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르 2023년 말.
싸늘한 가을 바람이 낙엽과 바스러질 무렵.. 시베리아 북단에서 건너온 엄동설한 내 방안을 얼어붙게 만들었음
그 당시에 보일러 비용 아낀다고 뜨거운 바람 호호거리며을 녹이며 게임을 하던 내 눈에 뜬 할인 문구
'엘든링 본편 반값 할인'
나는 이마를 찌뿌리며 생각에 잠겼음
평소에 눈 여겨 본 게임은 아니였지만 2022년 상반기 느슨한 스트리머계에 폭풍을 몰고 온 여파는 나에게도 전해졌음
프롬소프트라는 이름은 몰랐지만 다크소울을 만든 회사가 만든 갓겜을 만들었다는 풍문
그리고 트리가드에게 온갖 저주를 퍼붓고 샷건을 치는 영상을 보고 낄낄거렸었지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음
치킨 두마리도 안되는 금액에 갓겜을 살수 있다니..
게임을 설치하고 인게임에 들어설때 장엄한 브금이 울렸지만 나에겐 시끄러운 소음에 불과했음
어쨌든 캐릭터를 만들고 대충 프롤로그 영상을 보고 진입을 했음
(초반 진행 좀 고 찍은 사진)
불편한 조작감과 인벤토리에 이성,강건,근력,지력 등등 다양한 스텟이 날 어지럽게 만들어 게임 삭제 욕구가 올라왔었음
아니 ㅅ바 방어력, 마법방어력이면 끝이지 뭐가 이렇게 수치가 많아?
그래도 갓겜은 뭔가 다르겠지하고 성난 마음을 다독이며 게임 진행을 이어갔음
튜토리얼 보스를 물리치고 밖을 나갔을때 그 해방감이란.
습한 공기가 피부에 달라붙는 것 같은 동굴을 나와 밖을 구경함
날도 초저녁에서 밤으로 건너가기 전이라서 그런지.. 스산함이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소울류 게임도 별거 없잖아? 하는 생각을 하며 림그레이브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음
그런데...
갑자기 왠 괴물이 뛰어내리는거 아니겠음?
접목의 귀공자라는 이름과 길게 늘어진 체력바를 봤을때.. 아, 이게 진짜 보스구나
하는 진실과 함께 불안함이 엄습해왔음
벌벌 떨었지만 나는 방금 튜토리얼 보스를 물리친 사내.
무사의 타도를 들고 위풍당당한 자세로 돌진을 했지만..
두대 맞고 you died라는 문구를 처음 맞이함.
머리 위에 물음표가 뜨기도 전
아름다운 광경이 눈에 보임
방금 전 그 악마같은 녀석은 사실 이벤트 보스라는 것을 눈치채고 안도감을 느낌
백면 바레라는 녀석이 날 노려보고 있었고 나는 녀석에게 다가감
말을 거니깐... 임마가 말을 되게 띠껍게하는거 아니겠음?
한대 칠까? 싶다가 왠지 모를 위기감을 느껴 그만두기로함
기분나빠진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내가 가장 먼저 한 것은 구경이였음
어쨋든 여긴 시작의 마을이니깐.
림그레이브는 거대한 산을 깎아 만든 듯한 모양새였음
거대한 바위가 불규칙하게 배열되어있었고 울퉁불퉁한 지면에 풀과 나무가 무성했음
자연의 경관을 있는 그대로 감상하다가 저 멀리에 무언가가 보였음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거대한 말을 타고 다니는 기사가 잘가다듬은 길목사이를 걷고 있는거 아니겠음
순찰을 도는 것처럼 보였지만 경쾌한 말의 발걸음은 산책을 하는듯 보였음
나는 녀석을 본적이 있음.
정보하나 없이 이 가혹한 세상에 뛰어든 뉴비들을 환불하게 만든 녀석이자
숱하게 많은 유튜버들이 도전하다 절망을 하게 한 장본인
통칭 뉴비 절단기 '트리 가드'
현명한 나는 자리를 피하려 했지만.. 한대만 쳐보고 싶은 욕구가 들었음
그 당시에 말을 타는 방법을 몰랐기에 뚜벅뚜벅 걸어서 녀석에게 달려갔는데..
