째 거대한 룬을 손에 넣던 날, 원탁의 모두가 나를 기리며 축배를 드는 가운데 그녀는 내게 처연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무슨 일이냐 물어도 그녀는 표정을 거두고 미소지으며 고개만 저을 뿐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았다.
로데리카가 흉중의 말을 털어놓은 것은 그날 밤의 일이었다.
"당신은, 두렵지 않으신가요?"
나는 전사였다. 내게 주어진 첫 번째 생에서 나는 기사였으며 축복이 내려준 지금의 두번째 삶에서도 그것만큼은 변치않는다.
물론 기사란 두려움을 모르는 자가 아니다.
"나의 육체가 찢기고 부서져 상하는 것은 두렵지 않다."
"강적을 만나 고전하는 것 또한 전혀 두렵지 않다."
전부 허세 가득한 자들의' 거짓말일 뿐이다.
왜 두렵지 않겠는가.
전투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팔에 경련이 와 검을 쥐지 못하고
거대한 적이 근육을 부풀리며 내지르는 일격을 피하지 못하는 꿈.
갈비뼈가 으깨지고 팔다리가 뜯겨나간 내 육신을 보며 지르던 비명에 꿈에서 깬 것이 몇 번인지 셀 수조차 없다.
내 생에 있어 나는 늘 전투가 두려웠다.
내가 자신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자 그녀는 그런 나를 보며 왠지 만족한 듯 내 흉곽을 살짝 손으로 쓸고는 곧 잠에 들었다.
그 날 이후로 그녀는 원탁에서 함께 누울 때마다 내게 물었다.
"당신은 두렵지 않으신가요?"
그 물음에 나는 늘 어떠한 대답도 하지 못한 채 엉뚱한 말을 꺼내거나 주제를 돌릴 뿐이었지만 그럴 때마다 그녀는 처음 내게 같은 질문을 던졌던 날처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시간이 지나 드디어 도읍에 입성하던 날.
도읍의 입구를 지키던 트리가드를 간신히 베어넘긴 나는 만신창이가 된 채 간신히 원탁으로 돌아왔다.
온통 검게 그을린 갑옷에 눌어붙어 끓어오르다 못해 검댕이 된 핏자국.
하필 금속갑옷을 입었던 탓에 온 핏줄을 따라 내달린 번개모양의 흉터가 고스란히 남아있던 피부.
붉은 번개로 경련하는 다리근육 때문에 제때 피할 수 없어 억지로 방패를 들어올렸다가 충격에 터져나간 양 손목관절.
내가 보아도 끔찍한 몰골이었다.
다행히 원탁의 수도사 콜린과 기드온 장로의 도움으로 몸은 무사히 회복되었지만 로데리카는 적잖이 충격을 받은 듯 한동안 내게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바람에 며칠간 침상에 누워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동안 그녀는 내게 예의 그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그로부터 시간이 지나,
며칠 전 세 개째의 거대한 룬을 손에 넣은 뒤 간만에 원탁에 방문해 그녀를 만났을 때 또다시 벌어진 축하연 속에서 그녀는 내게 묘한 말을 했다.
"절대 원탁 안쪽의 방에 가시면 안됩니다."
무슨 일이냐 묻자 그녀는 대답했다.
"당신이 떠나시고 얼마 뒤 누군가 원탁에 찾아왔어요. ...지금도 들립니다. 저주를 두려워하고 한탄하며 울부짖는 영혼들의 목소리가. 그리고 끔찍한 미친 저주가. 그 접목이라고 해도 이렇게 되지는 않을 거예요.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끔찍한 꼴을 당한 건지 감조차 잡히지 않습니다."
단순한 살인마인가? 혹은 악귀? 싸우지 않는 원탁은 왕이 되기 위한 빛바랜자의 사명을 이어가는 자들이 모인 곳이지 결코 어중이떠중이들이 죄를 짓고서 피난하기 위한 장소가 아니다
어떤 자인지 낯짝이나 볼까하던 차에 내 눈치를 살피던 로데리카가 입을 열었다.
"...다가가서는 안된다, 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당신같이 강한 사람이라도."
평소와 달리 단호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그녀에게 결국 나는 원탁 안쪽 방에는 가지 않겠노라고 약속했지만 가슴 한켠에는 계속 찜찜함이 가시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밤.
그녀는 오랜만에 내게 예의 그 질문을 다시 물었다.
"당신은, 두렵지 않으신가요?"
어쩌면 원탁 안쪽 내실에 머무른다는 낯선 객에 대한 경계심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고
또 어쩌면 연회에서의 술기운 때문에 튀어나온 단순한 허세였을 지도 모른다.
이유가 무엇이든 나는 그날 그녀의 물음에 "한번도 두려움을 느껴본 적 없다"라며 뻔뻔하게 거짓말을 건넨 나 자신을 영원히 저주한다.
나의 대답을 들은 그녀는 표정이 굳어졌다.
평소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내 살갗을 한번 쓸고는 내 품에 안겨 잠들던 것과 달리 그녀는 등을 보인 채 더 이상 말이 없었다.
그리고 내가 눈을 떴을 때 로데리카는 침상에 없었다.
다만 단정한 글씨로 적힌 "혹시 제가 사라지더라도 절대 신경쓰지 마세요 금방 돌아올게요" 라는 쪽지가 남아있을 뿐이었다.
