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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든링 dlc. 황금 나무의 그림자에 대한 유저들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뉜다.

출시초, 난이도 문제로 스팀 '복합적'까지 내려갔던(지금은 대체로 긍정적을 유지중이다.) 평가와 별개로
DLC 역사상 가장 빠르게 500만장이 팔리는 대기록을 쓰기도 했다.

얼핏보면 모순된 것 같은 두 현상이, 어떻게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일까?


나는 한 번 비틀어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신기록을 세울만큼 빠른 속도로 팔렸기 때문에,

유입되는 유저층이 다양해졌으며, 호불호가 갈리게 된 게 아닐까?


안녕하세요 전국인정협회입니다.


0. '인정협회'는 어째서 탄생했는가?


본론을 시작하기에 앞서, 당연하다면 당연한 얘기를 깔고가려 한다.

시중에 발매되고 있는 수많은 게임에는 플레이어의 임의로 '난이도'를 조정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

말할 필요도 없이 게임에 유입되는 유저를 늘리기 위함이다.

컨트롤이 그닥 좋지 않거나, 혹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 유저도 이지모드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들며,

나이트메어, 루나틱 등의 어려운 난이도를 따로 제작함으로서, 고인물을 위한 도전욕구를 자극하기도 한다.


모두가 알다시피, 프롬에는 이러한 난이도 조절 옵션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선 다들 잘 알 것이라 생각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모든 플레이어에게 '동일한 게임, 동일한 경험'을 즐기게 하려는 프롬의 의도가 아닌가 싶다.

프롬이 추구하는 근본적인 재미란, '어려움'을 극복함으로서 느껴지는 '성취감'을 플레이어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만약 엘든링을 '이지 모드'로 클리어했다면,

나는 다른 사람보다 약한 보스를 클리어했다는 생각에 성취감은 반감이 될 것이다.

하지만, 게임 내에서 제공해주는 무기나 마법, 영체등을 사용해서 어려움을 이겨냈을 때는 마찬가지의 성공경험을 느낄 것이다.

왜냐하면, 더 좋은 무기를 파밍하러 가는 것 역시 게임의 일부이며,

파밍을 하지 않은 상태로 보스의 강력함을 맛보았기에, 자신의 노력이 보상받았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러한 엘든링의 특성 탓에, 커뮤니티 등지에선 인정협회가 성횡하는 이유기도 하다.

영체를 사용했느냐 아니냐, 사기라고 불리는 무기를 사용했는가.. 등등.

만약 이지-노말-하드 등으로 나뉘어져 있었으면 나오지 않을 논쟁이다.

나는 이 인정협회의 존재 자체가, 프롬 게임의 커뮤니티에선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다크 소울 (r1642 판) - 나무위키


1. 길찾기의 어려움은 의도된 것이다.


자. 앞서 말했듯, 엘든링을 클리어한 유저들의 조건은 가지각색이다.

소울류 게임을 많이 즐기는 고인물들도 있을 것이며,

엘든링이 인생 첫 프롬겜인 뉴비들도 있을 것이다.

엘든링 본편을 어떤 무기와 영체로 클리어했느냐를 따지면 한도 끝도 없다.


엘든링이 시작할때는 전부 레벨1의 원시인이었지만,

dlc 지역으로 진입할때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게임을 클리어한 엘데의 왕이다.

여기서 우리는 질문할 수 있다.

미야자키가 플레이어한테 동일한 '시련'을 주길 원한다면, 어떻게 dlc를 만들어야 하는가.

많은 유저들이 혹평한 더러운 '길찾기' 역시도, 의도한 부분이 아닐까?


스포) 엘든링 dlc 지도 - 치지직 - 에펨코리아



게임 리뷰 유튜버 GMTK는 이렇게 말했다.


'다크소울 1이나,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의 놀라운 점은

플레이어가 머릿속으로 지도를 그릴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유기적인 맵은, 게임의 평가 자체를 높일 충분한 메리트다.

내가 생각하는 '그림자의 땅'은, 닼소 1의 유기적인 맵을 오픈월드에 구현한 것이다.


허나, 엘든링 dlc의 경우 머릿속이 아니라, 인게임에서 '지도'가 존재한다.

그림자 땅 지도는 지형의 고저 차라던가, 플레이어가 갈 수 있는 지역의 범위를 명확히 표시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의 존재 자체가 함정이 되는 것이다.


지도로만 보면 바로 앞에 있는 보상을, 높은 곳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빙빙 멀리 돌아가야하는 경우 역시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엘든링에서는 오픈월드 게임에 자주 나오는 '등반'을 지원하지 않았다.