가까이 갈수록 기분이 뭔가 이상한거임
오픈 월드 세계관에 아름다운 초원 한복판이였는데.. 왠지 던전 입구 앞에 선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멀리서 봤을땐 몰랐지만 녀석에게 다가갈수록 몸집이 점점 불어나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하더니
코앞까지 갔을때 이게 사람인지 건물인지 모를 풍채를 자랑했음
내가 한대 치기도 전에 어그로가 끌렸는지
거대한 기사는 말머리를 돌렸음
노려볼 틈도 없이 거대한 체구가 기민하게 돌진해오는데..
이게 중세 시대에 탱크가 있으면 저게 아니였을까?
웅장한 노래가 울려퍼지고 달려오는 모습은.. 아까 봤던 접목의 귀공자를 귀엽게 만들었음
기사가 말도 번쩍거리는 황금 갑주를 두르고 있어 내 얄팍한 무기로 찔러봐야 민망해질 상황이 연출되지 않을까하는 의심마저 들었지
트리가드는 황금빛 갑주와 방패 그리고 거대한 할버드를 들고 나를 덮쳐오고 있었어
할버드를 가지고 횡베기를 할때 나는 뒤로 몸을 날렸고 바로 지척에서 할버드를 볼 수 잇었음
...그런데... 저게 할버드라고...?
아니, 저건 무기가 아니야. 무기라고 하기엔 크고 거대하고 굉장한 무언가지
내가 저걸 어디서 봤더라...?
아 그렇지! 군입대 한달전에 노가다 판에 봤었던 철골 H빔
사람이 철골 H빔을 휘두른다고?
그런 의문이 떠올리는 사이 녀석은 인간이 낼 수 없는 힘으로 팔을 휘둘렀고
거대한 철골을 맞은 내 몸은 말 그대로 초전박살이 났음
다진 고기가 되어 부활한 나도 모르게 고인 마른침을 꿀꺽삼켯음
아, 내가 이 악명높은 소울류 게임을 하는게 맞구나..
고개를 세차게 흔들고 인근에 보이는 축복으로 향했음
엘레의 교회.
건물 천장은 어디다 팔아먹었는지 뻥뚫려있었고
가지런히 잘라둔 벽돌은 제법 가격이 나갔는지 누군가 여기저기서 떼어간 모양새였음
한마디로 버려진 폐허였지
건물 멀리서 부터 금빛 기류가 나에게 손짓을 했기에 나는 별 의심없이 안으로 들어섰음
축복이 한가운데에서 자신을 만지라는 모양새였고 손을 뻗으려는 찰나
구석에서 왠 모닥불을 떼고 있는 인물을 발견함
나뭇가지를 모아 불을 피운 모닥불에 누군가가 앉아 있었음
처음엔 산타인가? 싶었지만 이 지옥같은 세계관에 그런 희망찬 인물이 나올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보는게 좋겠지?
그는 나에게 관심도 없는듯 불꽃을 응시하고 있었음
나는 노인을 자세히 뜯어봤는데.. 자글자글한 피부와 움푹패여있는 피부가 세월의 풍파를 엿보게 해줬음
그 노인 앞에 있는 모닥불은 소박하다못해 초라해보였지만
왠지 모를 아늑함을 느껴 난 노인에게 다가감
내가 가까이 가니 그제서야 고개를 돌렸는데
자신을 방랑상인 칼레라고 소개함
절망과 고통에 신음하는 빛바랜자들을 달래준적이 많았는지
생각보다 자상한 말투에 왠지 모르게 마음 한켠이 따뜻해졌음
하지만,
그는 자신의 물건을 내밀며 돈을 요구했는데
가격들을 보고 이돈씨라는 쌍욕과 함께 그저 방랑생활을 하는 추레한 노인이라는걸 깨달아버림
나는 자리를 황급히 뜨고 아까봤던 축복에 손을 뻗음
따사로운 햇살조차 그림자로 만들 눈부신 황금빛이 나를 감싸앉았고 몸이 치유되는 느낌이 들었음
눈을 다시 떴을때 한쪽 방향으로 오라는 듯 다시 축복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고
나는 지도를 열어 방향을 정해 달렸음.
이때까지는 몰랐지.. 내가 어떤 지속에 오게 되었는지..
- TO 비 컨티뉴
2편도 쓸까?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