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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어드 최저층 마그나 유적에 도착한 0824-FK3203과 립 헌터


그러나 의뢰 브리핑과는 달리 그곳에 DOVE에게로 통하는 통로는 없었다


곧이어 정체불명의 스텔스 MT들이 유적에 나타났고, 0824-FK3203과 립 헌터를 포위해 공격하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돌발 사태였지만, 두 레이븐은 이미 레이븐으로서 정점에 달한 특별한 존재들이었다


교전 끝에, 두 레이븐은 4기의 스텔스 MT를 모두 격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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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 정도론 무리였단 말인가."


"이레귤러 요소는 말살한다. 미라주는 그렇게 판단했다."


"관리자를 파괴한다... 어처구니없는 짓을."


- 팡파레 -



그리고 그런 그들을 말살하기 위해, 유적에는 또 다른 레이븐이 대기하고 있었다


랭크 B-2, 팡파레


과거 한 레이븐을 배반하고 보수를 가로챈 뒤 이름과 모습을 바꾸고 아레나에 참전한 그는,


인내심이 강하고 말수가 적은 것처럼 행동하며 자신에 대해 일체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관리자를 파괴할 존재를 말살하라는 미라주의 사주를 받은 그는, 두 레이븐의 앞에서 그 교활한 본색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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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에... 당신은 불필요해."


"사라져! 이레귤러!!"


- 립 헌터 -



그리고 뒤이어 0824-FK3203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은 방금 전까지 동료 기체였던 그의 친우, 립 헌터였다


미라주는 항상 DOVE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쳐 왔지만, 그것을 없애고 싶어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단지, 그것을 제어하려 했던 것 뿐이었다


그런 그들과, DOVE가 미쳤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없애버리려 했던 유니온은, 처음부터 같은 배에 탈 수 없었다


정상이 아니라고 해도, 인류에게는 관리자가 필요했다


오직 그것만이 인류가 살아 나갈 길을 결정할 수 있었다


0824-FK3203은 분명 관리자를 파괴할 수 있는 힘이 있었다


그것은 너무나도 강대한 힘이었다


유니온은 그 힘을 이용해, DOVE의 제거를 실행에 옮기려 하고 있었다


때문에 그는 너무나도 위험했다


그의 힘은 관리자, 그리고 레이어드 전체를 파멸로 이끌 힘이었다


질서를 위협하는 위험분자, 다른 말로 '이레귤러'인 그를 말살할 수 있는 것은 단 한 명 뿐이었다


그가 처음 레이븐이 되었을 때부터 함께하며, 서로의 레이븐으로서의 시작을 지켜보고, 함께 수많은 의뢰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낸 그의 친우, 립 헌터


그녀 역시 미라주의 입장에 동의하고 있었다


DOVE는 분명 미쳤지만, 그래도 그것이 없는 세계는 상상할 수 없었다


관리자가 없는 세계에서, 질서가 없는 세계에서, 인류는 결코 스스로의 힘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질서를 뒤흔드는 힘을 가진 이레귤러를 제거해야만 했다


그러나 그녀가 누구보다도 그에 대해 잘 아는 실력자라 하더라도, 그와 그녀의 격차는 압도적이었다


그녀 혼자서는 결코 그 존재를 제거할 수 없었다


때문에 미라주는 또 다른 레이븐인 팡파레까지 고용하여 그를 말살하려 했다


하지만 그는 미라주의 예상보다 훨씬 더 압도적인 존재였다


실력자 레이븐 두 명이 그에게 동시에 덤벼들었지만, 둘을 합쳐도 그 존재와는 극복할 수 없는 압도적인 격차가 있었다


이레귤러는 그 압도적인 힘으로, 자신의 적인 두 레이븐을 모두 제거했다



"역시나네..."


- 립 헌터 -



그의 친우였던 립 헌터의 마지막 말은, 그에 대한 저주나 증오가 아니었다


그녀는 그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그 싸움의 결과를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그와 함께 의뢰를 수행하며 지켜봐 온 그의 모습은, 강했다


어떤 존재를 데려와도, 결국 그의 앞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그에 대한 마지막 인정과 함께, 이레귤러의 친우의 AC는 폭발 속에서 산화되었다


랭크 E-21 립 헌터, 행방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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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멸적인 피해를 입은 유니온의 잔당에게는 더 이상 힘이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 사태를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레이어드가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데도, 미라주와 크레스트는 관리자의 존속에만 집착하고 있었다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남은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DOVE를 파괴하여 기능을 정지시키는 것


그것이 그들에게 남은 마지막 수였다


DOVE의 중추가 있는 곳은 크레스트와 미라주의 데이터 뱅크에만 기록되어 있었지만, 병력이 부족한 유니온이 그곳에 침입해 정보를 얻어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건, 단 한 명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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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온의 의뢰를 받은 이레귤러는 미라주의 리히토 연구소에 돌입했다


