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아침을 알렸다. 정원 구석에 서 있던 하인 인형은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에게는 이젠 익숙한 일이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는지, 하인 인형은 목재가 부서지는 소리의 특징만으로도 어떤 형태의 가구가 망가졌는지 대충 알 수 있을 지경이었다.
그는 삐걱대는 다리를 이끌고 부서진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했다. 원탁의 가구는 정말 성할 날이 없었다. 어디 그뿐인가, 온갖 잡일은 하인 인형이 혼자 도맡아 해결하고 있었다. 그는 육체적으로 힘들다는 것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원탁을 관리하는 시종으로서 이곳의 상태가 슬슬 걱정되었다.
하인 인형이 소리를 찾아 도착한 곳은 침실이었다. 침실이라고 하기엔 부실했지만, 그래도 영웅들의 휴식을 위해 마련해 둔 장소였다. 두 칸막이를 두고 그 사이에 놓은 침대가 망가졌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하인 인형은 칸막이 너머로 조심스레 고개를 들이밀었다.
"저기요... 영웅님...? 괜찮으신거지요...?"
그의 예상은 정확했다. 놓아둔 두 개의 침대 중 하나가 다리가 부러져서 아예 주저앉아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자리에 서 있는 두 남녀가 범인임이 분명했다.
"네가 살이 쪄서 그래."
"뭐!?"
무녀는 얼굴을 붉히며 추적자의 어깨를 툭툭 때렸다. 화가 난 듯 행동했지만, 휘두르는 주먹에는 그리 힘이 실려있지 않았다. 하인 인형은 그냥 그러려니 생각하며 손에 든 빗자루를 살짝 내밀어 보였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제가 정리를 시작해도 되겠습니까?"
"아아, 고마워. 비켜줄게."
추적자는 그렇게 말하며 무녀를 데리고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들이 지나가며 뒤에서 찰싹 하는 소리와 함께 무녀가 화를 내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하인 인형은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그냥 부서진 침대의 파편을 치우고 침대의 상태를 살피는데 집중하였다.
시간이 흘러 해가 중천에 떴을 무렵, 하인 인형과 두 남녀는 식당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잠을 제대로 못 잤는지, 퀭한 모습의 레이디는 평소보다 느릿느릿 식사를 하고 있었다. 반면 추적자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레이디에게 은근슬쩍 장난을 걸며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하인 인형은 테이블 한쪽에 앉은 장의사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다른 이들이 각자의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 그녀는 하인 인형을 가엾게 여기고 각종 잡일을 도와주고 있었다. 정말 감사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그녀는 조심스레 추적자의 곁으로 다가갔다.
장의사의 부드러운 손길이 추적자의 어깨를 쓰다듬었다. 레이디는 장의사가 있는 쪽을 바라보고 있지 않았지만, 그녀의 접근을 눈치채고서 눈을 날카롭게 뜨고 있었다.
"...씨발."
추적자는 황급히 장의사의 손을 잡고 천천히 테이블 위로 내려놓았다. 그녀는 그런 그에게 수줍게 미소 짓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레이디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레이디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달래려는 듯 입을 열었다.
"제가 주제넘는 짓을 한 것 같네요... 그래두... 무녀님의 것을 넘보는 일은 없을 테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추적자는 침을 꿀꺽 삼켰다. 사실 아직도 그녀의 감촉이 잊혀지질 않는다. 레이디에겐 겨우 둘러댔지만 솔직히 아직도 장의사와 자주 만나고 있었다. 레이디는 수저를 꽉 쥐고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잘못 건드렸다간 금방이라도 튀어오를 기세였다.
하인 인형은 한숨을 내쉬며 청소 도구를 가지러 발길을 옮겼다. 실제로 숨을 내쉬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흉내는 낼 수 있으니, 그들이 조금이나마 눈치를 채 주었으면 하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귀여우셔라..."
장의사는 레이디의 뺨을 쓰다듬던 손을 자신의 입가로 천천히 가져갔다. 그리고 입을 꼭 다문 채 입꼬리를 올리고 레이디를 은근히 비꼬듯 내려다보고 있었다. 레이디가 고개를 돌려 그녀의 얼굴을 보았을 때, 추적자는 자리에서 도망치듯 벗어나야만 했다. 극한의 살기를 감지한 육체의 어쩔 수 없는 반사 작용이었다.
장의사는 입술에 털 한가닥을 물고서 요염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레이디의 뺨, 옆머리에 걸쳐있던 털 한가닥. 그것이 무엇인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레이디는 잘 알고 있었다. 능글맞은 눈웃음과 함께 자신을 능멸하려는 듯한 장의사를 바라본 무녀는 곧 이성을 잃고 말았다.
"씨발 보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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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비밀댓글입니다.
진짜 밤비짤 못참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