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폭풍우 치는 밤이었다.
온 저택에 식기가 깨지는 소리, 복도를 달리는 소리, 비명이
울려 퍼졌다. 사용인들은 서로 죽고 죽였다.
소녀를 대신해서 덤벼드는 폭한들을 끌고 간 자,
휘둘러지는 칼날에 몸을 던져 등을 베인 자,
사람이 숨을만한 곳으로 인도하고, 몸으로 그 길을 막은 자,
많은 희생도 덧없이, 소녀는 칼날에 쓰러졌다.
떠오르는 아침 햇빛이 비치는 고요한 저택에서, 인형은 눈을 뜬다.
소녀는 죽어가는 그 순간, 전생의 비술을 시도했던 것이다.
밤을 향한 보복을 결심한, 복수자의 모습이 그곳에 있었다.
2.
밤의 왕을 찾아, 정신없이 헤매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틈엔가 목적을 잃고 밤에 삼켜졌던 모양이다.
자신을 원탁에 데리고 온 레이디나 하인 인형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다.
객관적으로 바라본 수호자는, 중재를 위해 제안했다.
밤의 존재가 사용하는 무기를 빼앗아 와달라고 했다.
복수자는 하는 수 없이 부탁을 받아들였다.
이용 가능한 것을 내버려둘 여유가 없는 입장을 이해하고 있었다.
3.
수호자에게 부탁받은 칼날 파편을 건넨다.
익인 기사는, 물건을 확보했다는 의뢰 결과보다도
복수자를 동료로 맞이할 수 있음을 더 기뻐했다.
복수자는 그 태도에 눈살을 찌푸렸지만
수호자는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었다.
4.
추적자가 무뚝뚝하게 말을 건다.
몸이 변화해 가는 복수자에게, 적대하게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충고한 대로, 인형 몸에 이변이 일어나고 있었다.
검은 멍이, 저항하듯 몸 표면에 나타났다.
복수자는 눈치채고 있었다.
한 번은 받아들인 밤을, 지금은 부정하고 있다.
알게 된 감미는 몸을 좀먹었고, 유혹에서 쉽게 도망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완고하게 의지를 관철해야 한다.
그 외견을 보고 걱정한 하인 인형은, 복수자에게 화장을 해주었다.
복수자는, 말없이 그것을 받아들였다.
5.
멍이 악화된 것을, 레이디는 나무랐다.
화장을 해서 숨겨도 무녀의 눈은 속일 수 없었다.
복수자는, 고민하는 레이디의 얼굴에도 같은 멍이 생겼음을 지적했다.
놀란 그녀는, 무언가 짚이는 점이 있는듯 냉정하게 말했다.
복수자의 몸에 「오탁」이 진행되고 있다.
신경이 과민해지는 것처럼, 섬세한 변화를 느낄 수 있게 되기에
각자가 행사하는 밤의 힘의 영향으로 멍이 드러난다고 한다.
다시 밤에 삼켜질까 우려하며, 은둔자에게 의지해보라고 했다.
마녀는 평소와 똑같은 모습으로, 긴 의자에 앉으라고 권했다.
5-1.
복수자는 어느 틈엔가 잠들었다.
의식이 돌아오자, 낯익은 건물 안에 있었다.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폭풍우 치는 밤의 저택.
복수자는, 그 밤에 서 있었다.
복도 안쪽의 방에 들어서자, 잇따라 사람을 본뜬 것이 나타났다.
습격하는 것 같기도, 매달리는 것 같기도 한 침전물을 떨쳐냈다.
눈을 뜨고 마녀의 얼굴을 본다.
멍은 보이지 않고, 인형 몸도 차분함을 되찾은 것 같았다.
사태는 해결됐다…고 복수자는 전하지만
짙게 그림자를 드리운 응어리가 있음은 말하지 않았다.
6.
복수자는 다시 꿈 속에 들어와 있었다.
더 크고 맹렬한 악몽이 덮쳐온다.
그것들을 쳐부쉈을 때, 닫혀 있던 기억이 흘러나왔다.
칼날에 쓰러지는 소녀를, 인형은 보고 있었다.
소녀가 인형을 좋아한 만큼, 인형도 소녀를 좋아했다.
그렇기에 인형은 일어서서 저택을 떠났다.
꿈에서 깬 복수자는, 소원을 묻는 은둔자에게 답한다.
「밤의 왕을 죽이는 것」
밤의 힘으로 움직이는 인형은, 다시금 복수를 맹세했다.
소녀의 혼이 깃든 인형이 아니라 소녀가 죽는 순간에 자아가 생긴 애착인형이고 소녀를 죽게 만든 원흉인 밤에 복수하는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