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원탁의 영웅들이 한자리에 모두 모였다. 모두를 소집한 것은 원탁의 무녀 레이디였다. 그들은 원탁에 둘러앉아 엄숙한 분위기 속에 서로를 마주 보며 회의를 준비하고 있었다. 원탁에는 새로운 밤의 왕이 출현했을 때보다도 무거운 공기가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하인 인형과 작은 항아리 상인도 오늘만큼은 엄숙한 분위기 속, 장소 한켠에 자리를 잡고 이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원탁의 무녀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본격적인 회의의 시작을 알렸다.
"모두들 자리에 모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모두를 이 자리에 모은 것은 원탁 내부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자에 대한 처분과 앞으로의 새로운 규칙을 논의하기 위해서입니다."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레이디는 원탁의 모두를 한 번 쓱 둘러보더니 말을 이어나갔다.
"먼저, 최근 벌어진 사건에 대해 아직 모르는 이가 있다면 부디 지금 손을 들어 주십시오."
그녀의 엄숙하고도 앳된 목소리에는 분명 울화가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듯이 화를 조절하고 있었다. 레이디의 말을 듣고 손을 드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모두가 사건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조용한 분위기 속, 철의 눈은 마음속으로 혀를 찼다. 그는 진작 레이디의 목적을 눈치채고 있었다. 앞으로 어떠한 참극이 벌어질지 그의 눈앞에는 선명히 그려지고 있었다. 그는 옆에 앉은 장의사를 슬쩍 바라보며 얕은 한숨을 내쉬었다. 레이디가 말하는 최근 벌어진 사건이라는 것은 역시 장의사와 관련된 일임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장의사는 이런 상황에도 태연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좋습니다. 굳이 세세한 설명은 필요하지 않겠군요.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우선, 왜.닷.지.를.하.지.않.으.셨.죠?"
레이디는 말의 끝부분에 힘을 주며 철의 눈을 똑바로 쏘아보았다. 팔짱을 끼고 앉아있던 철의 눈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녀가 바라보는 것이 분명 자신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주위의 모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겨우 현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원탁의 무녀는 분명하게 나 '철의 눈'을 지목하고 있다. 이건 정말 예상 밖의 일이었다.
철의 눈은 이 흐름에서 레이디가 도대체 왜 자신을 지목하여 저런 말을 하는 것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오해가 될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해명했을 터, 그녀는 어째서 나를 지목하고 있단 말인가. 그는 침착하게 레이디의 의중을 떠보기 위해 입을 열였다.
"다들 칼픽을 박아서 팀원이 바뀐 줄 몰랐다... 진심이야... 어제도 말했던 것처럼... 난..."
"...너.눈.존나.좋잖아."
"...아!"
그의 입에서 탄식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원탁의 무녀가 해명을 듣고서도 자신에 대한 의심을 풀지 않고 있었다니, 물론 장의사가 레이디의 자리를 긴빠이 쳤을 때 재빨리 닷지를 하지 않은 자신에게 책임이 아주 없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추적자도 매한가지였다. 어째서 나만을 추궁한단 말인가. 아니 그보다도 사건의 본질은 다른 곳에 있지 않은가. 철의 눈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용기를 내 입을 열었다.
"레이디...! 진짜 문제는...!"
"시끄러워, 당신에 대한 징계로 출격금지 7일과 하루 동안의 독방 감금을 명령할게."
"아니, 무슨 그런 억지가...! 따를 것 같나...!"
"오빠는 따를것 같다는데?"
레이디는 무뚝뚝하게 자신의 왼쪽에 앉은 추적자의 어깨를 퍽퍽 내리쳤다. 그러자 추적자는 화들짝 놀라 입을 열었다.
"...어?...어어!!! 그렇지!!"
추적자는 평소의 그답지 않게 얼마나 놀랐는지, 자기가 앉은 의자에서 거의 떨어질 뻔하였다. 철의 눈은 제자리에 꽁꽁 얼어붙어서 지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저들끼리 분명 어떤 거래가 있었던 것이리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생각조차 곧 무너지고 말았다.
"...근데, 레이디가 뭐라 그랬어...? 잠깐 졸았네..."
