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라단은 전왕 고드프리를 동경해서 사자를 자신의 상징으로 삼고, 기사단 이름도 적사자 기사단으로 지음
그런데 사자는 전사 호라 루를 왕 고드프리로 만드는 신하임. 스스로를 사자라 칭하는 것은 킹 메이커 내지는 심복을 칭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자신의 부하들에게 사자의 이름을 붙인다?
2. 동시에 라단은 영웅이며 엘데의 2대 왕 라다곤과 닮은 붉은 머리를 과시하며 자신이 라다곤의 적자임을 뽐냄
이는 라다곤의 발작버튼을 누르는 행위로 보일 수도 있지만, 다르게 생각할 여지가 있음.
엘데의 첫 왕 고드프리의 아들 고드윈은 금발임. 그리고 고드프리는 모두가 인정하는 왕의 그릇이었음.
반면 라다곤은 고드프리의 추방 이후 엘데의 왕이 되었지만, 그가 왕의 그릇임을 의심하는 눈초리가 짙었음.
또한, 라단은 라다곤과 레날라의 자식임. 라다곤과 마리카가 동일 인물이라는 걸 배제하고 보자면, 라단은 어느 모로 보나 "현 왕의 친자"라는 것 외에는 모든 정통성에서 고드윈에게 밀림.
즉, 라다곤의 역린을 건드리면서까지 자신이 라다곤의 아들임을 어필하는 그 행위에는, 그리고 스스로를 고드프리의 사자라고 내세우고 다니던 그 행위에는 왕이 되기엔 부족한 본인의 정당성을 어떻게든 채우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고 생각함
여기까지 읽었으면 알겠지만, 이 프롬뇌는 왕좌에 대한 라단의 갈망, 야심에 대한 프롬뇌다.
3. 라단은 별을 부수고 운행을 막아서 카리아 왕가를 쇠퇴시켰음. 이 행위를 단순히 "어떻게 최고 커리어가 애미 가슴에 못박기ㅋㅋㅋㅋ" 로 볼 수도 있겠지만, 조금 다르게 볼까?
라다곤이 카리아 왕가를 버리고 엘데의 왕이 되었듯이 자신도 라다곤과 황금률을 위해서라면 모친의 왕가 따위는 어찌 되든 좋다. 이건 라다곤과 황금률에 대한 과할 정도의 충성 선언임. 나는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 나야말로 엘데의 왕에 적합하다. 하는.
실제로 라단은 라단 - 라이커드 - 라니 3남매 중 유일하게 레날라와의 관계가 드러나지 않았고, 라다곤에게 충성하는 모습을 보였음. 라다곤은 자신을 엘데의 후계자로 지목할 수 있지만 레날라는 그렇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4. 고드윈의 재탄 의식은 실패했음. 왜? 일식이 일어나지 않아서. 그럼 일식은 왜 일어나지 않았지? 라단이 별의 운행을 재개시키지 않아서.
바꿔 말할까? 라단은 고드윈의 재탄을 주도적으로 막았음. 엘든 링의 파쇄와 틈새의 땅의 혼란이 고드윈의 죽음을 트리거로 삼아 벌어졌(다고 알려졌)는데도. 황금률의 수호자, 충직한 장군 라단은 정작 틈새의 땅의 혼란을 바로잡고 황금률을 수호할 수 있는 때에 그것을 거부하고 고드윈을 죽은 채 두었다는 이야기임.
그리고 위에서 설명했듯, 라다곤이 실종된 이 당시 엘데의 다음 왕으로서 가장 강한 정통성을 가지고 있던 건 고드윈이다. 라단은 자신 아닌 자가 엘데의 왕이 되는 걸 보느니 틈새의 땅이 계속 혼란하기를 바란 것이다.
5. 로데일 공방전을 보자. 우리가 알고 있는 타임라인은 '모르고트가 축복왕을 자칭하며 로데일을 먹음 -> 이에 반발한 데미갓들이 군주 연합을 형성 -> 군주 연합 패전' 이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나?
모르고트는 흉조다.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 그런 모르고트가 뜬금없이 나타나(지도 못했겠지만) 왕을 참칭한다고 로데일의 백성들이 따를까? 타임라인은 정반대가 아니었을까?
라다곤의 실종 -> 빈 왕좌를 노린 군주 연합의 결성 -> 로데일 침공 -> 로데일이 위기에 처했을 때, 모르고트의 대두 -> 모르고트의 전공으로 군주 연합 패퇴 -> 백성들의 지지로 모르고트가 축복왕으로 즉위
이게 더 자연스러운 타임라인이지 않나? 그런데 이 타임라인대로면 군주 연합의 로데일 공격은 왕좌를 향한 야심을 가지고 도읍을 공격한 명분 없는 침공이 된다. 그러니 로데일의 모두가 목숨을 걸고 맞선 것이겠지만.
자, 그럼 이 군주 연합의 맹주는 누구였을까? 가장 자연스러운 이는 라단이다. 파쇄전쟁 최강의 데미갓이었으며, 고드릭이 탈영 이후 라단의 문책을 두려워했으며, 군주 연합 와해 이후에도 2차 로데일 침공을 감행한 유일한 데미갓이니까.
결국, 내 프롬뇌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라단은 그 누구보다도 왕이 되고 싶어했다. 그래서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적사자"라는 이름을 붙였고 자신이 왕 라다곤의 친자임을 어필했고 자신보다 정통성이 강한 고드윈의 재탄 의식을 막았다. 라단이 "자신이 신이 될 테니 왕이 되어달라"는 미켈라의 제안, 황금률과 마리카에 대한 반역이기도 한 그 제안을 거절하지 않은 것은 그가 왕이 되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러면 왜 라단은 부패에 저항하며 비참하게나마 살려 했는지를 물을 수 있는데, 라단은 자신을 재탄시키려는 미켈라의 계획을 몰랐기에 죽지 않으려 한 게 아닐까? 혹은, 부패에 의해 이성을 잃어버리고서도 '왕이 되고자 하는 집착'은 본능으로 남아 추하고 또 추한 모습으로 버티려 한 것이 아닐지.
한 가지 더 의미심장한 것은, 라단의 룬은 불타고 있다는 것인데 불은 붉은 부패에 대한 저항이기도 하지만 모르고트는 야심을 불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했다. "야심의 불에 타버린 약탈자" 라단이 처지가 딱 그렇지 않은가?
오 게임내에서 이렇게 풀었으면 dlc 스토리가 훨씬 그럴듯했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