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알다시피 도가니는 여러 동물들의 신체가 뒤섞여있어서 그걸 무기로 쓰는 옛 황금나무의 세력으로, 현재는 몰락해 그 잔재인 혼종들 정도만이 남았어.
(도가니 기사)
(사자 혼종. 혼종들은 도가니와 달리 신체의 발현 억제가 어려운듯 하다.)
이건 어디서 모티브를 따온건가 해서 생각해봤는데
아마 중국 신화가 아닌가 싶어. 우리가 아는 손오공이나 옥황상제같은 게 아니라 헌원, 복희, 염제등이 나오는 오리지널 신화 말이야.
한번 보자, 다음 이미지들은 중국 신화에서 급이 높은 신들이야.
(중국 신화의 상제, 그러니까 우주의 한 구역 대빵 정도 되는 대신인 염제)
(아마 들어본 사람들도 있을거 같은 여와와 복희 남매.)
(바다의 신 우강)
보면 알겠지만, 중국 신화의 신들은 신체의 상당 부분이 동물의 몸인 경우가 많아. 심지어는 아예 온갖 동물의 신체가 뒤섞인 경우도 많지.
본인도 잘 알지는 못한다만, 학자들에 따르면 과거 중국 사람들은 이런 동물의 몸이 섞인 걸 원초, 그러니까 자연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보고 좋게 여겼다고 해. 틈땅의 과거에 온갖 신체가 뒤섞인 도가니들이 신성시된것과 비슷하지.
여기까지만 봐도 유사한데, 더 유사한 점은 둘다 몰락했단 점이야. 도가니가 결국 황금나무에서 배척당한 것처럼, 중국 신화의 신들도 다른 신들에게 밀려나고 말아. 중국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에 가까운 야성적인 신들보다는 자신들과 닮은 인간에 가까운 신에 끌렸어. 우리가 잘 아는 옥황상제와 태상노군같은 신들 말이야.
이런 인식의 변화는 혼돈이라는 신을 통해서 알수 있어. 이 신은 과거에는 우주의 근원인 혼돈을 상징하는 신격으로서 대우가 좋았지만, 나중에 가서는 불길한 짐승들인 사흉의 하나로 위상이 떨어져.
결국 도가니와 중국 신화의 신들은 신앙의 이유부터 몰락까지 상당히 유사하다고 볼수있겠네.
3줄요약
1. 고대 중국신화의 신들은 도가니처럼 여러 동물들의 신체가 섞여있다.
2. 도가니가 과거에 신성시된것처럼, 중국 신화의 신들 또한 자연에 가까운 원초적 존재로서 신성시되었다.
3. 도가니가 끝내 배척당한 것처럼 중국 신화의 신들도 새로운 신에 밀려나 신앙을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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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뇌추
그런데 도가니가 입고 댕기는 갑옷은 일본식이라고 하던데 얘 기원이 그러면 진짜 어디지
일단 개추
그래? - dc App
말 그대로 도가니니까 이것 저것 다 섞인 듯
날개 달린 고룡들은 중국신화의 '응룡' 이라고도 봐도 될라나 ㅋ
응룡이 번개를 다룬다는 묘사는 없어요 - dc App
비는 있지만 - dc App
맞다 헌원이 벼락의 신이지 - dc App
그러고 보니 거인들은 몸통에 얼굴도 있는 거 보면 '형천' 같기도 하고
그른가? - dc App
형천은 대가리 잘려서 몸뚱아리가 얼굴이 된 건데 얘네는 정반대로 몸뚱아리 얼굴이 적출된 것도 킬포임
엌 - dc App
발상 좋고 흥미롭긴 한데 비단 중국 말고도 세계 여러 곳의 신화에서 반인반수를 신성하게 여기는 사례가 많음 당장 이집트 신화체계만 해도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신들은 동물과 인간이 섞인 듯한 형상을 하고 있음 이집트 말고도 중남미권에서는 뛰어난 전사를 재규어 전사라 부르면서 재규어와 인간이 섞인 듯한 형상의 재규어신을 전투의 신으로 모시기도 했고 인도의 신들도 가루다같은 일부는 반인반수의 모습을 보임 학창시절에 배웠던 토테미즘적 개념의 종교가 발달한 문화권에서는 대부분 인간과 짐승의 합일이 가장 이상적인 조화라고 믿어서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물론 확실하게 이분화하기는 힘들겠지만 이런 반인반수에 대한 인식은 서양보다는 동양쪽에서 좀 더 긍정적이었던 경우가 많았음 중국신화가