시설의 1, 2층에 있는 컴퓨터에서 코드 키를 알아낸 그는 입력 장소에 코드 키를 입력하여 호스트 컴퓨터가 있는 방의 문을 열었고,


그곳에서 드디어 DOVE의 위치에 대한 데이터를 얻어냈다


DOVE의 위치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라주는 다급하게 랭크 B-5의 검호 레이븐 녹턴을 투입했지만,


그 역시도 이레귤러를 막아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유니온은 신속하게 이레귤러가 얻어낸 데이터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DOVE가 있는 레이어드의 중추


인류는 드디어 그곳에 도달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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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린 짐승이 발악이라도 하듯, DOVE의 무차별 난동은 점점 더 과격해졌다


레이어드 4층 에너지 생성 구역에 위치한 에너지 반응로


그곳이 파괴된다면 레이어드 전역에 설치된 똑같은 시설들이 연쇄 폭발을 일으켜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될 것이었다


DOVE는 그곳을 노렸고, 이레귤러는 긴급하게 그곳에 투입되어 DOVE 부대를 진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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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가 숨을 돌릴 틈도 없이, DOVE는 지상에 초대형 기동병기를 투입하여 다시 에너지 반응로를 향해 돌격시켰다


이미 DOVE의 폭주로 인해 벌어진 피해는 너무나도 컸다


그것을 파괴하여 더 이상의 피해 발생을 막는다 하더라도, 이미 황폐화될 대로 황폐화된 레이어드에서 과연 인류가 계속 살아갈 수 있을 것인지 불분명했다


그런 와중, 그것은 자신의 비장의 카드까지 꺼내 인류 앞에 내놓았다


어쩌면 DOVE는 오류로 폭주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인류를 말살하려 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DOVE의 생각이 어떻든 간에, 그들은 포기할 수 없었다


이대로 개죽음을 당할 수는 없었다


천사를 형상화한 거대한 기동병기, D-001-G


압도적인 화력을 지닌 그것은 가히 DOVE의 최종병기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었다


분열까지 행하며 포화를 퍼붓는 그것을 상대로 이레귤러 역시 고전을 면할 수 없었지만,


결국 이레귤러는 그것 앞에서 또 한번 자신을 증명해 냈다


시간이 없었다


지금까지는 이레귤러의 힘을 빌려 가까스로 에너지 반응로를 방어해 왔지만, DOVE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자신의 병기를 출현시켜 그곳을 노릴 것이 뻔했다


곳곳에서 진행되는 DOVE의 무차별적인 파괴 행위 속에서, 세계를 유지하는 필수 장치들도 점점 꺼져나가고 있었다


그 세계는, 파멸을 앞두고 있었다


그렇기에, 유니온은 미라주 시설에서 탈취한 데이터의 분석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끝내, 그들은 레이어드의 중추가 위치한 곳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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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VE의 본체가 위치한 레이어드의 중추로 돌입을 준비하는 이레귤러에게, 오퍼레이터 레인 마이어스가 한 통의 메일을 보내왔다


레이어드는 처음부터 관리자인 DOVE에 의해 유지되어 온 세계였다


그것이 그 세계의 법칙이었다


그렇기에 아무리 그것이 인류를 말살하려 한다 할지라도, 인류에게는 결국 관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세계의 법칙이었다


질서를 뒤흔드는 이레귤러라면 세계의 법칙을 상징하는 DOVE를 파괴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 뒤에 무엇이 남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이레귤러의 선택은 과연 올바른 선택인 것인가


그런 작은 의문을 품은 채, 레인 마이어스는 마지막 작전의 보조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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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세계를 유지하는 장치들이 점점 그 기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이 세계는 파탄으로 치닫고 있는 것입니다.


레이어드는 창설될 때부터 관리자의 손에 의해 유지되어 왔다고 합니다.

그것이 바로 이 세계에 주어졌던 삶의 방식이었던 겁니다.


당신이라면 관리자를 파괴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후에 과연 무엇이 남을지, 저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단, 우리에게는 관리자가 필요하다는 것 만큼은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레이븐, 당신은 아직 믿고 있나요?

당신의 결정이 정말 올바른 것이었는지.


- 레인 마이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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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게는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었다


결국 DOVE가 왜 미쳐 버렸는지는 밝히지 못했지만, 그에 대한 해답을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쳐버린 DOVE가 파괴되어야만 했다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전 인류의 미래를 걸고, 이레귤러는 레이어드의 중추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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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레귤러는 계속해서 DOVE의 본체를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 DOVE에게로 향하는 중추의 리프트에서, 이레귤러에게 누군가의 통신이 들어왔다


한때 DOVE의 대리인 역할을 자처했던 거대 기업, 크레스트의 대표자


그녀는 이레귤러가 무엇을 바라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크레스트는 이제 더 이상 이레귤러를 막을 수 없었다


그녀는 다만 이레귤러에게 그가 저지른 행동이 어떤 결말을 가져올 지 명심하라 말하며, 통신을 종료했다



"자네가 무엇을 바라는지, 우리로서는 도저히 알 수가 없군."


