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안델의 회화세계, 뱀인간 화가가 교부 아리안델에게 만들어 준 장소.
그 위치는 론돌 흑교회의 수장 프리데가 빼돌려 알 수가 없다고 한다.
새로운 세계를 위해서라면 언젠가 불태워야 하는 것이지만, 정체되는 것은
다른말로 바꾸면 안정감. 회화세계는 버러진 자들의 유일한 고향이 된 것이었다.
나무여인의 아이로 태어난 설리번도 그 안정감에서 태어난 이였지만
역설적이게도 설리번은 회화세계를 만들어낸 바깥세상에 번화를 가져올 인물이었다.
얼음과 결정, 어두운 달. 냉기는 이 세계에서 마법과 관련된 성질로, 그 반대인 기도가
따스함과 엮이는 것도 그래서 일 것이다. 태초의 불로 삶과 죽음이 나뉘었듯이.
그렇게 태생에서 부터 변화의 숙명을 지닌 설리번은 회화세계 태생으로는 처음으로
그림 바깥을 나섰다. 그리고 그가 가장 먼저 배운 것은 세상의 종말이었다.
재가 휘날리는 벌판의 순례자들은 로스릭 성으로 가지 못해 모닥불에서 설리번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었고, 어린 설리번의 눈은 영감으로 번뜩였다.
하지만 동시에 뼈져리게 느낀 것은 그가 환영받지 않는 종족의 아이라는 것이었고
마술사의 재능을 지녔던 그는 성직자로 신분을 위장하며 살았다.
그리고 망해가는 세상에 젊은 성직자의 등장은 교단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백교의 성직자들은 설리번을 환영하며 자신들의 성찬식에 동참하게 했다.
그것은 오랜 전통도 아닌, 물에 불어터진 돼지 시체같이 전락해버린 엘드리치가
주교들에게 강요한 악습, 식인이었다.
설리번이 식인을 즐겼는지 알 방법은 없다. 그는 나무인간 이었고, 그의 갈증을
채우는 유일한 것은 그가 발을 디딘 이 세상에 대해 더 알아가는 것이었다.
이루실은 현재 죄의 수도라고 불리는 고대국가의 유적에 세워진 도시이다.
언제 세워졌는지 모를 이곳은 지각변동으로 어느새 아노르 론도 아래에 옮겨져 있었다.
백교의 중심지인 아노르 론도보다 오래됐다는 얘기도 있지만 태양왕의 업적을
지우기에 바쁜 현재의 백교로선 과거의 기록이 중요할리 없었다.
때문에 태양이 길어지는 여름에 심연의 권속이 된 주교들의 활동이 줄때 쯤,
설리번은 이때를 틈 타 지하로 탐험을 나서곤 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실로 괄목할 만한 것이었는데. 이곳이야 말로 불의 시대를
계승했던 장작의 왕, 거인 욤의 출신지 였던 것이다.
과거, 인간과 거인은 알수없는 이유로 서로에게 전쟁의 상처를 안겼건만,
이 도시에서 보이는 기록은 마침내 그 둘이 화해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었다.
설리번은 이 멋진 세계가 멸망해 감에 슬픔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후발 주자로서 이야기의 결말을 확인함에 전율했다.
아얼하설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