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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생각에 잠긴 그녀는 와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소리는 낮고 조용했지만,
그 고집 만큼은 쇠심줄보다 질긴 이의 목소리였다.

“...신성한 계승자.”

쿠로가 망루로 올라오는 길이었다.
아직 작은 소년인 그에게 계단의 단은 꽤나 높은 것이었기에
조금 힘들어 보였다.

"풍경을 구경중이셨군요."

천천히 숨을 몰아쉰 쿠로는 어린아이 특유의 불안하면서도
용케 쓰러지지는  않을 거라고 예상되는 동작으로
잠시 자신의 체간을 회복하려 애썼다.
겨우 똑바로 서게 된 쿠로는 겐이치코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검고 맑은 눈동자는
작은 꽃 한 송이를 손에 쥔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꽃은 늑대가 건넨 겁니까?”

쿠로는 딱히 화두를 숨길 생각도 없다는 듯, 그녀와 시선을 나누었다.

그러자 겐이치코는 손에 쥔 꽃을 멍청하게 내려다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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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정신이 번쩍 든 듯, 그녀는 시선을 빠르게 돌리고,
들꽃을 쥔 손을 외투 속으로 감췄다.

그러나 홍조를 감추는것은 불가능했다.

“그 닌자는... 그저 주군을 찾으러 온 들개에 불과하더군."
괜히 마음에도 없는 독설을 내뱉었다.

쿠로는 危 따윈 가볍게 간파했다는 듯 미소 지었다.
“그렇다면... 왜 도망치셨습니까?”

그 말에 겐이치코는 말문이 턱 막혔다.
늑대의 꽃을 받고 정신없이 도망쳤던-보는 이 없던 그 순간을,
이 소년은 전부 알고 있었다.

"잇신님께서 내주신 방은 참 좋습니다. 넓고, 편안하고...
무엇보다 벽에 몸을 붙이고 V키를 누르면
여러가지 소리를 들을 수 있지요."

그러니까 전부 들었다는 소리다.
가까스르 열을 식힌 그녀의 얼굴이 다시한번 빨게졌다.

"...엿들은건가, 신성한 계승자. 비겁한 짓을..."

“당신은 제 불사의 피를 탐내서 저를 납치 했지요.
아시나를 위한다는 이름으로, 용윤을 손에 넣으려 했습니다.”
쿠로가 그녀의 튕겨내기를 제빨리 끊어쳤다.

딱히 탓하는 말투는 아니었다
그저 사실을 말할 뿐인 얼굴이었다.

이렇게 되면 엿들은것을 탓 할 수도 없지 않는가
겐이치코는 조용히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나는 당신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생각은 할지언정,
조국을 지키고 싶어하는 그 마음까지 잘못된 것이라
할 수는 없으니까요.
분명 늑대도, 같은 생각이겠지요."

“그 닌자는, 단지 너를 되찾기 위해 여기 온 것이다.
꽃도, 내 마음을 어지럽히려는 수작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이 나에겐 통하지 않는다 계승자여,
내가 그대를 닌자에게 순순히 내주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꽃을 받았습니까?”

"그건..."

겐이치코는 이어지는 쿠로의 하단 베기에 정신을 못차렸다.

무신 잇신의 손녀였던 그녀다.
주변에는 오니교부나 올빼미같은 털북숭이 무인들밖에 없었다.
평범한 말싸움, 차라리 결투라면 모를까
연애와 관련된 주제에 있어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나 다름 없는 것이다

쿠로는 다시끔 얼타고 있는 겐이치코를 뒤로 하고
망루 끝에 다가가, 설산 너머의 구름을 멀리 바라보았다.

“당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용윤의 힘인지, 아니면...”

"그 이상 말하지 말아라 계승자."

"...아시나를 지키는것과 불사의 군대를 손에 넣는 것.
그 둘은 엄연히 다른것입니다 겐이치코 공."

늑대를 언급할거라 생각했던 그녀는 또 한번 머리가 멍해졌다
"...그 차이를 구분하십시오."

차분하게 할 말을 모두 끝낸 용윤의 계승자는
몸을 돌려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천수각 내부 계승자의 방으로 당당하게 돌아갔다.
늑대는 분명 자신을 찾으러 올 것이었다.

분명 구속된 자는 용윤의 계승자일 텐데
마치 간수와 포로가 뒤바뀐듯 한 모습이었다.

"..."

어딘가 바보가 된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겐이치코는 외투 속 한 떨기의 들꽃을 중요 아이템에 넣었다.

그리고 그녀의 마음 깊은 곳 피어난 진심을
엘밤통처럼 어두운 누구도 모르는 곳(99)에 숨기려 애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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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여유 따윈...없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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