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을 정리해보자
이루실 입주 조건이 인형이라는 건 알겠다
근데 무슨 인형?
작은 라니 인형? 사냥꾼의 밤에 있는 1:1 스케일 인형?
스무 살 넘게 먹은 남자한테 인형 하나 찾으러 온 바닥을 뒤지라는 것부터가 미야자키의 수치플 취향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내가 인형을 찾아야 하는데...
라는 찐따 같은 질문을 차마 썸녀한테 꺼낼 수 없었는지 재의 귀인도 입을 닫았다
처음으로 나와 생각이 일치했군
소식이 좀 느린 씹새끼와도 대화 해준다
이런 빅뉴스에도 뒷북을 치는 녀석이 인형의 소재를 알고 있을 것 같진 않다
역시 길이 막혔을 땐 남아있는 숙제를 하는 게 옳다
사실 저 불타는 데몬이 인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노왕이라는 작자의 잠버릇이 인형을 껴안고 자는 거라면 그건 그거대로 깨지 않겠는가
보스전을 몇 번 트라이하면서 느낀 점을 아래에 나열한다
데몬이란 종족은 엘든링 비룡의 전신인 건지 다리 사이에 들어가면 아무것도 못 한다
저 노왕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가끔 만취한 사람마냥 아래로 피자를 토해내긴 하지만 맞고 버틸만한 정도다
딱 한 가지 불편한 점이라면 한 대 때릴 때마다 락온이 해제된다는 거다
다른 데몬들은 안 그랬는데 저 새끼만 유독 그런 걸 보니 분명 의도된 사항이겠지
몇 번 뒤져가면서도 인형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덕에
육지 레비아탄 옆에 있는 친절한 메시지를 발견했다
저 애매한 평가 수 5가 괜시리 신뢰도를 높여준다
오오 진짜 있어 화톳불이
심연의 감시자 때도 그랬지만 왜 보방 앞에 화톳불을 숨겨 놓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제 리트할 때마다 발리스타로 리듬 게임을 하는 수고는 덜었다
고려장을 마쳤다
국민연금으로 꿍쳐뒀을 2만 5천 소울도 수고비로 받았으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당초의 목적이었던 인형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목돈으론 꼭 사고 싶었던 대검을 장만했다
필요 능력치를 채우려면 좀 걸리겠지만 목표라는 게 있는 편이 좋지 않겠는가
아까 화톳불을 찍은 곳 아래로 내려갔다
여기 인형이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들어가자마자 인공 태양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었다
아 시발
사소한 문제지만 잡몹에게 들어가는 딜이 심각하게 줄어들었다
아마도 지금 방문할 곳은 아니라는 거지
아래로 내려가니 흑기사 하나가 키다리 데몬을 족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나를 족칠 모양이고
그러게 같이 데몬이나 잡았으면 좋았잖아요
근처에서 유품도 손에 넣었다
이걸 늑대기사ㅋㅋ의 대검을 얻기 전에 봤었다면 좋았을 텐데
인공 태양의 개수가 늘었다
미용사분들이 참 친절해요 ^^
머리색을 붉게 물들이는 사소한 찐빠가 있었지만 차마 컴플레인을 걸 자신은 없다
그보다 지역을 한 바퀴 싹 돌았는데도 쓸모없는 주술서들만 얻었다는 게 더 마음을 저미게 한다
내 인형은 어디 있는가
상식적으로 메인 지역으로 가는 길을 꽁꽁 숨겨놨을 리 없다
분명 상호작용되는 제단이나 보스 몹이 드랍하겠지
다만 그게 어딨는지는 모른다
모른다고
할 수 있는 거라곤 옛 지역으로 돌아가 미처 탐험하지 못한 곳을 둘러보는 거겠지만
이는 선임이 쓰던 수불대장만 보고 사라진 군 보급품을 찾는 것만큼 무용한 짓이다
아니 ㅋㅋ 진짜 여기로 돌아가야 한다고?
씨발
좆까
저 병신같은 늪을 다시 건널 바엔 불사대에 자진 입대하는 게 좀 더 실용적인 일일 거다
이 되다 만 점프 시스템은 왜 만들어뒀는지 의문이다
구르기를 하려다 점프가 돼서 죽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갑주를 닦을 걸레짝을 얻었다
안녕하세요 저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나요?
뚜벅뚜벅 걸어오는 모습이 가히 일만 군대를 연상케 하지만
이보다 더 상위 레벨일 유적에 있던 놈도 별 거 아니었다
와 씨발
이 새끼 일격에 체력을 반갈죽을 내버린다
하지만 생각보다 딜타임도 널널한 호구새끼인 건 변함이 없다
이 게임에서 호구새끼는 나밖에 없다
대체 상위지역보다 더 강한 개체를 잡몹 존에 끼워넣죠 라는 발상은 누가 한 거고
프롬 소프트웨어에는 이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할 인재 하나가 없었는가
정말? 진짜로?
시리즈가 세 개나 쌓이고 엘든링까지 발매된 시점에
이런 병신 같은 메시지에 속는 호구새끼는 없을 거다
다시 말하지만
이 게임에서 호구새끼는 항상 나였다
그나저나 이걸로 마지막 희망이 사라졌다
무슨 희망이냐고?
여기서 인형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지 씨발
나도 눈이 있다고
이게 막다른 길인 걸 모르진 않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제대로 즐기고있네
글꼴도 그렇고 문체도 그렇고 예전 19~20년도 즈음의 향수가 나오는 연재글이네
그때가 문학은 재미있는거 많았는데
날것 그대로 재밌게 맛보고 있노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