그 대표적인 케이스인지라 중국 신화를 예시로 든 건 동양 신화체계에 대한 대유법적 표현으로 사실 굉장히 적절하다고 생각은 드는데 도가니가 몰락하는 과정에 대해서는 중국 신화의 신들의 행보에서 따왔다기 보다는 그래도 엘든 링 자체가 서양적 중세판타지가 모티프인만큼 동양에서는 신성한 존재로 묘사되던 반인반수가 서양에서는 미노타우루스 등으로 대표되는 무찔러야 할 것, 부정한 것 등으로 묘사되는, 즉 같은 존재가 다른 신화체계에서 갖는 양면적인 특성을 표현한 게 아닐까 생각함
확실히 서양 쪽도 사례가 많긴 한데 중국신회가 최고신부터 잡신까지 모조리 반인반수여서 예로 들었음 멀쩡한 놈 찾기가 더 어렵더라 몰락은 그냥 대충 비슷하다 정도긴 함 - dc App
같은 대상에 대한 다른 문화권의 인식 차이를 나타낸 거라는 네 말도 흥미롭긴 한데, 도가니에 대한 인식 차이는 황금나무 내부에서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 것이기 때문에 본문에 나와있는 혼돈의 사례와 더 유사하다고 봄 - dc App
자연과 인간의 관계가 변화하는 것 말이지 - dc App
이집트 신들도 짐승과 인간의 혼합으로 묘사되는데, 아무래도 고대 신화 속 신성이 짐승과 인간의 혼합 형상으로 상징되어 온 걸 가져온 것 같음.
ㅇㅇ 쓰고보니 그거 같긴 함 - dc App
개추
도가니(혼종)의 위상이 변화한것은 신화에서 본래는 대지모신 계열 신앙이 우선시되다가, 기술 발달에 의해 남성신이 주신이 되어가는 거랑도 같아서 의도적인 것이 맞을거임. 동서양 막론하고 볼수있는 구도로 본디 창조신의 위상이던 여신은 세상 만물을 출산하는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니 여러가지 것들이 뒤섞인 존재 그 자체와 같고 자식들은 그 은혜를 받는 존재와 자연의 상징이였는데, 금속과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정착 시기 농경과 전쟁 발달하며 권력구도가 여기에 유리한 남성에게로 옮겨졌음. 그에 따라 신화의 주신들도 여신에서 남성이 되고, 기존 여신은 그 남성신의 반려나 트로피, 혹은 인격없는 대지등으로 변화하게 됨.
아니면 짐승섞인 신들과 자연권화의 상징에서 토벌해야할 마수 짐승 악신 등으로 전락하게 되고 토벌되는 구도로 보여주기도 함. 이러한 내러티브는 여신을 기존의 자연, 남신을 문명과 강철등을 상징하는 식으로 정립되었는데 지혜로운 남성신이 여신의 가호를 받아 괴물을 타도하는 이야기는 실제로는 권력의 역전이나, 모계신앙의 부족이 부계신앙 부족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후 해당 부족의 여성들을 취했다는 식으로 해석되어짐. 곧 다시 말해 약탈혼임. 엘든링에서 라다곤이 주도권을 쥔 후 마리카가 아이를 잉태했다는 게임 속 텍스트 또한 그런 함의를 담은거고.
이러한 약탈혼의 대표적인 존재들이 유목민ㅡ몽골등과, 한국인은 잘 아는 그롬신 얘기인데 이 부분은 제껴두고. 엘든링에서 각 종 변화방식은 기술의 발달과 사회 계급의 발달, 종교의 정립에 따라 정립되는게 잘 보임. 전사 부족에서 기사로의 대체, 새로운 계급의 대두, 종교적 이유에서의 자연철학 지원 등 발달 양식 면에서 역사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들을 고스란히 따왔기에 본문의 지적은 아마 설정 짤 때 의도된 게 맞을거임...
오호 - dc App
핵심은 자연이 점차 경외의 대상에서 정복이나 소유의 대상이 되었다는거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