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왕으로서, 그리고 신이자 여왕의 반려로서 이 땅을 통치하던 그 과거의 상징은 지금 불타고 있다.
그 아래에 있던 빛나던 도읍 역시 이젠 재에 묻혀 빛바랜 지 오래였다.
죽지 못해 살아가는 처참한 몰골의 사람들이 고드프리를 보고 조아렸다.
'마리카여... 그대가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고드프리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마침내 그는 황금 나무 앞에 다다랐다. 다시 한 번 엘든 링을 치켜들기 위해서.
거절의 가시가 걷힌 황금 나무의 내부로 통하는 통로가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시선을 끈 것은, 다름아닌 형편없이 널부러진 축복왕의 주검이었다.
'모르고트...'
하수구에 버렸던 자신의 자식이자, 자신이 배척해야 했던 끔찍한 흉조.
그러나 몸 바쳐 황금 나무를 지켰던 또 하나의 왕.
그는 모르고트의 주검을 조용히 안아 들었다. 이미 차갑게 식은 그 주검은 앙상하고 더럽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고드프리는 그 주검을 조용히 감싸 안았다. 그리고 그에게 경의를 표했다.
'정말 오래되었구나. 모르고트여.'
모르고트의 주검이 잠시나마 미소를 지어 보이는 듯 했다. 이윽고 그의 주검은 하나의 축복이 되어, 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세로시가 울부짖었다. 어쩌면 모르고트를 축복하기 위해서였을까.
고드프리는 조용히 눈을 감고, 자신의 사명을 다시금 떠올렸다.
그리고 모르고트의 주검에서 나온 빛은 또 다른 축복의 인도가 되어 고드프리를 인도했다.
그 인도의 끝에는, 한 명의 전사가 서 있었다.
세줄약좀
님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