"질서를 무너뜨려서 뭘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하지만, 우리는 더 이상 자네를 막을 수 없어."


"가게나. 단, 이것만큼은 명심하게. 자네가 저지른 행동이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 말이야."


- 크레스트 대표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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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VE의 본체 앞에 도달한 이레귤러를 막아선 것은 2대의 DOVE AC였다


일반적인 AC의 스펙을 뛰어넘는 정예 AC를 동시에 2기씩 상대하는 것은 확실히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들은 결국 이레귤러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다


마지막 관문을 통과한 그는, DOVE의 본체가 있는 방을 향해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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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VE가 있는 방에 들어선 이레귤러의 앞에는 드높은 기둥이 나타났다


그 기둥의 꼭대기에는, 강력한 실드로 보호되고 있는 DOVE의 본체가 있었다


그리고 기둥의 중앙에는, 본체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에너지 반응로가 자리잡고 있었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DOVE는 레이어드 곳곳에서 무차별적인 파괴를 행하며, 레이어드를 계속해서 파멸로 몰아넣고 있었다


이레귤러는 망설임 없이 DOVE의 에너지 공급원을 파괴함으로써, 그것의 폭주에 종언을 고했다


그리고 작동을 정지하는 DOVE가 남긴 마지막 말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인류를 향한 당혹스러운 선물이었다



"기간 유닛의 파손율이... 지금 막 90%를 넘어섰습니다... 에너지 공급률... 저하..."


"재생 프로그램... 최종 레벨로 진입합니다..."


"지상으로 향하는... 게이트 록을... 해제... 합니다..."


"본 명령이 실행... 됨으로써... 프로그램의... 모든 과정이 완료... 됐습..."


"시스템을... 정지하겠습니다..."


- DOV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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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예정되어 있는 세계


그 세계의 모든 것은, 전부 관리자라는 존재가 계획해 놓은 대로 돌아가고 있었다


모든 것이 그에 의해 결정되었고, 사람들은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관리자의 보호 아래, 사람들은 약속받은 번영을 누렸다


기업 사이의 세력다툼조차, 실은 관리자에 의해 계획된 꼭두각시극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 꼭두각시의 줄을 쥔 자를 설계한 것은 인류였다


인류 최후의 요새이자 방주였던 레이어드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었다


때문에 인류는 언제까지나 그곳에서 살아갈 수 없었다


지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인류는 하늘이 없는 세계 속에서 서서히 괴사해 갈 운명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는 레이어드를 설계하며 인류의 지상 복귀를 보조할 AI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 프로그램들이 바로, 훗날 레이어드의 인류에 의해 '관리자'라고 불리게 될 존재들이었다


인류가 레이어드에 자리잡은 이후, 관리자는 지속적으로 지상세계를 관측하며 그곳의 환경 상태를 파악했다


그리고 어느 날, 관리자는 마침내 지상의 일부 환경이 이주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언젠가 오게 될 지상 복귀의 날을 준비하기 위해, 관리자는 레이어드의 하루와 일 년을 지상에서의 하루와 일 년과 일치하도록 개정했다


레이어드 달력의 명칭은 '지구력'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그 해는 지구력 0년이 되었다


그러나 인류를 그냥 지상에 풀어놓는 것은 인류를 위한 길이 아닌, 그저 방임에 불과했다


과거 인류는 전쟁이라는 시련을 겪고, 멸망 직전의 상황까지 치달았다


역사는 항상 되풀이된다


지상으로 돌아간 인류에게, 또 다시 이와 같은 시련이 닥쳐올 것은 명백했다


나약한 인류를 그대로 지상에 돌려보내 봤자, 그런 시련이 닥쳐온다면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때문에 관리자는 인류가 과연 지상으로 돌아갈 자격이 있는지 시험하기로 결정했다


관리자의 앞에 강함을 증명하는 인류는 지상으로 돌아가고, 강함을 증명하지 못하는 인류는 그대로 파멸한다


그 강함을 증명하기 위해, 인류는 관리자를, 질서를, 파괴해야 한다


그리고 이레귤러가 속해있던 레이어드에서, 인류는 자신의 강함을 증명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Yk3CZjTgHU

Armored Core 3 - Credits

The credits from the Play Station 2 game Armored Core 3, released in 2002.

www.youtube.com


하늘을 가로막던 레이어드의 천장이 열리고, 인류는 진짜 하늘에서 내리쬐는 따스한 태양빛을 맞이했다


지상의 환경은 이미 인류가 살아가기 적합할 정도로 회복된 뒤였다


시험에 통과한 인류는, 앞으로 지상에서 어떤 시련이 닥치더라도 그것을 이겨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이었다


그 세계에는, 하늘이 없었다


그리고 인류는 하늘을 되찾았다



- 아머드 코어 3의 스토리 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