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색 물방울(뼛가루 아님)을 주운 여삧

딱히 공격적이지도 않고 사람형상을 서툴게 흉내내는 게 귀여워서 데리고 다니게 되는데

같이 싸우고 구르고 고생하다보니 나름 정이 들게 된다

물론 그 와중에도 여삧은 많은 남성들과도 만나게 되는데, 단순히 그들과 협력/경쟁 관계이기에 일어나는 상호작용이지만 우리의 슬라임에게는 그렇지가 못했다

알고보니 노크론에서 만들던 화신의 물방울 프로토타입 중 하나로, 인간의 육체 대신 사고를 모방하는 슬라임이었고, 이를 표현할 방법이 딱히 없었기에 노크론에서는 실패작으로 취급해 갖다 버린 것이었다

여삧과 여행하며 자신의 자아를 각성하게 된 슬라임은 어느새 활달한 모습으로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는 여삧에게 끌리고, 또 질투하게 된다.

다행히 슬라임에게는 여삧이 만난 수많은 남성들의 데이터가 쌓여있었고, 이를 토대로 궁극의 알파메일의 이미지를 연성, 노력 끝에 변신에 성공하게 된다

처음에는 여삧의 진심어린 축하에 뿌듯해하는 슬라임이었지만, 자신을 향한 감정은 애완동물 정도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고 분노를 주체할 수 없게 된다

결국 여정 중에 얻은 트리나의 수련으로 약을 만들어 여삧을 재우고 폐허 지하에 가둔 뒤 에로망가 스타일로 그녀를 천천히 조교해간다.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없게. 자신에게만 의지할 수 있도록.

여전히 세상에는 여삧이 돌아다닌다. 여전히 쾌활한 모습으로 왕의 자리를 향해 걸어나간다.

단지 밤마다 폐허로 돌아가 알파메일의 모습으로 돌아가, 묶인 채 주인의 손길만을 기다리는 애완동물을 돌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