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하니 귀많은 자보다 더 질나쁜 사내가 있었을 줄이야"

"아무래도 걷지도 못하는 백금인이라고 얕보인 모양이네"

"대체 이 보잘 것 없는 육신의 어느 부분이 그 천박한 정욕에 불을 붙인건지는 모르겠지만 고작 앉은뱅이 여인 하나 이기지 못하는 사내에게 안겨 아양 떨 생각은 없어"

 "...그게 아니라 발이 추워보여서 그랬다고?"

"끝까지 구제불능이구나"

"정말로 그 더러운 손바닥이 내 허벅지를 타고 오르던 걸 못 본 줄 알았나봐?"

"그나저나 당신도 참 불쌍한 사람이긴 하네"

"얼마나 여인에 굶주렸으면 나같은 백금인에게까지 손을 대는 걸까"





"아니, 같잖은 말은 됐어 
더 이상 너따위랑 말 섞고 싶지않아"

"여기서 비루한 꼴로 숨통이 끊어지기 싫으면 당장 그 비부절 조각을 이리 넘겨"

"그건 너 같은 천박한 자의 손에 있어도 될 물건이 아니야"

"...의외로 완고하네"

"그럼 셋을 셀 테니 그 안에 결정하도록 해"

"아까 봤듯이 내게 너 따위를 쏘아 죽이는건 일도 아니니까"

"자 ㅅ,"



그녀의 입이 떨어지기도 전에 비부절 조각을 바닥에 내던지고 뒤돌아 흐느끼며 동굴로 뛰어가던 중 그녀의 웃음소리가 마치 등을 쑤시듯 들려왔다

"어흐흐흑 더러운 백금인년, 더러운 백금인년, 더러운 백금인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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