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자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정원의 한 구석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다른 이들은 이해할 수 없는, 어쩌면 자기 자신조차 이해하지 못할 그림을 한평생 천천히 그려내고 있었다. 목적 없는 도화는 갈 길을 잃었지만, 이 캔버스 안에서 언젠가 반드시 완성될 것이다.
"아... 씨..."
작은 발소리를 따라서, 불쾌함을 드러내며 중얼대는 소리가 들렸다. 익숙한 목소리였다. 그녀는 언제나 이 시간이 되면 이곳에 오니까. 하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일찍, 투정을 부리러 온 것 같았다.
"..."
집행자는 아무 말 없이, 늘 하던 것을 이어나갔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당연한 현상인 것처럼. 복수자는 우두커니 서서 그 모습을 쳐다보았다. 인상을 쓴 것인지 원래 표정이 그런 것인지. 이제는 별로 궁금하지 않은 그녀의 상태를 애써 흘려넘기며, 집행자는 붓을 높이 들었다.
"..."
어느샌가 그녀는 캔버스의 뒤쪽 살짝 대각선, 집행자의 시야 한구석에 슬쩍 자리잡고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우두커니 서서 집행자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화가 난 것일까. 알 방법은 아주 없지 않았으나, 집행자는 그냥 늘 그랬던 것처럼 그냥 두었다.
"얘!"
복수자의 부름에 집행자는 고개를 살짝 돌려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뒤따르는 말도 없이 그냥 쳐다보기만 하고 있었다. 집행자 역시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다가 다시 캔버스 위로 시선을 돌렸다.
"얘!!"
집행자는 고개를 다시 그녀에게 향했다. 복수자는 여전히 아무 말도 없이 쳐다보기만 하고 있었다. 무슨 용무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불러보고 싶었던 것일까. 집행자는 다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그의 시야의 한 켠에 복수자의 형태가 점점 가까워졌다.
복수자는 둔탁한 무언가로 집행자의 머리를 툭 때렸다. 조만하지만 고약한 성질의 맨주먹으로 그런 것이었다. 집행자는 어리둥절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냥 때리고 싶었던 것일까. 집행자는 그녀가 캔버스는 건드리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하며, 그녀의 의도를 파악해보려고 노력했다.
"야! 넌 밥도 안먹니?"
집행자는 이제서야 그녀의 행동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와 손을 흔들면서 괜찮다는 듯이 의사를 표현했다. 하지만 그녀의 목적은 그의 의사를 확인하고 납득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옷자락에 싸매고 있던 감자 두덩이를 슬쩍 꺼내보이더니, 그의 앞에 성의없이 툭 던져주었다. 집행자는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감자를 받아들었다. 감자는 따뜻한 것이 잘 익은 것을 조금 식혀온것 같았다.
목적을 달성한 복수자는 쌀쌀맞게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아까 서있던 자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가 이런것까지 챙겨줘야 되니?"
필요없다고 했는데, 집행자는 감자를 베어물었다. 구운 감자였다. 단 맛이 베어있는 부드러운 식감이었다. 집행자는 오물오물 감자를 씹으며 그녀를 지긋이 쳐다보았다.
"그거 먹었으니까! 모른다고 해"
복수자는 자신의 말을 들은 집행자가 고개를 갸우뚱 하는 것을 보더니 버럭 화를 냈다.
"벼락창 그거 모른다고 하라고!"
집행자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거렸다. 종종 있는 일이었다. 그녀는 종종 어린 항아리 상인을 겁박해서 좋은 원석을 빼앗고 있었다. 집행자는 우연히 그것을 목격한 유일한 사람이었다.
복수자는 끄덕이는 집행자를 보고서 만족한듯 웃어보이며 자리를 떠났다.
감자, 이런거 챙겨주지 않아도 그가 입을 여는 일은 없을텐데.
알 수 없는 일이었다.
3줄 요약
복순이 ㅅㅂㅋㅋㅋㅋ
곧 비맞고 죽겠노...
@요란닌자 그건 소나기 아니냐
@낙지스껌 아 그러네
순간 동일 작가라고 말할 뻔 김유정 동백꽃이랑 황순원 소나기였네요 국어책의 오염
얘! 니 찝예는 이런꺼 없찌?!!
우리작은항아리 괴롭히지마 뽁쁠린아 - dc App
ㅋㅋㅋㅋㅋㅋ 복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