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밤통이 지금 좀 물려서 심심해서 써보는 글이다.
처음 엘밤통을 시작했을 때, 뉴비 같은 실수로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될까 봐 멀티플레이는 하지 않고 솔로부터 시작했다.
모든 보스를 클리어하고, 캐릭터 저널도 전부 완료한 뒤에야 멀티플레이를 시작했다. (단, 은둔자는 멀티로 저널을 채움)
이런 과정을 거쳐서 그런지, 솔로와 멀티에서 같은 캐릭터라도 체감이 꽤 달랐다.
그래서 아래는 캐릭터별로 솔로와 멀티 경험을 나눠 적어본다.
[집행자]
<집행자 솔로 플레이>
집행자는 내가 엘밤통을 산 이유다.
발매 전 트레일러에서 흉조의 공격을 패링하는 장면을 보고 전율했었다.
세키로를 정말 재미있게 했던 입장에서, 세키로식 패링을 멀티에서도 할 수 있다니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직접 해보니 패링 몇 번이면 보스들이 쉽게 그로기에 걸렸고, 아츠도 강력해서 웬만한 보스들의 피를 1/3씩 깎아낼 수 있었다.
덕분에 "재미없으면 환불해야지"라는 생각은 바로 접고, 모든 보스를 집행자로 솔로 클리어했다.
집행자는 나를 엘밤통에 빠지게 한 1등 공신이다.
<집행자 멀티 플레이>
멀티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적들의 체력·공격력·그로기 수치가 올라가서 패링은 비효율적이다.
차라리 굴러서 딜 넣는 게 더 낫다.
또, 여러 명이 함께 공격하다 보니 적의 타겟이 분산돼서 패링 기회도 적다.
아츠 성능도 별로다.
보스 체력은 거의 안 깎이고, 회복 유물 없이 쓰면 오히려 위험하다.
결국 아츠는 아군 부활이나 응급 회복용으로만 쓰게 된다.
게다가 추적자·무뢰한보다 체력도 낮아서 보스전에서 쉽게 죽는다.
그래서 요즘은 나멜레스나 강화 글라디우스 같은 비교적 패링하기 쉬운 보스 상대 때만 쓴다.
[추적자]
<추적자 솔로 플레이>
패링 덕후인 나는 블러드본, 다크소울3, 엘든링도 패링으로 잡을 수 있는 적은 패링으로만 클리어했었다. (말레니아는 11시간 걸려 클리어하면서 패드까지 부쉈고, 미켈라단도 4시간 트라이 끝에 깼다...)
그래서 시작 아이템인 버클러가 정말 반가웠다.
아츠도 강력해서, 예를 들어 중앙 성채 지하 보스 '방울 사냥꾼'도 한 방에 그로기였다.
솔로에서 손맛이 정말 좋았다.
<추적자 멀티 플레이>
멀티에서는 패링을 거의 안 쓰게 된다. 이유는 두 가지.
적의 공격이 여러 플레이어에게 분산돼 패링 타이밍이 잘 안 나온다.
핑 문제로 타이밍에 맞게 눌러도 패링이 씹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결국 대검 쌍수를 들거나 수비적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내 취향으로 대검+대방패 조합으로 플레이하게 됐다.
아츠는 좋은데, 풀차지로 써도 연속으로 여러번 죽은 아군을 부활시키기 어려운게 아쉽다.
[철의 눈]
<철의 눈 솔로 플레이>
그야말로 ‘철황’.
상성 거의 안 타고 모든 적을 무난히 잡는다.
스킬+1 유물은 사실상 성물이다.
<철의 눈 멀티 플레이>
역시 ‘철황’.
발견력 증가, 보스 어그로 관리, 아군 부활 모두 훌륭하다.
하지만 피통이 얇아 방심하면 한 방에 가는 경우가 있다.
나는 근접 전투를 선호해서 자주는 안 한다.
[레이디]
<레이디 솔로 플레이>
처음엔 정말 힘들었다.
단검은 딜이 약하고, 방패를 든 적이나 결정인 상대로는 튕겨나가 버린다.
마술은 선후딜이 길고 원거리 전투도 취향이 아니라 결국 단검으로만 싸웠다.
아츠도 시원찮아 광역딜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아쉬움만 가득했다.
<레이디 멀티 플레이>
지금은 멀티에서 가장 자주 고르는 캐릭터다.
