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dlc 메인 루트라고 하면 묘지 평원에서 출발해서 애너르 열림에 도달하는 길이겠고....



첫 번째로 이해가 안 되는 점은 애너르 열림이 왜 그림자 나무 쪽에 있지 않냐는 거임

들크 진입했을 때 저멀리 보이는 그림자 나무가 당연히 목적지일 거라고 생각했고
본편도 왕이 되려는 자가 황금나무에 도달한다는 직관적인 목표를 제시했음

근데 솔직히 말해서 dlc 스토리텔링을 보면 그림자 나무는 그냥 병풍임 없어도 큰 지장이 없음
애초에 애너르 열림을 로데일처럼 그림자 나무를 우러러보는 최근접 지역에 배치하고
신의 문에 도달한다는 것 = 그림자 나무 안에 들어간다는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괜히 초반 지역인 벨라트에 붙여놔서 ? 여기가 최종장이야?
그럼 그림자 나무는 뭐였는데? 싶게 만들어서 별로임
dlc 제목도 무려 "황금나무의 그림자"인데....



두 번째 문제는 오픈 월드랍시고 중요한 수문장들을 메인 루트에서 죄다 배제시켰다는 거임

그림자 알터 지역을 전진방어하는 엔시스 성채와 (좀 많이 쎈) 수문장 렐라나,
애너르 열림으로 향하는 길을 철통같이 차단하고 있는 그림자성과 총사령관 메스메르까지는 아주 좋았음

근데 가장 중요한 봉인나무를 지키고 있는 존재가
어째서 듣도 보도 못한 꽃봉오리의 성녀 로미나이냐는 거임......
아무리 봐도 카로의 숨겨진 묘지 지역보스여야 할 애가 여기 왜 있는건가 나만 모르는 거 아니지

라우프의 유적은 본편으로 따지자면 말리케스 급이 틀어막고 있어야 할 지역이란 말임
절대로 주군을 배신하지 않을 충성심 + 모든 데미갓의 공포로 군림했던 무력의 소유자

메스메르 입장에서도 이 조건에 딱 맞는 존재가 있잖음
노장 가이우스

근데 가이우스는 메스메르가 정년퇴직을 시켜준 건지 어쩐건지
최후 방어선이 아니라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멧다닥 뛰쳐나온단 말이지

보스룸만 보면 그냥 실버타운인데
멧돼지까지 완전군장하고 오분대기하고 있는 걸 보면 뭔가 아다리가 안 맞아서 자꾸 의심스러움
원래 필수 보스로 배치되어 있다가 급하게 챌린지 보스로 변경된 게 아닌가 하는

그림자 나무의 화신도 마찬가지임
얘는 레전드 등급 보스치고 정보가 너무 부족해서 정체를 알기가 어렵지만
대충 뭐 황금나무의 화신이랑 비슷하니까 그림자 나무를 수호하기 위해 만들어졌겠지

앞서 1번에서 언급했던 대로
dlc가 그림자 나무로 향하는 과정으로 디자인되었으면 얘는 자연스럽게 메인 루트에 들어갔을 법한 보스임
그랬다면 어째서 이놈이 미켈라의 거대한 룬을 가지고 있었는가도 자연스럽게 설명되고
(지금은 미켈라 거룬이 왜 교구 쪽에서 발견되는지 좀 생뚱맞은 느낌이 있음)



종합하자면
이번 dlc는 일직선적인 맵 설계가 더 어울렸다고 생각함
최소한 메인 루트는 그렇다는 말임

괜히 탐험의 재미를 주겠다고 여기저기 사이드 지역을 늘려서
메인 루트의 수문장이었어야 할 필수 보스를 챌린지 보스로 만들고
역으로 챌린지 보스를 필수 보스로 만든 것 같은 위화감을 지울 수 없음

묘지평원 > 탑의 도시 벨라트 (수문장 사자무) > 엔시스 성채 (수문장 렐라나) > 그림자의 성 (수문장 메스메르) >

그림자성 교구 (수문장 그림자나무 화신) > 라우프의 유적 (수문장 노장 가이우스) > 애너르 열림 (최종보스)


개인적으로 메인 루트를 이렇게 확고하게 정립했으면 어땠을까 싶음
이렇게 하더라도 사이드 지역 남는 거 여전히 많잖아 베일, 메티르, 미드라, 트리나 등등
솔직히 이번 들크가 콘텐츠 적다고 욕 먹은 적은 없다고 봄 그걸 어떻게 배치했느냐가 문제일뿐
탐험도 안 하고 가호도 안 모으고 그냥 최종보스까지 닥돌할까봐 걱정됐으면
곁가지로 빠져서 파밍하고 오게 맵도 좀 훤~하게 밝혀주고 그러면 되지

아무튼 더 쉽고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걸 굳이 배배 꼬아놔서 욕먹고 있는 게 나는 참 아쉬운 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