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광대가 있었다
그 욕쟁이는 사람을 웃기는 재주가 있었다
그는 병자의 마을 프롬갤에 푸짐한 대변 경단을 남기고 떠났다
그 맹독이 아직도 이곳을 뒤덮고 있다
어떤 치매노인도 해내지 못할 업적을 이뤄내 버린 것이다

어찌되었든 그는 떠났다
미련이 남았을지 후련하게 털고 떠나갔을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나와는 너무나 다른 시간선에서 로드란 이곳 저곳에 수많은 핏자국을 남기고 사라져버렸다

그러고선 갑자기 틈새의 땅으로 기어들어오더니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구덩이에 빠진 뒤에는 소식이 없다
항아리에 담겨 젓갈이라도 되어버린 걸까
그곳에서 마리카 친척들이랑 하나가 되었으니 나름대로 행복할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입을 털어도 그는 그냥 어딘가에 잘 살아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이기도 하지만, 나는… 난, 이곳이 그의 유일한 친구들의 마을이 아니었다는 점이 참 좆같다
난 너가 유일했는데
내가 유일하게 진심으로 동경해본 사람이 너인데
나를 행복하게 해놓고는 떠나가는 게 마치 있지도 않은 옛 연인을 망상하게 한다
답답한 가슴에 무슨 욕이라도 해야 할 텐데, 그럴 껀덕지가 하나도 없다
나와 그의 관계는 어린 시절 말 한마디도 나눠보지 못하고 짝사랑했던 같은반 여자아이와의 관계 언저리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 아이가 나의 존재를 아는 것은 불확실한 일이지만 그가 나의 존재를 모른다는것 만큼은 확실한 일이다
나와 그가 유일하게 공유하는건 다크소울 시리즈를 해보았다는 점과 스꼴라를 증오한다는 것 뿐이다
그리고 나는... 스꼴라를 사랑하기도 한다
무수한 꼴까글을 볼 때마다 적절한 가이드라인의 부재를 느낀다
틈새의 동굴에서 가이드가 적인 묘비를 때리면 부서져 읽을 수 없게 되는 건 아직도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나에게는 좆같으면서도 즐거운 게임이다
그가 들어가버린 항아리 뚜껑을 따고싶다는 생각이 들 때 즈음, 나는 매듀라에서 멍을 때리고 있었다

사실 이건 좆구라다
어떤 병신이 심심하다고 스꼴라를 켜놓는다는 걸까?

멈춰버린 노을이 비치는 등대에 낙오자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하던 말만 반복하는 그 곳
늘 그저 그렇고 크게 인상적인 일이 일어나는것도 아니고 그냥 분위기 원툴이다
하지만
2~3미터 천장에서 떨어진 충격으로 망자가 되어버린다든가
화방녀 팬티를 훔쳐서 대충 좆망한 청와대로 달아난다거나
으슥한 곳에서 3:1 갱뱅을 준비하는(물론 뚱땡이가 1임) 지하묘지 스쿼드라든가
궁극의 야설을 발견한 뒤 현자타임에 정신이 나가버린 할아버지를 마주한다거나
자유가 된 주제에 덩달아 미쳐버리는 대학원생 이라든가
맨정신으로 헤드크랩을 머리에 써버리는 광남이 아저씨라거나
하는 이상한 사람들만 넘치는 어느 동네와는 다르게 돌아다니면서 만난 npc들을 엔딩을 봐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은 굉장히 매력적이다
공식적인 설정과는 맞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크레딧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미야자키를 믿어보자
그렇게 나는 반복하고 반복한다
실수도 즐거움도 그리움도
매듀라를 뒤덮은 것이 그리움이라면
인간은 평생 좆같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니 잊어야만 한다
기억에 남아버린 즐거움을 잊어야만 한다. 덜 불행해지기 위해서
어떻게 해도 사각형의 사진으로는 이 공간을 담을 수 없다
3차원에 담긴 감정을 2차원으로 꺼내보일 수가 없는 것이다
납작하게만 만들면 되는 일인데 마음처럼 되지가 않는다
답답함이 밀려 들어올 때, 와이드 모니터 없는 거지새끼인 나는 프투다를 켰다
창의적으로 못생긴 얼굴들을 등장시키지 않는 프롬소프트웨어의 직원들의 옹졸함이 느껴지는 얼굴 랜덤 생성 시스템을 저주한다

