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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라단은 못 만들었고, 성의도 없고, 어떤 면에서건 처참한 실패작이다

이 글에서는 미켈라단을 베일과 비교할 것인데, 들크 보스들 중 그나마 호평받는 메스메르 / 미드라 / 베일 라인업 중 베일이 여러 요소 때문에 셋 중에서는 가장 아래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켈라단은 역대급 보스다. 역대급 좆스캇보스.


스토리는 따로 얘기하지 않겠다. 개인적인 의견이야 당연히 있지만 프롬뇌는 어디까지나 그 특성 때문에 플레이어의 수만큼의 스토리와 서사를 탄생시키기 마련이니까. 그리고 사실 이걸 얘기하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다.


이 글은 미켈라단을 크게 컨셉 / 패턴의 기술적 측면 / 패턴의 심미적 측면으로 나눠서 해부할 것이다.


1. 미켈라단의 컨셉

일단 누더기골렘이다. 나름 간판기인 약속의 왕은 설리번 검무를 거의 그대로 가져왔는데 그마저도 설리번의 것에 비하면 박력이 덜하면서 속도도 덜하고 그 와중에 별로 어울리지도 않는 대참사가 나고야 말았다.

거기다 다른 보스들과 비교하면 미켈라단에게는 결정적으로 두드러지는 특징이 없다. 라단이야 본편에서 밑천이 다 드러났으니 그렇다 쳐도, 이 공백을 메워줄 미켈라가 완전히 실패했다.

매료의 권능을 제하고서도 미켈라는 외부신의 간섭을 차단하여 틈새에 작은 낙원을 만들려 하거나 만물을 포용하려 하는 등 독특한 면모를 많이 보였고, 이런 면모를 패턴에 잘 녹여냈다면 모르겠지만 애석하게도 미켈라가 하는 짓은 빛기둥 뿅뿅 분신 쾅쾅쾅 뿐이다. 탐욕 디먼처럼 맞으면 장비와 탈리스만을 일시적으로 박탈한다던가 이왕 사자무와 수미상관을 이루는 거 라단이 주기적으로 미켈라가 퓸었던 서로 다른 팩션의 힘을 쓴다던가 하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몰개성하기 짝이 없는, 정말 신앙 기반 공격의 기본 중 기본으로 묘사되는 빛기둥이라는 권능이 심지어 주 공격 수단으로 쓰이는 것도 아니고 라단을 보조하는 데만 쓰이고 있으니, 미켈라가 신에 등극했다는 사실이 도저히 체감되지 않는다.

거기다 그럼 엘데의 짐승과 달리 조금 더 동적인 이미지를 추구했나 보다 하고 넘길 수도 없는 게, 기도로도 있는 미켈라의 간판기 미켈라의 빛은 반대로 굉장히 정적인 모션을 가진다. 도대체 맞아떨어지는 게 없을 뿐더러 이 정적인 이미지가 굉장히 동적인 라단의 인상을 훼손하기까지 한다. 거기다 반대로 분신 패턴은 동적이다 못해 경박하기까지 하니 총체적 난국이다.

쌍왕자는 로스릭이 광탄을 뿌린 동안 로리안이 공격을 하여 회피각을 제한하는 협공을 펼치거나, 로리안의 성광 공격 이후 쭀이 쉴 틈을 성광 창으로 저격하고, 로리안이 먼저 팔을 들어올려 공격 준비를 마치면 로스릭이 바로 순간이동을 발동해 합이 딱딱 맞는 등 둘이 쭀 이전에도 수많은 침입자를 격퇴하며 함께 오랫동안 싸워왔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지만, 미켈라단은 딱히 그렇지도 않다. 매료를 제외하면 막말로 미켈라를 찢은 다음 그 권능의 일부를 라단이 쓰고 있다 해도 믿을 수준의 설계다.


2. 미켈라단의 패턴: 기술적 측면

망토랑 머리카락으로 패턴 선행 모션 가릴 생각은 누가 한 걸까?