젤다 탐구생활 #6] 손쉬운 설산 등반법 폭포 뒤에 길이 있다 < 게임 < 뉴스 < 기사본문 - 경향게임스



엘든링의 dlc는 그림자 파편을 이용한 파밍을 적극 권장하는데,

정작 맵이 복잡하게 설계되어 있다니, 아이러니하게 느낄 수도 있다.


허나, 이 '길찾기의 어려움'은 '내가 얼만큼 게임을 잘하든,

어떤 무기나 영체를 들고 있던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주어지는 시련'이다.

미야자키는 전투가 아니라,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도 유저가 어려움을 겪으며,

올바른 길을 찾아냈을 때 성취감을 느끼길 바랬던 걸지도 모른다.


문제는 아까 말했듯, 엘든링으로 유입된 신규 플레이어 숫자가 월등히 많았다는 부분이다.

엘든링을 '보스전이 어려운 오픈월드 게임'으로 생각한 플레이어는,

이러한 길찾기가 탐험의 재미를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앞서 말한 '야숨'의 경우, 등반하기 힘든 벽을 만났을때 '스태미너를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반면,

엘든링 dlc의 경우 믿고 있었던 지도에 대한 배신감과, 길을 빙빙 돌아가야한다는 절망감이 차오르기 때문이다.

야속하게도, 그러한 반응을 프롬은 의도했을 터다.


Elden Ring DLC - 신수 사자무 보스전 [4K 120FPS]



2. 지 혼자만 공격하는 적.


DLC와 후속작의 차이는 뭘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DLC를 플레이할 때 본편의 게임성을 연장하기를 원하며,

후속작에서는 전작 넘버링을 뛰어넘은 새로운 시도와 혁신을 바란다.

하지만 프롬은 언제나, DLC에서 게임의 난이도를 상향시키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dlc에서는 소울류 매니아마저 '도를 넘었다'라고 표현할 만큼 보스의 패턴이 상향되었다.

가장 많이 나오는 지적이, 플레이어에게 '때릴 틈을 주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이렇게 구성한 의도는 명확하다. 플레이어가 영체를 소환한다거나, 물약을 사용할 타이밍을 봉쇄시키는 것이다.

누군가는 '더럽다'고 표현할만큼, 노골적이며, 심지어 잡몹조차도 때릴 기회를 쉽게 내어주지 않는다.



몬스터 헌터 라이즈: 선브레이크 - 나무위키


자주 비교되곤 하는 몬스터헌터 역시, G급이라고 불리는 확장판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지역, 새로운 액션, 본편보다 강력한 패턴을 가진 몬스터들이 등장하며,

당연히 본편보다 난이도가 소폭 상승하게 된다.

재작년에 출시된 몬헌 선브레이크에는 npc와 같이 수렵을 할 수 있는 '맹우 시스템'이 등장하는 데,

엘든링의 '영체'와 어느정도의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몬헌에는 '인정협회'(원거리 무기를 혜지라고 부르긴 하지만)가 비교적 존재하지 않으며,

난이도에 따른 갑론을박도 나타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할 테지만, 몬헌과 소울 시리즈는 아예 다른 구성을 가진 시리즈다.

나는 그 차이가, '수렵'과 '도전'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몬헌은 맹우가 아니더라도 멀티플레이를 즐기는 걸 기본으로 상정한 게임이며, 스토리 상 엔딩은 통과점에 불과하다.

몬스터들은 자연에서 존재하는 '생물'로, 플레이어가 반복적으로 사냥해야 하는 대상이다.

설령 수렵에 실패한다고 해도, 죽는 것이 아니라 아이루에게 실려나가며 다음 '수렵'을 기약해야한다.


이 생태계에서 플레이어는 몬스터와 동등하거나 더 위에 있는 '사냥꾼', 헌터의 입장에서 임하게 되며,

초자연적인 존재로 묘사되는 '고룡'조차도, 후반부에 가면 파밍을 위한 재료가 된다.




Dark Souls Death Screen - World of Warcraft Addons - CurseForge


울류의 경우, (다회차를 즐기는 유저들도 분명 존재하겠지만) 대부분 엔딩을 상정한다.

암울한 세계관 속에서, 마주치는 보스 몬스터들은 나보다 월등히 강력한 존재다.

hp가 다했을 경우 You Died라는 문구가 뜨며,

무수한 죽음을 겪고 나서야 승리를 쟁취하였을 때, 비로소 강적을 쓰러트렸다는 쾌감을 얻곤 한다.


하지만, 엘든링 본편(경우에 따라 다른 프롬 게임)을 클리어하고 수많은 장비를 획득하였으며,

'엘데의 왕'이된 플레이어한테, dlc의 보스가 강하게 느껴질 수 있을까?