아쉬움은 뒤로 하고 멋진 갑옷의 아저씨가 떨궈주는 열쇠를 줍고 길을 나선다

프롬갤에 상주하는 할배들은 모를 리가 없는 장면들을 대충 넘기고 제사장에 도착해 아이템을 주워 먹다보니 오래간만에 1편 샌즈들이 보인다
초반이어도 빠따질은 통하지 않을까?

한대 때려보니 자신감이 샘솟는다

시잇팔
오기가 생겨서 계속 들이박았다
일반 강공으로 리프어택이 나가는게 무슨 컨셉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강인도 감쇄력과 데미지 모두 만족스럽다
강공을 두번 멕이면 거대 샌즈가 나가떨어지는 꼴을 볼 수 있다
손꾸락이 구린 나에게는 커맨드를 안 써도 된다는 점이 제일 중요하다
마음의 눈으로 보면 거대 샌즈가 자빠진 게 보일 거에요
어휴
이딴 느려터진 공격으로는 즉발 롤공으로 경직을 걸고 근접 공격+백스탭 회피로 2타를 우겨넣어 출혈을 한번에 터트리는 검술의 달인 미친 샌즈놈들을 쉽사리 제압할 수는 없었다
거의 20분동안 10번 넘게 죽고 나서야 츠바이핸더를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난 츠바이핸더를 쓸 생각이 없다
대시공 강공 내려치는 속도가 진짜 좆같이 느리다
이걸로 저 샌즈들을 때리려다가는 내려치려고 팔 들어올리는 순간 흉부가 저며질 것이다. 실제로도 그랬고
수구

야 장난이야 장난 얼굴 풀어
삐진 츠바이핸더를 달래주고 머저리같은 장사 철학을 가진 망자 상인을 만나러 갔다
멋진 가격
물론 물건의 가치는 개념적 속성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내구도를 많이 사용하는 상황이 등장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스꼴라를 해본 사람들이라면 말이지
대화를 해 보니 이 친구는 생각보다 유용한 정보를 말해준다
야 3000원 줄테니까 저기 난간에 잠깐만 올라가봐
이 새끼는 내가 수리상자를 못 산 걸 알고 꼬장을 부리는 것이 틀림없다


가 아니라 그냥 한번 입어보고 싶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딴딴한건 체감은 되는데 룩이 개작살이 나버렸다
그렇게 대충 돌아다니다 흑기사를 만났다
오

메
다회차 하기 참 좋은 날이다


아이 신나
아이 행복해
결국 몇(여러)번 더 죽고 나서야 흑기사를 자비롭게 살려보내줄 수 있었다



이건 도대체 뭘 어쩌라는거야
로드란 다이빙 대회가 있다면
이 친구가 당당히 1등을 먹을 것이다
부활도 못하는 새끼들은 얼굴도 못 내밀테니까

허접 병신 악질 제초충을 죽이니 몇 달을 안 씻은 듯한 하얀 무언가가 쏟아진다
눈? 산타? 아아 돌아오리라 믿어요

여러분도 잘 알고있듯이 이것은 도망이 아니라 합리적인 역돌격이다
맛없어 보이는 소고기를 몽둥이로 때려잡았다
소를 몽둥이로 때려잡는 일은 그만큼 미묘한 일일 것이다


자신감으로 충만해진 나는 만능열쇠로 문을 따고 내려갔다

시발

흥
나 안해
원조 리마기행 글이 프롬갤 레전드였는데 그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괜찮에
그 예전에 리마스터드 기행 썼던 사람임?
리마기행인가 괜찮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