특히 영원한 밤의 왕 상대로는 레이디를 선호한다.
기본적으로 단검 쌍수지만, 보스전에서는 대방패+단검 조합으로 생존 위주로 플레이한다.
덕분에 잘 죽지 않고, 남들 다 죽은 상황에서도 혼자 살아남아 아군들을 부활시키고 클리어하는 경우가 많다.
보스를 잡은 뒤 아군이 감사 제스처를 보낼 때마다 캐리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뿌듯하다.
다만, 어떤 사람 눈에는 "보스 피 깎는 대신 헥소고지 찍냐?" 소리 들을 수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다.
비폭력 불복종으로 결국 상대를 꺾었을 때에 폭발하는 도파민을 한 번 맛보게 되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무뢰한]
<무뢰한 솔로 플레이>
레이디 하다가 무뢰한 해보니 ‘유쾌·통쾌·상쾌’.
대형 무기 쌍수로 점프 공격 몇 번이면 적이 쉽게 그로기 걸린다.
위험할 땐 스킬로 적의 공격을 씹어버리면 되니 전투가 빠르고 시원시원하다.
다만 도가니 기사와 방울 사냥꾼은 여전히 까다롭다.
<무뢰한 멀티 플레이>
두 번째로 자주 고르는 캐릭터다.
적 그로기가 솔로 플레이만큼 바로 터지진 않지만 여전히 강하다.
다만 적 공격력이 세져서 솔로보단 자주 죽는다.
아츠는 가끔 민폐가 되는데, 원거리 공격을 하는 적 근처에서 쓰면 적만 돌 안에 들어가서 안전해지고 우리는 적의 원거리 공격에 맞아 죽는 상황도 생긴다.
그래도 포기 못 한다.
무뢰한 아츠의 뽕맛은 누구나 이해할 것이다.
[수호자]
솔로든 멀티든 너무 어렵다.
특히 영원한 밤의 왕 상대로는 하이 가드로 막아도 데미지를 심하게 받아서 그냥 선 채로 죽는다.
하이 가드 대신 회피를 하려 해도, 모든 캐릭터들 중 회피 성능이 최악이라 죽기 쉽다.
가끔 멀티에서 잘하는 수호자를 보면 존경스럽다.
[복수자]
<복수자 솔로 플레이>
초창기엔 평이 안 좋았지만, 막상 해보니 괜찮았다.
소환수도 유용했고, 잡몹을 아군으로 만드는 효과도 좋았다.
다만 기도 선후딜이 너무 길고 불편했다.
그러다 탐식의 드래곤 꼬리에서 특대검을 얻어서 ‘특대 무기 복수자’ 플레이를 하게 됐는데 정말 재밌었다.
유물도 근력·체력 위주로 세팅해서 결국 저널을 끝까지 완료했다.
<복수자 멀티 플레이>
하지만 멀티에서는 바로 개같이 망했다.
그래서 복수자는 보통 안 하지만, 멀티에서 다른 사람이 하면 편하다.
복수자 혼자서 필드 몹을 녹여서 파밍·레벨업이 빠르다.
다만 내가 느끼기에 복수자는 실력과 상관없이 자주 죽는다.
초보는 허둥대다 죽고, 고수는 혼자 보스 피를 절반 깎아놓고 죽는다.
결국 "죽더라도 딜을 우겨넣고 간다"는 플레이 스타일이 특징이다.
[은둔자]
<은둔자 솔로 플레이>
은둔자만큼은 솔로로 저널을 못 깼다.
마술 선후딜이 너무 길어서 맞아죽기 일쑤였다.
복수자처럼 특대 무기로 전향할까 싶었지만, 예전 멀티에서 개 같이 망한 실패 경험 때문에 포기했다.
<은둔자 멀티 플레이>
저널을 완료하기 위해 멀티 플레이를 하던 중 ‘혜성 아줄’을 얻고 나서 보스 피가 녹아내리는 걸 경험했다.
전투는 늘 "혼자서 보스 피 1/3 깎고 맞아죽기"의 반복이었지만 그럼에도 뿌듯했고, 보스 피를 많이 깎아서 그런지 죽었을 때에 죄책감도 덜했다.
덕분에 지금도 은둔자·복수자가 혼자 딜 넣다 비명횡사하는 걸 보면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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