물론 그녀 또한 빛바랜 자인 만큼, 볼 일이 있어 잠시 원탁을 떠난다 한들 이상할 것은 없었다.
하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이 나를 침상으로부터 당장 뛰쳐 일어나게 만들었다.
전날 연회에서 술을 입에 대지 않았던 콜린에게 혹시 로데리카를 본 적 없냐고 물었다.
"...로데리카씨인지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만, 어제 새벽 잠결에 누군가 원탁 안쪽 방으로 향하는 발걸음 소리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즉시 원탁 안쪽의 방으로 향했으나 방은 이미 비어있었다.
이후로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대로 원탁을 뛰쳐나가 기드온 장로에게 들은 "대변먹는 자"라는 이름이 남긴 흔적을 쫓아 다가오는 적은 모두 찢어죽이며 짐승처럼 돌아다니기를 며칠,
한 방랑상인이 얼마 전 끔찍한 비명소리를 들었다는 들판에 도착해서야 나는 의자에 앉아있는 그녀를 다시 마주할 수 있었지만
그녀는 이미 내가 알던 로데리카가 아니었다.
의자에 앉아 이제야 찾았냐고 웃으며 나를 반겼어야 할 그녀의 얼굴은 붉게 피칠갑이 된 채로 무릎 위에 놓여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마주한 그녀의 양 눈은 모두 파여 잘린 코와 함께 그녀의 힘없는 혀 위에 훈장인 양 바느질되어 있었다.
그대로 시선을 내리자 벌어진 목으로부터 하복부에 이르기까지 베어갈라진 그녀의 속살 사이로 검붉은 성대와 힘없이 매달려 덜렁거리는 식도가 눈에 들어왔다.
...불과 며칠 전까지 내 귀에 속삭이던 그녀의 성대는 흉측하리만치 늘어나 정체불명의 점액질에 덮인 채 불어터져 있었다.
무릎위에 놓인 그녀의 머리 아래에는 그녀의 뱃속에 자리해야 할 장기들이 마치 배설물처럼 쏟아져 나와 쌓여있었고 흉조들에게서나 볼 법한 뿔들이 장기의 더미 사이로 아무렇게나 자라있었다.
차갑게 식어있는 그녀의 장기들은 이미 혈액이 다 빠져 희고 맑아보이기조차 했다.
당장이라도 기절할 것만 같은 충격에 경련하며 꿇어앉은 나는 그녀의 팔을 더듬어 손이나마 잡아보려 했으나 깍지를 끼기는 커녕 손톱조차 없이 서넛이나 될까 싶게 남은 손가락들만을 간신히 붙드는 것이 고작이었다.
대체 얼마나 심하게 몸부림을 쳤으면 등받이 뒤로 묶은 팔이 찢어지고 살이 짓물려 의자가 피로 흥건해질까.
일자로 망설임 없이 갈라진 피부의 단면이 오그라들어 말려있음을 보건대 그녀는 분명 산 채로 이 모든 고통을 겪었으리라.
그리고 아마 이 지경이 되어서까지 간신히 똑바로 앉아있을 수 있는 건 그녀의 팔다리를 묶고 있는 밧줄과 잘린 머리를 대신해 척추와 등가죽을 가로질러 꽂혀있는 긴 나무막대 덕분,
짐승과 새들조차 그녀의 시신에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거부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고깃덩어리 곁에는 이 모든 만행을 저질렀을 "대변먹는 자"가 새긴 메시지 하나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눈물짓는 왕녀의 모판"
피구2라 때문인듯
아 이거구나 상상도 못한 금지어라 뭔가했네
이곳에서 'p'와 연관된 모든 단어들은 불문율에 붙이니까..
그보다 ㅈㄴ 달필이네 왜 아직도 작가 안함?
ㅋㅋㅋㅋ고맙다... - dc App
작가네;; 글을 완전 느낌있게 쓴다
근첩몰이당할까봐 쫄았는데 거맙다,,, - dc App
필력 개지리네;;
순애물도 한편만
순애 개모담 - dc App
선생님..."루리웹"을 하시는겁니까?
으아악아니야 - dc App
글 완전 잘 쓰네 맛있다
고맙다!!
아니다 이 꼴맘아
맛을 아는구만 - dc App
묘사 한두 번 써본 게 아닌 것 같은데 개미쳤다 ㄷㄷ
으 이런거좋아하니 - dc App
3줄요약좀
올렸음 - dc App
이야 글씨체 굵어질때 소름돋네 글잘쓴다 정신 이상해지는데? - dc App
ㅋㅋㅋㅋㅋ고맙다 - dc App
그래서 똥먹자는 왜 찾아간거임
난 갤 국평1을 믿었는데 - dc App
그러니까 이게 내가 똥먹자 안찢어놨으면 우리 귀요미 불량배가 당했을 거란 거지? 휴~
불량리아 게살버거는 못참지 - dc App
아 똥먹자 죽이러가야겠다 이 씹새끼 - dc App
로데리카 왜 죽여 시발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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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의 똥먹자 소설때매 오체분시
글 존나 매력적이게 잘쓰네 이거보고 똥먹자 사냥하러간다
이거보고 똥먹자 전기로 지져죽였다
묘사가... ㄷㄷ
필력추... 따흐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