"별거 아니에요~ 그냥 다 같이 힘내야 하지 않을까? 라고 그러셨어요~"
자신이 무슨 일을 벌였는지도 모르고 옆에 앉은 장의사에게 상황을 묻는 추적자. 그리고 그의 질문에 뻔뻔하게 대답하는 장의사의 모습은 그 냉정했던 철의 눈의 정신을 살짝 부수어 놓기에 아주 충분했다. 찰나의 묘한 기류가 흐르고 레이디의 오른편에 앉아 있던 복수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지랄하지마라!! 너희들!! 무슨 개수작이냐!!!"
철의 눈이 소리쳤다. 상황을 해석하려고 수호자와 쑥덕거리던 은둔자는 화들짝 놀라 몸을 움츠렸다. 반면 집행자와 무뢰한은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보고 있었다. 복수자는 저 건너편에 앉은 학자의 시선이 불쾌했는지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히히덕거리지 마라, 장의사!!! 썅!! 느그들 둘이 치고받고 싸우는 거 아니었냐고!! 왜 나한테 뒤집어씌우는 건데!! 죄다 집어치워, 이런 씨이이발!!!"
"이봐..! 철의 눈!!!"
추적자가 소리쳤다. 그러나 지금 철의 눈의 시야에는 훌륭한 친구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철의 눈이 걷어찬 의자가 맥없이 부서지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하인 인형은 작게 탄식하였다. 추적자는 철의 눈의 분노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야 맘 편히 자고 있었으니까. 그는 열심히 상황을 파악하려 애를 쓰며 머리를 굴렸다. 그러는 사이 장의사가 입을 열었다.
"어머... 진정하세요. 아직 본론으로 들어간 것도 아니잖아요?"
"이런 썅년이... 그래, 한 판 붙자. 아주 끝장을 내주마. 안 그래도 좆같았다. 이 씨벌련, 긴빠이 치는 걸로 모자라서 겜 중에 씹련아, 템을 씨!! 발!! 아군좀 쳐 살리고 먹으면 어디 덧나냐?"
비아냥대는 듯한 장의사의 말 때문에 철의 눈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그의 말은 진심이었다. 당장이라도 장의사의 몸에 죽지 않을 만큼의 깊은 흉터를 새기고 힘의 차이를 분명하게 알려주고 싶었다. 모두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실력은 이중에서도 분명 으뜸이었으니까. 날뛰기 시작하면 돌이킬 수 없었다.
"좆같게 3눕 추적자만 살리고 옆에 누워있는 나는 1눕인데도 대놓고 뒤질 때까지 무시하는 이유가 도대체 뭐야?! 이 빌어먹을 계집년아!!!"
"크하하하하!!! 철의 눈!! 진정하세나!! 분명 오해가 있는 거겠지!! 조금만 진정하고 우리 함께 대화로 풀어보자고!!"
어느새 다가온 무뢰한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흥분한 철의 눈을 간신히 진정시켰다.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그 억울한 예리한 칼날이 장의사의 살결을 스치고 있었을 것이다. 레이디는 순간 침을 꿀꺽 삼키며 무뢰한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다. 반면 장의사는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이려 애를 쓰면서, 허둥대는 추적자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확실히... 제정신은... 아니군..."
수호자는 장의사를 바라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순간 위험했던 원탁의 분위기는 무뢰한의 작은 활약 덕분에 잠시 가라앉을 수 있었다.
철의 눈은 억울한 처우에 대해 얼마든지 이의를 제기할 준비가 되어있었고 우선 상황을 지켜보기로 마음먹었다. 몇 명을 제외하면 자신의 억울함을 다들 알아주는 분위기였으니까. 그는 조용히 모두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크하하하하!! 그런데 학자 양반!!! 닷지가 뭔가???"
순간 얼어붙는 듯한 분위기는 복수자의 커다란 웃음소리로 완전히 깨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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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닷지가 뭐임?
장의사웰케혐오캐임ㅋㅋㅋㅋㅋㅋㅋ ㅈㄴ재밌노
장의사가 니 안살렸냐
시리즈 링크좀 만들어다오
시리즈 링크점 ㅠㅠ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