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먼 동쪽 나라의 방랑자였던 집행자는 자연을 경애했다.
땅에 뿌리를 뻗고 힘껏 살아가는 초목에서 생명의 신비를 느꼈다.
경애를 형태로 남기기 위해, 서화를 취미로 삼았다.
여행 끝에 틈새의 땅에서 하늘을 올려본 집행자는 말을 잃었다.
그 땅을 상징하는 황금 나무에 마음을 빼앗긴 것이다.
가장 위대한 신비와의 만남에 감사하며, 그곳에서 죽기를 바랐다.
그러나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 그 몸은 생명의 도가니의 힘을
품고 있었다. 원초의 황금 나무에서 연속되는, 주어진 것.
그 의미를, 집행자는 생각하고 있었다.
2.
그림을 감상하는 수호자는 집행자에게 말을 걸었다.
황금 나무를 모르는 기사는, 창작 속의 모습임에도 감명을 받아
한번 직접 보기를 바랐다.
무녀가 불러서 찾아가 보니, 물건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황금의 축복을 지닌 꽃이 필요하다고 한다.
집행자는 그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다.
3.
축복받은 꽃을 들고, 집행자는 정원을 찾았다. 물을 주고 있던
하인 인형은 피어나는 풀과 꽃에 기분이 좋아 보였다.
집행자를 알아채고 새 동료를 받고는, 그림으로 남기기를 제안한다.
화판 앞에 앉아 붓을 들자, 불온한 공기가 감돌았다.
사각지대로 시선을 돌리자 기척의 정체에게서 목소리가 들렸다.
「황금 나무는 사라졌다」
고개를 돌렸을 때, 목소리의 주인은 이미 모습을 감춘 뒤였다.
꽃을 주고 왔음을 말하자, 무녀는 다가온 위기를 알렸다.
원탁의 대축복이 약해지고 있으며, 이에 저항하기 위해
집행자의 힘이 필요하다고.
4.
대축복의 빛은 가녀리고, 그늘을 보이고 있었다.
「빛은 곧 사라진다」
어두운 미래를 꿰뚫어봤다는듯, 무녀는 말했다.
축복을 보강한다, 그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며
이는 황금 종자를 아는 집행자의 기억에 의지해야 했다.
협력을 부탁하는 무녀에게, 집행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어딘가에서 다시 목소리가 들린다.
「이룰 수 없는 소원에 매달리다니, 통탄스럽다」
5.
황금 종자를 받은 무녀는, 숨겨진 반짝임을 대축복에 바쳤다.
그때마다 빛은 약간 밝음을 되찾았으나, 금방 사라졌다.
「여기까지다」
무녀는 들었던 손을 내리고 눈을 내리깔며 애써 침착하게
이야기했다. 본래 목적을 서두르겠다, 밤의 왕을 한시라도
빨리 쓰러뜨려야 한다고.
불안에 파고드려는듯, 다시 목소리가 들린다.
「올바르게 돌아가지 않고, 저주받은 몸이 되어서도 버리지 못하는」
「소망은 고통을 낳을 뿐임을, 알고 있었을 텐데」
6.
무녀는 마치 계시라도 받은 양 집행자에게 말했다.
극한의 산령에 황금 종자가 싹을 띄웠다.
실낱같은 희망에 거는 열의에 보답하고자,
집행자는 눈 덮힌 땅으로 향한다.
7.
황금 싹은 대축복에 반짝임을 주고, 주위를 빛으로 감쌌다.
눈을 뜨자 과거의 황금 나무가 당당히 솟아 있었다. 수없이
들었던 목소리의 주인이 절벽 끝에 서서 칼을 겨눈다.
전투에 승리한 집행자에게, 상대하던 환상이 말한다.
「외면하지 말고, 살아 보여라」
원탁의 대축복은 되돌아왔고, 무녀는 감사를 표했다.
황금 나무는 되돌아온다. 그렇다면 걱정할 것은 없다.
하지만 그곳에서 본 기억이, 배의 상처가, 뇌리에 새겨졌다.
집행자는 붓을 든다. 그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
바보같은 지금말투가 더 낫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