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가 날카로운 단검을 다듬으며 코웃음을 쳤습니다.


복수자 역시 싸늘한 눈빛으로 흘겨보며 말했습니다.


"체력만 높으면 뭐해? 적을 죽이지 못하면 결국 짐일 뿐이야

3일차 밤왕전에서도 그러면 우린 끝이라고 생각해라."


수호자는 대답 대신 거대한 방패를 고쳐 쥘 뿐이었습니다.

그의 가슴속엔 오직 '동료를 지킨다'는 익인 기사의 신조만이 박혀 있었으니까요.


"내가 짐승발톱 두번만 맞추면 죽일수 있었는데,

너가 어그로를 가져가서 세번이나 날렸잖아!"


"하아. 수호자님. 방해되니까 다음에는 출격하지 마세요.

재상영 해도 대미지가 안나오잖아요."


2일차 보스를 쓰러뜨리고 그들은 마지막 결전을 준비했습니다.

별빛조각을 상점에서 구매하면서도 그들의 비아냥은 계속되었죠.


"흥, 저런 모지리를 데리고 무슨 밤의 왕을 잡겠다고."


"정말이지 밤을 걷는자의 수치에요."


수호자는 거대한 백은의 날개를 접고

묵묵히 가드를 준비할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결전의 날이 밝았습니다.

영혼나무의 문을 열자 뜨겁게 불타는 적야의 들판이 펼쳐졌습니다.

밤의 왕의 짐승, 글라디우스가 화염의 투구를 쓰고 쇠사슬이 걸린 대검을 휘두르며 그들에게 쇄도했습니다.


"이런 개 따위... 오라버리와 잡은지 오래라고요!"

레이디는 화려하게 스탭을 밟으며 나비처럼 아름다운 전투 기술을 날려대었고


"흥! 가장 처음 잡았던 그 개새끼잖아! 너같은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복수자는 의기양양해하며 글라디우스를 다중 타격했습니다.

완전히 차지된 짐승 발톱은 세 마리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불의 짐승은 영원한 밤에 잠식된 상태였습니다.

심연에 안긴 그 공격은 상상을 초월 했습니다


불의 대검이 폭풍우처럼 휘몰아치자 그 콧대 높던 복수자가 먼저 바닥을 굴렀고

레이디 또한 사각에서의 일격을 맞고 애처롭게 쓰러졌습니다.


"말도 안돼...! 이런걸 어떻게 잡으라는거야...!"


"꺄아악! 오라버니....!"


순식간이었습니다. 복수자와 레이디가 쓰러진것은.


그들은 완전히 방심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보는 패턴의 공격에 당황하다 그대로 쓰러졌지요.


전장은 패색이 짙어졌습니다.

홀로 남은 것은 하이가드로 묵묵히 버텨온 수호자뿐이었습니다.


그는 쏟아지는 글라디우스의 난격을 전신으로 받아내며 중얼거렸습니다.


"기사의 가치는 검의 예리함이 아니라, 방패의 견고함에서 증명된다."


세 목이 달린 짐승이 마치 최후의 일격을 날리려는듯,

셋으로 다시 분열하여 그에게 달려들자.

수호자는 상처입은 날개를 처음으로 펼쳤습니다.

익인 기사의 궁극의 기술, [구세의 날개]가 펼쳐진 것입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난 복수자와 레이디의 눈앞에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수호자의 거대한 날개가 돔 형태가 되어 그들을 따뜻하게 감싸 안았고,


그가 그간 견뎌온 수만 가지 고통이 빛의 파동이 되어 짐승을 뒤덮었습니다.


"지금이다! 공격해!"


수호자의 외침에 힘을 얻은 복수자와 레이디가 전력을 다해 전기와 기도를 쏟아부었고

글라디우스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소멸했습니다.


"크아아아오오!"


곧이어 전장에는 적막만이 감돌았죠.


"......"


"........"


잠시 헐떡이며 숨을 고르던 복수자가 이내 부끄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습니다.

"저기, 수호자... 아까 했던 말은 취소다. 네가 없었으면 우린 벌써 가루가 됐을 거야." 


"그래요. 당신의 방패 뒤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걸 몰랐네요."

레이디가 고개를 숙이며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넸습니다.


"내 방패는 언제든 준비되어 있다."


수호자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날개를 접었습니다.

이제야 진정한 동료로 인정받았다는 성취감이 밀려왔죠.

그는 무리를 지키는 익인 기사였습니다.

언제나 그랬습니다.














.........



"수호자님! 정신 좀 차려보세요! 자면서 침까지 흘리고...!"


"냅둬라. 본인이 3눕한 아군 살리는 꿈이라도 꾸고있나보지."