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녀님께




이렇게 편지를 드리는 것도 오랜만이군요.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여러분은 끝없는 밤을 건너며 수많은 밤의 왕들의 목숨을 거두었고


이제 원초의 밤, 왕중의 왕과의 결전을 앞두고 계십니다.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위대한 업적이죠.


여러분들이 있는 동안 원탁도 참 많이 변했습니다.


은둔자 님 덕분에 책이 참 많아졌고


집행자 님이 가져다준 황금빛 꽃이 정원에 만연하고


추적자 님의 요리는 제가 배워야 할 정도더군요.


이런, 쓸데없는 잡담이 길었군요.


왜 이런 편지를 쓰고 있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사실 이미 제 몸은 밤에 침식되었습니다.


한쪽 손과 다리가 벌써 움직이지 않는군요.


아마 편지를 발견하실 즈음이면 완전히, 그러니까 죽어 있겠지요.


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한낱 잡동사니였던 제가, 여러분 같은 위대한 영웅들을 도와 역사를 바꾸는 것이니까요.


그동안 여러분들에게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어 기뻤고, 또 즐거웠습니다.


여러분들이 승리할거라 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리고 무녀님.


꼭 추적자 님을 구하십시오.


(여기까지 쓰여 있다)







난 하인 인형이 참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