만약 dlc가 엘든링 본편에 연장에 불과했다면, 기존의 장비만으로도 쉽게 클리어 할 수 있는 허접이 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괴랄하기 까지한 연속기를 이용해 플레이어가 영체를 소환하는 걸 막고, 물약을 사용하는 걸 막는다.

그림자의 땅에서 만큼은, 다시금 '도전자'의 위치로 돌아가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초반에 만나게 되는 '사자무'와 '렐라나'는, 엘든링을 클리어한 당신이라도 무시할 수 없는 강적임을 과시한다.


아쉬운 점을 한가지 꼽자면, 이러한 강력한 패턴들의 난사가 플레이어의 성취감을 방해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보스가 상대적으로 쉬운 패턴을 사용하였을 경우, 자신의 실력이 아니라 운으로 인해 승리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며,

엘든링 본편을 자신만의 세팅로 클리어 한 플레이어가, dlc에서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 다른 무기와 영체를 사용하게 되는 경우,

성취감보단 자신의 실력이 낮아졌다는 자괴감을 느낄 수도 있다.



3. 명백히 아쉬운 최종보스.


약속의 왕 라단 (r7 판) - 나무위키





솔직히, 이번 엘든링 dlc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다.

최종보스는 보스 하나하나가 아닌, 엘든링 dlc를 클리어했다는 마지막 성취감과 직결된 것인데

패턴이 다르다고 한들, '라단'이라는 이미 경험한 적 있는 보스를 메인으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물론, 난이도에 대한 얘기는 아니다.

앞서 말한 괴랄하기까지한 패턴의 최종강화판을 보여준다.

무기를 휘두를 때마다 빛 장판이 깔리는데, 앞서 말했듯 언제 끝날지 의뭉스러울 정도로 공격을 연사한다.

허나, 최종보스로서의 위엄이라는 게 '어려운 난이도'에서만 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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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엘든링은 사실 세계관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왕좌의 게임의 작가 조지 P.R 마틴이 직접 참여했다는 점을 세일즈 포인트로 삼았던 까닭이다.

엘든링 본편에서 나오는 '데미갓'들은 빛바랜자가 상대하기 어려운, 초월적 존재로서의 위상을 가감없이 보여주었고,

dlc에 대한 유저들의 기대또한 상승했다.


허나, 드러다는 미켈라의 동기는 지극히 인간적이다.

적지않은 사람이 라단 세뇌빔, 근친 게이물이라고 놀리는데 사실 맞는 말이다.

라단을 이상적인 왕으로 생각해, 2페에선 어부바를 하고 있는 미켈라.

그런 동생에게 조종당하는 라단의 모습은, 패턴이 강력할지언정 최종보스로서의 위엄이 느껴지진 않는다.


엘든링 본편의 최종보스 '엘데의 짐승' 역시 혹평받았지만,

적어도 커진 스케일을 보여주며 지금까지의 여정에 걸맞는 마무리를 보여주었다.

이번 dlc의 적들이 본편보다 강력했던 만큼, 그 대단원으로 삼기엔 아쉬웠다는 생각이 든다.



4. 결론



미야자키 히데타카 - 나무위키


나는 이 dlc가 메타크리틱 93점을 받을 정도의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당신이 어떤 유저층이던 간에, '극복할 순 있는 어려움'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였으며,

메스메르나 폭룡 베일등, 개인적으로 잘 만들었다는 보스전의 퀄리티가 만족스러웠던 까닭이다.

나는 게임 실력이 좋지 못한 유저지만, 결과적으로 엔딩을 보고 이 리뷰를 늦게나마 작성하고 있다.

(아마 인정협회의 인정은 받지 못할 듯 하다.)


하지만, 엘든링에는 너무나도 많은 신규 플레이어가 유입되었다.

이 게임을 '오픈월드 탐험'으로 받아들였던 유저층은 지도를 바라보며 쌍욕을 퍼부었을 것이며,

'쉽게 입문 할 수 있는 소울류'겜이라 생각한 뉴비는 dlc에서 수직 상승한 난이도에 비명횡사했을 것이다.

프롬의 기존 팬층에서도, 호불호가 분명 갈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프롬이 어디까지 의도했는 지는 모르겠지만,

디렉터 미야자키의 생각은 명확해 보인다.

소울의 전투에 익숙해져 있던 프롬 유저들에게, '세키로'라는 완전히 다른 전투감각을 선사한 것처럼,

앞으로도 예상하지 못할 어려움으로, 그 기조를 잃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