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단 형님은 항상 저와 잘 어울려주시는군요.
정말…. 이래 봬도 어엿한 청소년이 되었답니다."
양신과 가족간의 모임이 끝난 후, 라단 형님은 곧장 나에게 함께 시간을 보내자 권유하였다.
모임의 심각한 분위기 탓에 내 뒤에서 불길한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는 것이 눈에 띄었을 것이다.
그런 내 모습을 발견하곤 모임 내내
안절부절못하던 저 덩치 큰 사자의 모습이 어찌나 신경 쓰이던지, 웃음을 참느라 일부러 안 좋은 표정을 더 지어야 했다.
"…. 미켈라도 나이를 세어보면 더 이상 어린아이는 아니구나. 내 덩치가 워낙 크다 보니 주변 사람들이 다 꼬맹이로 보이지 뭐냐. 하하!"
내 몸이 어린아이의 모습에 머물러 있는 것은 라단 형님도 알고 있는 사실일 터, 듣는 나의 기분을 헤아려 문제를 자신의 탓으로 뒤집어 말한 것이었다.
어찌나…. 이리 상냥할까
전장을 휩쓸고 별을 부수는 터무니없는 무신.
이런 용맹한 사자에게 상냥함이 깃들어있다는 건 무척이나 모순적이고 새뜻하다. 그렇기에, 이 상냥함은 매혹적이다.
" 후후…. 라단 형님은 참 상냥하시군요…. 가족들이 전부 심각한 분위기라 앉아 있는 것만으로 고통이었어요. "
" 그러게나 말이야. 워낙 이런 분위기랑은 맞지 않아서…. 애초에 나 같은 무인에게 정치 같은 건 조화롭지 못하다고. "
" 아뇨. 라단 형님은 굳세고 참된 지도자가 될 거예요. 그야, 이렇게 상냥하신걸요? "
"…. 그렇게 말해주니 기쁘구나. 네 기분이 나아진 거 같아서 다행이다. 어째 내 얘기만 나오면 들떠서 말이 많아지는구나. "
그야 전….
"…. 형님이 선왕의 이야기만 나오면 열광하는 것과 같은 이치겠지요."
"하하하! 확실히 그것도 일리가 있구나."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그렇게 접근하시는 건 너무 치사하다고요…. "
" 응? 미안 미켈라. 뭐라고 했니? "
"…. 형님, 저와 약속 하나만 해주실 수 있나요?"
항상 의지할 기둥이 되어주는 존재. 압도적인 무력과 타인을 생각하는 상냥함. 동경, 사랑의 대상. 그가 나에게 보여준 상냥함은 무척이나 아름답고, 매혹적이었다.
상냥한 세상,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의 상냥함에 매료되겠다.
모두가 그와 같은 상냥함에 매료되는 세상을 만들겠다.
"…. 세계를, 상냥하게 만들고 싶어요."
그렇게 말하곤, 그를 올려다보았다.
곤란한 듯 하면서도 입가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상냥하다.
그런 그의 뺨에 천천히 손을 올리고 어루만졌다.
"...이건 훗날을 위한 연습이에요."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사자는
무언갈 열심히 말하려는 듯하지만 선뜻 말이 나오지 않는다.
쉿. 더 말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라며
그와 입술을 맞댄다.
나를 밀어내려던 거친 손은 점점 힘이 빠지고
이내 완전히 주도권을 상실해 몸은 의지를 잃고 땅에 드러누웠다.
"아직 미숙한 매료지만…. 하루 정도는 거뜬히 지속될 거 같네요. 분명 오늘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하시겠지만, 약속의 때가 되었을 때 모두 알게 되실 거예요."
그의 얼굴, 가슴 모든 곳에 찬찬히 입을 맞추어간다.
매료된 그의 몸은 날 거부하지 않는다.
아아. 이 무슨 상냥함인가.
모두가 나를 받아들이고, 모두가 나를 보듬어주고 나를 이해해 주는, 모두가 나의 뜻에 거부하지 않는 상냥한 세상.
그런 세상을 위해 나는 오늘 장군 라단과 서약을 맺는다. 분명 형님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나의 몸속엔 그 증거가 길이길이 남아있을 것이다.
푸른 케일리드 들판에는 아무도 없고,
석양을 등져 보이는 그림자만 반복적인 패턴으로 움직인다.
이는 상냥한 세상을 위한 1보 전진이 될 것이다.
쓰면서 발기했다..
이건 글카스일까 진지문학일까
진지한 이복 형제간의 사랑 이야기임
조용히 해 이건 글카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