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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과 무라쿠모 밀레니엄은 사라졌다

그러나 달라지는 건 없었다

대파괴 이전의 대전쟁, 그리고 크롬과 무라쿠모 사이의 전쟁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벌여온 추한 전쟁의 역사

과거 세계를 황폐화시켰던 그것은 다시 한번 되풀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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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심도 전쟁

호랑이와 사자가 사라진 세계에서 왕 노릇을 하려는 여우들의 싸움

크롬과 무라쿠모의 그늘에서 기어나온 비교적 규모가 작았던 기업들은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또 다른 전쟁을 일으켰고,

지하세계는 대파괴 이전의 지상이 연상될 정도로 심각하게 황폐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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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전쟁의 폐해를 멈추기 위해, 지하의 인류는 지하세계 정전 위원회를 결성하였다

지하세계 정전 위원회의 주도 하에 전쟁의 종식에 대한 조약인 "아이작 조약"이 체결되었고,

이것으로 대심도 전쟁은 완전히 끝을 맺었다

원래 정전 이후 해체될 예정이었던 지하세계 정전 위원회는 기업 자산의 재활용을 위해 정전 이후에도 남아있게 되었고,

그것은 지구정 부의 전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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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정 부

전쟁에서 살아남은 기업, 조직, 그리고 레이븐들의 대표에 의해 설립된 이 기관은,

각 기업체의 잔존 병력을 통합함으로써 강한 통제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들은 대심도 전쟁으로 인해 황폐화된 지하세계를 재건해 보려 했지만, 그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지상의 인류가 대파괴로 인해 황폐화된 지상에서 지하세계로 도망쳤던 것처럼,

지하의 인류도 대심도 전쟁으로 황폐화된 지하에서 도망칠 곳이 있었다

먼 과거, 대파괴로 인해 더 이상 인류가 살 수 없게 되었던 지상

바로 그곳이 대심도 전쟁으로 인해 황폐화된 지하의 인류가 향할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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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환경 재생 위원회

그들은 황폐한 지상세계의 재생을 활동 목적으로 내걸고 있었으며,

구성원 중에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과학자들 역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실상은 무라쿠모 밀레니엄의 산하 세력에 불과했고,

그들의 궁극적인 목적 역시 무라쿠모의 이권을 확보하는 것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이었던 간에,

그들의 노력은 훗날 인류가 지상으로 돌아가는 데 밑거름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어찌 됐던 대파괴로 인해 황폐화되었던 지상세계는 다시 회복의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고,

지구정 부의 주도 하에 지하의 인류는 다시 지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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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다시 지상으로 돌아가고 몇 년 뒤,

구 무라쿠모계 기업인 지오 매트릭스가 오래된 무라쿠모의 데이터로부터 "화성 테라포밍 계획"의 개요를 발견했다

이에 지오 매트릭스는 화성에 조사단을 파견하여 인류가 화성에서 거주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어냈고,

지오 매트릭스의 주도로 화성으로의 대규모 이주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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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아레나를 운영해 오던 기업인 콩코드는 화성에도 아레나를 들여왔고,

화성에 너브스 콩코드라는 이름의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그들은 앞으로는 아레나를 운영하고 아레나에 참여하는 레이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중심으로 활동하였지만,

뒤로는 각 기업으로부터의 의뢰를 레이븐들에게 제공해 중개료를 받고 있었다

의뢰의 내용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 그들은,

레이븐들에게 있어 과거 레이븐즈 네스트와 비슷한 기능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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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정 부 역시 화성을 통치하기 위해 통치기구인 LCC를 설립하며 화성으로의 이주를 장려하였지만,

그것은 그 땅에서 질서의 상실을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화성보다 지상의 재건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지구정 부의 방침에 따라 LCC는 정 부로부터 충분한 인력을 지원받지 못했고,

실질적인 군사력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레이븐들에게 병력을 의존하고 있는 실상이었다

한때 지하세계에서 권력을 쥐고 있던 몇몇 기업체는 정 부의 성립과 함께 이미 그 지위를 잃고 있었지만,

화성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얻어 아이러니하게도 그 힘을 되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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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무라쿠모계 기업으로, 화성 진출의 선구자이자 화성 최대의 세력을 가진 지오 매트릭스

구 크롬계 기업으로, 지구 최대의 기업체이지만 화성에서의 세력은 지오 매트릭스보다 약간 밀리는 엠로드

과거 전쟁으로 인해 공멸했던 두 기업은, 다시 화성에서 가장 큰 두 개의 세력으로 되살아났다

그 사이에 비교적 약소한 기업이지만 AC용 무기에 대한 획기적인 신기술을 개발해 시장에 공급하는 것으로 버텨온 발레나가 있었고,

세 기업은 화성에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계속해서 서로를 견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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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 날, 지구에서 활동하던 한 명의 레이븐이 화성에서의 꿈을 안고 레이븐 시험 장소에 들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