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과 무라쿠모 간의 세력 다툼은 절정에 달해가고 있었고,
민중들의 삶마저 등한시하고 계속해서 벌어지는 두 기업 간의 테러와 분쟁은 대파괴 이전의 지구와 별 다를 바 없었다
그리고 스스로의 이익만을 챙기고 인간들을 지배하기 위해 되풀이되는 이 추한 싸움은,
한 기업이 최근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던 한 명의 레이븐을 적극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스트러글
크롬의 불법 활동, 특히 최근 백년 계획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하 조직
이들은 크롬의 횡포를 규탄하고 크롬 산하의 폭도 단체인 이미넌트 스톰에 대항한다는 명분으로,
무라쿠모 밀레니엄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으며 온갖 불법적인 행위를 자행해 왔다
그러나 약자인 무라쿠모가 횡포를 일삼는 강자인 크롬에 저항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들의 변명이었을 뿐,
민중들에게는 무라쿠모 역시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횡포를 일삼는 또 다른 거대 기업일 뿐이었고,
그런 무라쿠모를 대변하여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다니는 스트러글은 크롬의 이미넌트 스톰과 다를 바 없는 그저 또 하나의 폭도 단체일 뿐이었다
당연히 크롬 또한 이런 스트러글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었고,
그들을 추적해온 끝에 결국 리더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성공하였다
스트러글과 스폰서인 무라쿠모의 밀회 장소였던 드라그나 지방 동쪽의 바엘라 유적
그곳에서 스트러글의 리더를 제거하기 위해, 크롬은 과거 자신들의 비밀 공장 입구 경비를 맡아줬던 한 레이븐을 고용했다
레이븐은 불덩어리가 날아오는 유적을 돌파해 스트러글의 리더를 처단했고, 지도자를 잃은 스트러글은 괴멸되었다
그렇게 크롬과 무라쿠모 간의 전쟁 가운데, 레이븐은 크롬의 장기말이 되었다
크롬은 자신들의 장기말이 된 레이븐에게 바로 다른 의뢰를 전달했다
근래 들어 무라쿠모는 지상에서 대량의 물자를 우주 스테이션 "카에데"로 이송하고,
캐터펄트를 통해 그 물자를 다시 어딘가로 보내고 있었다
그들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크롬은 그것을 막아야만 했고,
레이븐에게 우주 스테이션 카에데의 캐터펄트를 파괴해 달라 의뢰했다
그러나 작전 도중 무라쿠모의 대형함이 접근하고 있으니 즉시 귀환하라는 긴급 통신이 들려왔고,
결국 레이븐은 캐터펄트를 파괴하지 못하고 귀환했다
이후 대량의 자산들이 속속 우주로 옮겨져 카에데는 빠르게 요새화되기 시작했고,
크롬 역시 카에데를 점령하여 무라쿠모의 계획을 막기 위해 카에데에 병력을 배치하고 전투를 벌여나갔다
무라쿠모는 우주에서 무언가를 꾸미고 있었다
너무 늦기 전에, 크롬은 그것을 막아야만 했다
월면기지, "로아"
오랫동안 무인으로 방치되어 있던 그곳에는, 이미 무라쿠모가 부대를 파견하여 기지 기능의 회복을 꾀하고 있었다
무라쿠모는 달을 거점으로 자신들의 의문의 계획을 실행하려 했던 것이다
유일하게 사용 가능한 달 기지였던 그 기지만 손에 넣는다면,
크롬은 실질적으로 월면 전체를 지배하며 무라쿠모의 계획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었다
이에 크롬은 레이븐을 기지에 잠입시켜 기지의 제너레이터를 파괴하게 하는 것으로 혼란을 일으킨 뒤,
기지에 주력부대를 투입해 단숨에 기지를 탈환할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제너레이터가 파괴된 것이 감지되자 기밀 유지를 위해 기지의 자폭 시스템이 작동,
돌입 작전은 중단되고 레이븐은 서둘러 기지를 빠져나왔다
그러나 무라쿠모는 궁지에 몰린 상태였고,
머지않아 무라쿠모가 기지를 통째로 자폭시키면서까지 숨기려고 했던 비밀스러운 계획의 정체가 밝혀졌다
과거 대파괴를 일으켜 인류의 대부분을 산화시키고 살아남은 인류를 지하세계로 내몰았던 인류 최대의 광기, 초거대포 저스티스
무라쿠모는 대파괴 이후 우주에 남겨져 있던 그것을 작동시켜 다시 한번 대재앙을 일으키려 계획하고 있었다
크롬과 무라쿠모 간의 전쟁은 더 이상 크롬과 무라쿠모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리고 레이븐은 인류의 절멸을 막기 위해 초거대포 저스티스로 향했다
저스티스의 유일한 약점은 발사되기까지 막대한 충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레이븐은 이를 이용해 주변의 에너지 충전 장치를 파괴하여 저스티스의 발사를 늦춰 시간을 벌었고,
그 틈에 발사장치를 보호하는 방벽을 돌파하여 저스티스의 발사장치를 파괴,
인류 최대의 광기를 무력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저스티스를 발사하여 또 한번의 대재앙을 일으키려 했던 무라쿠모 밀레니엄의 관계자는 사살되었고,
크롬과 무라쿠모 밀레니엄 간의 세력 전쟁은 이렇게 크롬의 승리로 끝이 났다
"그렇군, 실패인가..."
"이걸로 우리 무라쿠모도 끝이다"
"결국, 장기말은 장기말에 지나지 않는다 이 말인가..."
"장기말은 장기말에 지나지 않는다"
무라쿠모 관계자가 유언으로 남긴 이 말은, 무라쿠모의 배후에 있었던 무언가를 시사하고 있었다
크롬과 무라쿠모 간의 전쟁이 종반으로 들어서기 이전, 크롬은 강화인간 개발 초기 무라쿠모가 사용했던 폐연구소를 조사했던 적이 있었다
폐연구소에서는 의문의 캡슐이 발견되었고, 조사부대가 이 캡슐의 회수를 시도하자 그들이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전투 머신이 나타나 그들을 공격했다
이에 크롬은 레이븐에게 이 의문의 캡슐을 회수해 줄 것을 의뢰했고,
캡슐을 분석한 결과 그것은 틀림없는 대파괴 이전의 것으로 밝혀졌다
무라쿠모가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알려진 강화인간 기술은, 사실 무라쿠모가 아닌 그 이전의 다른 누군가에 의해 개발되었던 것이다
또한 스트러글의 리더가 주둔해 있던 바엘라 유적에 관련된 자료는 대파괴 시대에 소실되었고,
무라쿠모의 활동 거점이었던 우주 스테이션 카에데 역시 대파괴 이후 무인 상태로 방치되어 있던 곳이었다
대파괴 이전 구시대의 유산들에게서 이상할 정도로 큰 도움을 받아온 무라쿠모를 지원해 준 배후는 과연 누구였으며, 무라쿠모의 진정한 목적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어쨌든 무라쿠모는 패망했으며, 그것은 크게 중요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크롬과 무라쿠모
서로 대립하며 싸움을 반복했던 두 거대 조직은,
한 쪽이 붕괴되자 다른 한 쪽 역시 빠르게 쇠퇴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그것은 진정한 종말의 시작이기도 했다

내 대가리 크롬대가리~내팔 강철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