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세줄 요약
1) 라단 축제랑은 다르게 이번 라단 보스전은 실망스러움
2)근데 지금까진 다른 재탕 보스들은 잘 만들었었음
3)미켈라가 주인공인 DLC에 라단이 재등장하면서 생긴 문제같음
난 본편 라단을 정말 잘 만든 보스라고 생각함
정확히는 보스의 단순히 패턴이나 스펙이 합리적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보스전'의 분위기랑 연출이 너무 마음에 들었거든
그도 그럴게 거의 절반 이상의 보스들은
보스 구역이 있고
들어가면 안녕 난 보스야 라면서 바로 덤비고
그러다 2페되면 보스가 꾸어엉 하고 변신해서 쌔지고 끝인 경우가 전부인데
케일리드에 도착하고 나서부터
라단을 죽일 때가지의 빌드업과 연출을 보면
정말 완급조절을 잘 했다는 게 느껴짐
일단 라단에게 도달하는 과정도 장황한 게
1. 케일리드 돌아다닐 때 부터 곳곳에서 라단과 라단 축제를 언급하면서 기대감을 쌓아 놓음
2. 시작 직전에 여럿이 나란히 서있고 게일 할배가 연설하면서 웅장한 브금 깔리니깐
뭔가 다른 보스전들과는 다르구나라는게 느껴짐
3. 그렇게 보스전 시작하면 바로 보스랑 다이다이 뜨는게 아니라, 저 멀리서 날아오는 화살을 뚫으면서 동료를 부르고 같이 라단까지 도달해야 됨
그렇게 죽어라 달려서 도착하면 마침내 라단과 싸울 수 있게 되고
라단도 응대하듯이 활을 거두고 쌍대검 꺼내면서 간지나게 응수해줌
싸움도 처음엔 그냥 검술로 싸우다가
밀리기 시작하면서 검에 암석검 바르고 포효하면서 본격적으로 중력 마술을 사용하고
궁지에 몰리면 아싸리 라단메테오 박는 등
그냥 쌔지는게 아니라 진짜 빈사에 몰리니깐 필사적으로 바뀐다는 느낌이 잘 살아있게 만든 페이즈 구성이야
단순히 쌔고 재밋는 보스가 아니라 뭔가 웅장한 보스전을 치르는 것 처럼 만들었다는 거야
문제는 라단은 작중에서 부패 맞고 다 죽어가는 상태라는 거임
죽어가는 사람 명예롭게 보내주자면서 죽이러 가는데
그 다 죽어가는 놈이 이 정도 포스를 보여주니깐
'전성기 때 라단은 어땠을까?' 라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음
그렇게 많은 시간이 지나고 DLC가 출시됐고,
최종보스로 문제의 미켈라단이 등장했어
양팔을 벌린채로 천천히 다가오는
그 위압감 넘치는 특유의 포즈는
상대적으로 훨씬 아담해진 사이즈로 인해
어기적어기적 걸어오면서 안아줘요 하는 빙구포즈가 됐어
싸움이 진행될 수록 점점 기술을 하나둘씩 개방하는 특유의 보스 구성은
미켈라의 개입으로 그냥 1페이즈 패턴에 개지랄 분신+빛기둥 도배로 바뀌었어
다 죽어가면서도 모든 걸 쏟아붙던 라단은
순식간에 미켈라 전용 기둥서방이 되버렸어
단순히 보스가 어렵다, 좆같다라는 게 문제가 아니라
라단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가진 매력과 의미가
미켈라단이라는 보스 하나 때문에 의미를 잃어버렸다는게 문제임
보스전 깨고나서도,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이해가 안 됨
지들이 개쩔게 만들어놓은 보스를
지들이 손수 망쳐놓는 꼴 밖에 더 될까?
근데 사실 의외로 재탕 자체가 문제는 아님
왜냐면 '이미 잡은 보스를 전성기 시절의 보스로 다시 붙게 된다' 라는 구성의 재탕은
이미 프롬게임에서 많이 쓰였던 소재임
다크소울 3에선 군다가 그랬고
세키로에선 올빼미가 그랬어
심지어 얘네는 다들 인정하는 웰메이드 보스들임
근데 개쩌는 전성기 라단이 나왔는데 어쩌다가 미켈라 따까리로 전락했을까?
이유는 의외로 간단함
DLC는 미켈라가 주인공이고, 그럴려면 미켈라를 띄워줄 수밖에 없었음
개발 도중에 아이디어가 나와서 라단 재등장 서사에 미켈라가 엮이게 된 건지,
아니면 원래부터 미켈라를 띄워주기 위해 라단을 쓴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됐든 이 DLC에선 미켈라가 주인공인 이상
라단이 재등장하게 된다면 필연적으로 미켈라와 엮일 수 밖에 없었다는 거
아까 말했듯이 재탕 자체는 전혀 나쁘지 않음
무연고 묘지에서 군다가 다시 등장했을 때도
3년전 기억 속에서 다시 올빼미랑 싸울 때도
재탕이란 생각은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재밋었거든
다만 라단이 재등장하더라도, 본편에서 나왔어야지 DLC에 나와선 안됐다는 거임
그냥 졸라 안타깝다
자기들이 잘 만든 보스를
자기들이 잘 써먹던 소재로 다시 써먹었는데
결과가 고작 이런거라는게
너무 안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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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고오오오옥 형님의 불기둥 갱장해애애앳
세줄요약 고마워 덕분에 본문은 안읽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