카메라 문제 때문에 아예 화면 위쪽에서 선행 모션이 시작돼서 보지도 못하고 쳐맞는 상황이야 뭐 사자무부터 해서 고질적인 문제니 참고 넘어간다 쳐도, 망토와 머리카락, 카메라 거리 때문에 미켈라단의 뒤로 돌아가거나 가까이 붙는 순간 다음 패턴이 안 보이는 불이익을 받게 되는 점은 개선을 해야 했다. 거기에 다른 대부분의 보스와 달리 미켈라단은 일단 뒤돌고 다음 패턴을 개시하는 게 아니라 패턴을 개시하면서 뒤를 도니 환장할 노릇이다. 그렇다고 이 사태를 방지하려 미켈라단의 패턴을 뒤로 굴러 피하려 하면 빛기둥에 저격당하게 되니, 답이 없는 것이다.


거기다 약속의 왕을 쓰는 척하더니 딱 1타만 쓰고 혈염 패턴을 써서 구르던 삧을 조져버리거나 패턴을 썼다 말았다 하는 등 코옵에서 유독 고장나는 경우가 많은 건 미디르 등의 선례를 감안하더라도 새롭다기보다는 기괴할 뿐이다.

분신 패턴은 단순히 가까이서 판정이 없어지거나 최대한 멀리 빠져야 하는 등 파훼법이 비직관의 끝을 달리고, 빛기둥은 생성 위치가 고정되어있는 것도 아니라 운이 안 좋으면, 지형에 억까당하면 그대로 맞게 된다. 이건 그냥 못 만든 설계다.



미켈라단의 패턴: 심미적 측면

그렇다면 다 때려치고, 미켈라단의 패턴이 눈은 호강시켜주는가? 그 정도로 멋있는가?

그럴 리가.

이 부분은 컨셉 얘기와 조금 겹치기는 한다.

개인적으로 프롬의 매력 중 하나는 별 것 아닌 무언가의 독특한 응용이라고 생각한다. 불사대의 특이한 검술이나 변형하는 장치 무기 같이, 우와, 이런 걸 생각해내네, 싶은 것들. 심지어 들크 안에서도 사자무나 수렁의 기사 같이 이런 사례들이 한가득 있다.

단, 미켈라단은 제외. 빛기둥과 쌍검은 조금도 새로울 것이 없다.

라단의 검무가 멋있을 수는 있지만,


이렇게 보스의 컨셉과도 정확하게 일치하면서 위압감과 멋, 박력을 전부 살리는 패턴들은 미켈라단에게 존재하지 않는다.


베일이 나온 김에 베일의 포학 얘기를 잠시 하자면,


포학은 그냥 봐도 물론 엄청 멋있지만, 뜯어보면 상당히 치밀하게 설계되어있다.

일단 첫 폭발에서 뿜어져나오는 염뢰가 강한 인상을 남기고, 그 다음 앞부분에서 올라오는 용암은 절묘하게 베일의 머리 바로 밑까지만 오기에 그 위에서 연기를 배경으로 포효하는 베일의 머리는 가려지지 않는다. 그리고 충격파가 걷히고 나면 베일의 거체가 불 붙어 흩날리는 돌과 합쳐져 살아있는 화산, 분노하는 용암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도 포학은 플레이어가 베일과 주로 싸우게 될 앞부분에 과도한 크기를 자제한 이펙트를 넣고, 어차피 맞을 일도 잘 없을 뒷부분에만 베일의 머리 위까지 치솟는 거대한 효과를 넣어 실제 플레이와 비주얼을 섬세하게 분리했고, 그로서 인상적인 무브를 만들어냈다.

미켈라의 빛은 포경수술 당한 위협하는 개미핥기마냥 서있던 머저리가 갑자기 고고하게 위로 떠오르더니 반다이 남코 로고 스크린의 유산이 느껴지는 섬광탄이 터질 뿐이다. 그게 다다.


3줄 요약

1. 미켈라단의 컨셉에는 성의가 없다
2. 미켈라단의 패턴은 기술적으로도 엉망이다
3. 미켈라단의 패턴은 심미적으로도 그닥이다

병신보스 ㅗ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