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시카님...."


불사대복장의 망자는 대뜸 요르시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받으..십쇼...시스템상 모을 수 있는...최대치...입니다."


망자는 무수히 많은 귀떼기를 요르시카에게 받쳤다. 구슬픈 눈빛을 하고서는.


 "이...이렇게나 많이...!!"


이렇게나 많이는 필요 없는데..... 대체 은기사들에게 무슨 원한을 가졌기에 이런 참혹한 짓을 했단 말인가?


귀떼기를 모아오라 한 것은 요르시카 본인이었지만, 그녀 스스로도 이처럼 깊은 원한은 아니었다.


 "소원 하나....들어 줍쇼."


망자는 시뻘건 눈으로 요르시카를 노려보며 [소원]을 말했다.


 "....알겠습니다."


요르시카는, 망자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망자는 조용히 불사대의 의례를 올렸다.





...


..


.




채앵! 챙!


오늘도 어김없이 서로를 향해 검을 겨누고, 휘두른다.


그들은 죽을 수 없기에, 죽음을 모르기에, 죽음에 이르는 그 순간까지도...죽음 그 이후에도, 언제고 서로를 향해 검을 겨눈다.


한때는 동지였으나, 이제는 아닌 이들.


심연의 감시자, 팔란의 불사대다.


 '왜.......왜!!!! 요르시카아아아아아아아!!!!!!'


불사대 하나가 지르지 못할 비명을 지르며 검을 휘두르다 쓰러졌다.


그가 쓰러지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얼마나 오래 되었음인가.


팔란의 불사대는, 오늘도 서로를 죽이며 쓰러져간다.


비록 그 죽음이, 한시적인 죽음일지언정.


그들은 언제고, 언제까지고 싸우리라.


재의 귀인이 오기 전까지는.




그러나 이곳은 재의 귀인이 없는 세계.


그들은 오지않을 종말을 기다리며, 쓰러지고, 쓰러지리라.








...



..



.




 "요르시카님, 대체 왜 그러셨어요?"


그 물음에 요르시카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재수없에 불사대의 의례를 하지 뭐니. 그것만 아니었어도 소원을 들어줬을텐데."


한 망자가 무수히 많은 귀떼기를 받치며 빌었던 소원.


팔란의 불사대를 모독한 망자들을, 불사대로 만들어 주십쇼!


 "아무튼 재수없어."


요르시카는 발에 채이는 귀떼기를 귀찮다는 듯이 탑 한쪽으로 밀어 넣었다.


아아, 어디선가.


불사대 싸우는 소리가 들린듯도 하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