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왕에게는 세상은 마냥 살기 좋은 곳이 아닙니다.
거인의 왕은 오늘도 부패한 거인의 숲에서 하루 먹을 소울을 채취합니다.
하지만 그 일조차도 자꾸 매워지는 눈이 쓰라려 힘겹기만 한 조건입니다.
그러나 거인의 왕은 절망하지 않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힘차게 거인의 왕은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 소박한 일에도 보람을 느끼며 거인의 왕은 천천히 하지만 묵묵하게 소울을 채취합니다.
507882개 모이는 소울을 보며 잠시나마 미소짓는 거인의 왕은 정말 기쁩니다.
"기뻐양! 기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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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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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왕은 수심 가득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봅니다.
마침 이 구역의 불량배인 꼴맘들이 어김없이 화톳불의 탐구자를 태우고 있습니다.
이 꼴맘들은 착하고 선량한 거인의 왕을 이유 없이 구타합니다. 거인의 왕에게는 항상 있는 일상입니다.
왜 이럴까.. 거인의 왕은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유도 없이 그들이 이 기억을 찾아오기 시작한 것도 벌써 수개월 째입니다.
반쯤은 놀러온듯이 하지만 명백한 악의를 담아 거인의 왕을 고통스럽게 하는 꼴맘들에게 거인의 왕은 크게 화를 낸 적이 없습니다.
그들에게도 그들 나름의 고충이 있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폭력을 통해 그들의 울분을 토해낼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참을 수가 없습니다.
아랫집 거인 로 마저 그들에게 소울의 그릇을 빼앗기는 장면을 두눈 똑똑히 보았기 때문입니다.
"히끅, 로 아프당! 흐극, 로, 아프당!"
거인의 왕은 자기도 모르게 모험가들에게 크게 외쳤습니다.
"그만해양! 그만해양! 로 괴롭히지 말아양! 괴롭히지 말아양!"
꼴맘은 그런 거인의 왕을 철저히 무시한 채 로를 괴롭힘에 열중합니다.
"왕도 로도...."
거인의 왕는 뚝뚝 눈물을 흘리며 절규합니다.
"진짜진짜 모두 아프단 말이에양!!"
2급 정신지체로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거인의 왕와 로는 장작의 왕이 꿈입니다.
"태애애양의차에야아아앙-!!!!!!"
선망의 대상이자 로와 거인의 왕을 지탱해주는 존재인 애니메이션 '돌격! 장작의 왕 그윈!'의 주인공처럼 거인의 왕은 필살기명을 크게 외칩니다.
"뇌에에에에에창이에양!"
물론 그런 말도 안되는 기술이 실제로 먹혀들리 없다는 것을 거인의 왕은 잘 모릅니다.
당연히 그의 히어로인 그윈의 기술로 악당을 물리칠 수 있을거라 굳게 믿습니다.
비웃음을 당하며 벽에 쳐박힌 꼴맘이 날리는 거소공을 맞는 그 순간까지는 말입니다.
그의 꿈도 희망도 산산조각 부서집니다.
거인의 왕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한껏 얻어맞고 뜨거운 바닥에 비참하게 누운 거인의 왕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거인의 왕은 힘겹게 눈을 뜹니다.
힘겹게 뜬 그 눈에는 꼬마 로의 꿈, 창부 와무다의 슬픔, 노동자 오제이의 허탈한 웃음이 비칩니다.
동네 귀염둥이이자 마스코트인 오래된 용의 모습도 아른거립니다.
그렇게 두 눈에 모두의 모습이, 모두의 희망을 가득 품은 채로 거인의 왕은 힘겹게 눈을 뜹니다.
꼴맘들은 그런 거인의 왕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경멸의 웃음을 담은 채, 그 분노를 비웃으며 마냥 기다립니다.
오늘도 탐구자가 태워집니다.
어쩌면 힘겹게 들어올린 그 눈꺼풀에 거인의 기억의 고달픈 하루도 함께 걷혀나갔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짧은 분노의 뒤에는 꼴맘들이 말하는 극딜만이 그의 거구에 가해질 뿐입니다.
거인의 왕은 정신을 잃기 전에 잠시 뇌리에 그려봅니다.
소울을 풍족하게 나눠먹는 하루, 거인의 기억의 주민들이 모두 모여 간소한 잔치를 여는 그런 광경이 펼쳐집니다.
그 곳에서는 꼴맘들도, 거인들도 함께 웃습니다. 그런 광경을 잠시나마 그려봅니다. 그런 꿈 같은 꿈을 꿈꿔봅니다.
그런 날이 과연 올까요? 아마 오지 않을 것입니다.
거인의 왕도 이제 잘 압니다.
거인의 왕은 눈을 감습니다. 굳게 닫힌 그 눈 속에 희망도 함께 사라져갑니다.
거인의 왕은 눈을 뜨지 않습니다. 천천히 감기는 그 두 눈은 다시 띄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을 알면서도 거인의 왕은 감겨오는 눈꺼풀을 들어올리지 못합니다. 천천히 어둠 속으로.. 하지만 포근하게 느껴지는 붕 뜬 기분 속에서 거인의 왕은 눈을 감습니다.
거인의 왕은 좋은 꿈을 꾸고 있을까요?
그 곳에서는 로도, 와무다도, 오제이도 모두 좋은 꿈을 꾸고 있을까요?
거인의 왕은 눈을 감습니다. 영원히 깨어나지 않을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듭니다.
잘자요 거인의 왕.
그 곳에서는 아프지도, 힘들지도 않고...
계속해서 좋은 꿈 꾸도록 해요.
다시는 아프다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 그 곳에서 좋은 꿈 꾸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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