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 대검, 거인의 적발, 유문 단검, 농기구 등등
별별 희한한 무기를 들고 오는 황금 투사들과 뒹굴며
승률 40%를 힘겹게 방어하고 있던 평화로운 하루

가시공의 창을 꼬나든 투사가 경기장에 들어왔다
딱봐도 강습 원툴밖에 모르는 뉴비의 행색

이번 판은 이겼구나 하는 한가로운 방심

그런데 이 뉴비가 하는짓이 심상치 않다

인사하자마자 작살만 계속 던지더니
내가 슬슬 접근할 기미가 보이니까 품속의 지팡이를 꺼내들곤
갑자기 “그 마술“을 시전

이펙트만 보고 [미리암의 소실]이겠거니 했는데
아니었다 그것은 분명 엘피빕에서 생전 처음 보는 마술

[보이지 않는 몸]이었다


???


잠시 당황해서 멍때리고 있으려니
이 뉴비가 내 주위를 현란하게 움직이며 무빙을 치더니
기세등등하게 대시공을 박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뉴비의 천재적인 전술을 눈치챈 나는
얼른 락온을 풀고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헛칼질을 갈겼다
어디 있지? 도대체 어디서 찌른 거야? 젠장, 거기냐!
이런 느낌으로다가

뉴비는 내 반응에 고조된 듯했다
자신의 보이지 않는 공격에 몇번이고 무력하게 당하고마는
먹잇감의 당혹스런 몸짓이 그를 흥분시킨 것 같았다

내 체력이 딸피가 되자
뉴비는 드디어 피날레를 화려히 장식하기로 마음먹은 것 같았다
[메스메르의 강습]
순간 내 마음은 흔들렸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병신 쓰레기 스킬까지 내가 맞아줘야 하나
참지 못하고 품속의 피변질 대도를 꺼내들려던 순간
갑자기 좋은 마무리 연출이 생각났다

그것은 강습의 콤보를 전부 굴러서 피한 다음

마치 땅에서 솟구치는 불의의 일격만큼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그대로 막타에 맞아 죽는 것이었다

뉴비는 역시 풀콤보를 시전했고
내 연출은 성공했다
일제히 솟아오르는 창날에 꿰뚫려 붕~ 하고 떠올라 죽는
가련한 먹잇감의 모습에 뉴비는 적잖이 만족한 눈치였다

그는 예의바르게도 박수를 쳐주었고
그때 마침 뉴비가 걸어둔 [보이지 않는 몸]이 스르륵 풀렸다
뉴비에게는 마치 영화처럼 뿌듯한 순간이 아니었을까

그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직도 투기장에서 열심히 [보이지 않는 몸]을 쓰며
가련한 먹잇감들의 뒤를 쫓고 있을까

오늘 나는 한 명의 뉴비를 기쁘게 하였으므로
마음편히 잠에 들 수 있을 것 같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